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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보조금 금지법, ‘일몰’이냐 ‘일출’이냐

“넌 주고싶고 난 받고싶은데, 누가 말려?”

  • 이나리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byeme@donga.com

휴대전화 보조금 금지법, ‘일몰’이냐 ‘일출’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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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이동통신시장에서 단말기 보조금 지급은 ‘필연’에 가까웠다. 싼 가격에 단말기를 사려는 소비자의 요구가 컸음은 물론, 사업자도 ‘남은 땅 한 평’까지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대리점 또한 보조금을 붙여 많이 파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단말기 제조사야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이동통신산업의) 네 주체가 모두 (보조금 지급을) 강력히 원하는데 시장원리상 어떻게 근절될 수 있겠는가.”

결과는 다양한 편법의 성행이었다. 정부 조사가 강하냐 약하냐에 따라 시장 상황은 냉각과 과열을 반복했다. 어쨌거나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보조금 금지법’이 이제 내년 2월이면 만료되는 것이다.

SKT發 마케팅 전쟁 가능할까

보조금 지급을 자유화해야 한다는 쪽은 3년 전 법 제정 사유들이 지금에 와선 대부분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모든 사업자가 흑자 구조를 갖게 됐으며, 부품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또한 국산화율 제고로 거의 해소됐다. 무엇보다 ‘일몰 찬성론자’들이 강조하는 점은 사업자들이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 제 살 깎아먹기식 보조금 지급 경쟁을 하는 것은 수익성 악화만 초래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통부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정통부는 보조금 지급을 자유화할 경우 ▲마케팅 전쟁이 일어나 시장이 혼탁해지고 ▲자금력이 부족한 후발 사업자(특히 LGT)가 심각한 위기에 처하며 ▲시장 점유율이 고착화하고 ▲사업자의 요금 인하 요인이 없어져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뿐 아니라 ▲단말기를 자주 갈아치우는 소비자만 혜택을 보게 돼 형평성이 무너진다고 지적한다. 정통부 양환정 통신이용제도과장은 “1999년 시장 규모가 8조5000억원일 때 쓰인 보조금은 3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보조금 금지가 적용된 지난해는 시장 규모가 16조원임에도 보조금은 1조원밖에 쓰이지 않았다. 법적 제재가 시장 과열을 막는 데 효력을 발휘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보조금 금지가 해제되면 정말 마케팅 전쟁이 일어날까. 유감스럽게도 ‘과학적이면서 중립적인’ 정답은 없다. 관계 부처는 물론 사업자, 시민단체, 경쟁정책 전문가 모두 나름의 ‘철학’과 논리에 따라 상반된 답을 내놓고 있다. 정통부 고위관계자마저 “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고 보느냐 ‘반밖에 없다’고 보느냐의 차이”라 말할 정도다.

어쨌거나 정통부와 KTF, LGT는 “월등한 자금력을 가진 SKT가 치고 나가면 과당경쟁이 불붙을 수밖에 없고, 이를 제어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SKT측은 “법이 일몰된다 해도 우리가 먼저 보조금 전쟁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SKT는 이미 2007년말까지 시장 규모를 52.3% 이상 키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무엇보다 SKT 주도로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심각하게 제한될 경우 정통부는 SKT와 신세기통신의 합병인가 조건을 통해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주가 하락을 감수하면서 보조금을 과다 사용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LGT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퇴출 우려에 대해서도 “LGT 퇴출은 독점 사업자(SKT)에 대한 요금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은 SKT가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SKT 관계자는 “지금까지 통신위원회 조사 결과를 보면 항상 SKT보다 LGT 등 후발사업자의 평균 보조금 지급액이 더 컸다. 지난 9월에는 통신위원회가 ‘후발사업자들이 시장 혼탁을 주도하고 SKT는 불가피하게 맞대응하는 것일 뿐’이라는 보도자료까지 내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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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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