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호

Eroticism

랄프 깁슨 초대전.12월4일까지 선화랑, 문의 02-734-0458

  • 입력2005-12-0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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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현실주의 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Ralph Gibson·1939∼ )은 비근한 대상을 전혀 생각지 못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과감한 구도, 독특한 앵글로 포착한 이미지는 피사체로부터 환기되는 무언가와 작가의 내면성을 결합해 하나의 은유적인 이야기를 표현한다.



    깁슨이 널리 알려진 건 ‘흑의 3부작’으로 불리는 ‘몽유병자’ ‘데자뷰’ ‘바다에서 보낸 나날’을 통해서다. 초기 작품에서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드러내던 그는 이때부터 화면의 선택적 단순화로 주제를 부각시켰다. 강한 흑백 대비와 예기치 못한 앵글로 포착한 대상은 간결하고 대담하며 신비감이 넘쳐난다.





    ‘데자뷰’는 처음 겪는 일인데도 언젠가 한번쯤 경험한 것 같은 느낌이나 환상을 가리킨다. 깁슨의 작품에 등장하는 상황 또한 종종 전에 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와 정반대로 지극히 익숙한 대상을 추상적이고 자율적인 이미지로 바꾸어 아주 낯선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깁슨은 1970년대부터 누드 사진을 집중적으로 작업해왔다. 매니큐어가 칠해진 여자의 손톱, 검은 스타킹을 신은 하반신 등 에로틱한 단편 이미지들은 어떤 주제를 담거나 에로틱한 장면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아니라 성에 대한 인간의 공통된 감성과 욕구를 표현한다.



    지상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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