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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보수당 170년 사상 최연소 당수 탄생, 그후

‘개혁보수’ 앞세운 ‘블레어 따라하기’ 노동당 4연승 저지할까?

  • 성기영 在英 자유기고가 sung.kiyoung@gmail.com

英 보수당 170년 사상 최연소 당수 탄생, 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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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만다는 출산을 앞둔 임신부의 몸으로 선거 유세장을 누볐다. 보수당 경선 유세 과정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본 영국 국민은 종종 유권자들 앞에서 부인과 포옹하는 모습을 연출해온 캐머런이 아내의 배 위에 손을 얹고 있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캐머런의 이런 행동이 유권자의 눈을 의식한 선거 전략의 하나인지, 아니면 주변을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행동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만다의 존재 자체가 또 하나의 득표 요인으로 작용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유력한 차기 총릿감 부인이 된 사만다에게 관심이 쏠린 것은 그의 임신 사실보다 총리 부인이라는 자리와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자유분방한 이력 탓일 가능성이 크다.

사만다가 캐머런과 처음 만난 것은 아직 10대 티를 벗지 못한 대학 재학 시절이다. 옥스퍼드대 정치경제학과에 수석 입학한 캐머런과 예술을 전공한 자유분방한 여학생의 만남이었다.

시시콜콜한 이야깃거리를 찾아내는 데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영국의 대중지들은 사만다 부모의 이혼과 재혼 경력은 물론이고, 17세기 후반 스튜어트 왕조의 3대 왕으로 재임했던 찰스 2세의 정부(情婦)로 유명한 세계적 여배우 넬 그윈이 사만다의 ‘증조할머니의 시할머니의 시할머니의 시할머니’쯤 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만다가 대학 재학 시절 유명 힙합 가수 트리키와 ‘우정(?)’을 나눈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사만다의 발목에 돌고래 문신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까지 화제에 오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입방아에도 불구하고 사만다가 다른 정치인 부인들과는 달리 자신의 일을 즐기던 직업여성인 데다가 정치적 야심이 별로 없는 스타일이라는 점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 10번지의 안주인 행세를 톡톡히 하면서 걸핏하면 튀는 언행으로 남편을 궁지에 몰아넣는 셰리 블레어와 비교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여하튼 앞으로는 사만다를 공개석상에서 자주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출산을 앞둔 데다 보수당 경선이 끝나자마자 영국 국민의 관심은 캐머런이 선보일 ‘개혁보수 노선’의 실체가 도대체 뭐냐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보도에 따르면 선거 유세 기간 중 캐머런 의원이 유력 언론사 중역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블레어의 상속자”라는 말까지 했다는 걸 보면 당분간 보수당은 노동당 정책과 코드가 맞는 부분에는 보조를 맞추면서 정책 주도권 경쟁을 펼칠 것 같다.

보수당은 ‘좌향좌’, 노동당은 ‘우향우’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듯 보수당 당수로 선출된 직후 의사당에 나온 캐머런 의원과 블레어 총리는 서로의 정책 노선을 호의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서로를 향해 ‘과거지향적’이라는 가시 박힌 말을 주고받는 것을 잊지 않았다.

보수당으로서는 노동당의 ‘우향우’가 블레어의 3선을 가능하게 한 데서 보듯 ‘좌향좌’를 통한 보수당 집권 가능성을 시험해봐야 할 필요를 느낄 것이다. 특히 보수당의 ‘좌향좌’ 움직임은 이라크전 상황 악화와 반(反)테러리즘 법안 부결 등으로 인해 블레어 총리가 꾸준히 추진해온 ‘우향우’ 정책이 영국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상황과 동시에 전개되고 있어 더욱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캐머런 의원은 이미 경선 유세 과정에서 경제 성장이 보수당 정책의 유일한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지속적 성장과 빈곤의 심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보수당은 성장에만 초점을 맞춰 빈곤 계층에 대한 배려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건 보수 노선을 표방하는 정당들이 단골로 내세워 재미를 보는 감세(減稅) 공약과 관련해서도 캐머런 의원은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왔다. 감세 정책의 효용성에 대한 원칙적 신념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공공 지출과 세금 감면이라는 방법론 사이에서 섣부른 양자택일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캐머런 의원은 노동당 차기 총리후보가 확실시되는 고든 브라운(54) 재무장관이 최근 내놓은 팽창 재정에 대해 비판의 각을 세웠지만, 한편으로는 부자들에 부과하는 소득세를 인상해 저소득층 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암시하기도 했다.

보수당 예비내각의 교육부 장관으로 활동한 경력을 보여주듯 캐머런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역시 교육개혁이다. 그는 이미 영국식 공교육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블레어 총리의 교육개혁안을 적극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블레어 정부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관철시킨 대학 등록금 인상안(top-up fee)에 대해 보수당이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분명히 함으로써 블레어 정부의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에도 힘을 실어줬다.

이런 공약을 확인해주듯 당선 확정 이후 캐머런 의원의 첫 방문지는 흔히 ‘이스트 엔드(East End)’라고 하는 런던 빈민 밀집 지역의 한 학교였다. 노타이 차림으로 이스트 엔드를 찾은 캐머런은 이곳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보수당 당수로서의 첫 외부 일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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