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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폐 관련 美 재무부 관리·고위 탈북자 증언 보고서

“1달러 지폐 표백해 종이 공급, 평성 62호 인쇄소에서 美 조폐국 인쇄기로 제조”

  • 정리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북한 위폐 관련 美 재무부 관리·고위 탈북자 증언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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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위폐, 세계 최고 품질

하지만 지난 수년간 기존 양상과는 사뭇 다른, 면밀한 검토를 필요로 하는 위폐 유통 현상이 이어졌다. 바로 ‘고품질 위조 달러화’의 출현이다. 재무부에 따르면 대단히 정교한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흔히 ‘슈퍼노트(Supernotes)’로 알려진 C-14342 위조지폐군(群)을 제조해왔다는 혐의를 받는 대상은 북한이다. 재무부 산하 비밀검찰국 부차장인 브루스 타운젠드는 2004년 9월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금융범죄수사협회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한 바 있다.

“비밀검찰국에서는 인타글리오(Intaglio) 정밀요판인쇄기와 활판 등을 이용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인쇄방법으로 만든 위조지폐군을 수년 동안 조사해왔다. 이들 위조지폐는 북한에서 나오고 있다. 이 위조지폐 생산에 사용된 정교한 기법을 분석해보면 그 배후에 매우 과학적이고 공학적인 지식과 함께 풍부한 자금을 갖춘 조직이 지속적으로 활동을 벌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품질이 떨어지는 다량의 위조 달러화를 만들어내는 콜롬비아와 달리 북한이 만드는 위조지폐는 품질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북한산 위폐의 품질은 세계 최고다. 2005년 3월 비밀검찰국의 한 요원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유통되는 모든 위폐 가운데 “슈퍼노트가 진짜 지폐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슈퍼노트는 동아시아와 북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유통되는 것으로 보이며, 다른 위조지폐와 차별되는 물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일본 적군파 테러리스트 출신 요시미 다나카는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위조 달러화를 소지하고 있다가 체포된 적이 있다. 당시 그가 지닌 위조지폐를 살펴본 일본인 화폐 전문가 요시히데 마쓰무라는 “이 슈퍼노트는 이란과 러시아에서 제작된 위폐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이 위폐를 가리켜 ‘슈퍼K’라고 부른다. 보안상의 이유로 슈퍼달러와 진짜 달러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너무 정교해 규모추정 불가능”

위폐 제작을 통해 얻는 수입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추정기관과 연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한 정보통은 위조 달러사업의 수익규모를 연간 1500만달러로 추정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규모를 다소 작게 보는 반면 다른 나라에서는 크게 잡는 편이다. 앞장의 표는 그간 알려진 북한 관련 위조 달러화 압수 목록이다. 위조지폐는 대부분 은행 통화체계에 흘러든 이후에야 발견되기 때문에 마약처럼 선박이나 차량에 실린 채 대규모로 압수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정부 당국의 한 분석가는 유통 중인 슈퍼달러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최근 추정치에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들이 위조지폐를 얼마나 만들어내는지 알 수 없다. 그들의 제조기술이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미국 당국자들이 통화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위폐 제작의 범위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북한의 위폐 제조가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적발과정의 특성상 마약이 한층 더 자극적인 언론보도 주제이기 때문에 위폐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비밀검찰국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슈퍼노트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89년으로 필리핀의 한 은행원이 식별해냈다. 그러나 초기 일부 정보 당국과 언론은 슈퍼노트의 진원지를 잘못 추정한 듯하다. 1996년 미 연방감사국(GAO)이 작성한 ‘해외에서의 미국통화 위조’ 제하의 보고서에 따르면, 공화당 하원 조사위원회 산하 ‘테러 및 비정규전 특별전담반’은 1992년과 1994년 발간한 두 차례의 보고서를 통해 “외국 정부가 테러행위를 지원하기 위해 슈퍼달러로 불리는 고품질 위조지폐를 제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무렵만 해도 이 특별전담반은 슈퍼달러를 중동 국가의 작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4년 ‘선데이타임스’는 미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1970년대 이란 국왕이 미국산 인쇄기를 입수했고 동독 비밀경찰이 제판 기술자를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이란은 10억~100억달러가량의 위폐를 만들었는데, 북한이 이 위폐 가운데 일부를 무기거래 대금으로 받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후 비밀검찰국은 이 특별전담반의 주장에 실체적인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한 비밀검찰국 요원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중동에서 체포된 용의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추측일 뿐, 지금까지 그 지역에서 위폐공장이 발견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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