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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현장취재

일본 흔든 한국 통일교, 한국 뚫은 일본 창가학회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일본 흔든 한국 통일교, 한국 뚫은 일본 창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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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 B씨는 대도시인 요코하마에서 자라 1995년 충북에 살고 있는 시각장애인 남편과 결혼해 두 자녀를 낳았다. 군청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은 그가 웃음으로 전한 한국 농촌 생활 이야기다.

“물론 한국의 시골 생활은 일본보다 불편하다. 그러나 나는 결혼 생활에 만족한다. 나는 역사적으로 얽혀 있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

KBS 전국노래자랑 프로에 이따금 나와 한국 가요를 부르는 농촌의 일본여성이나, 광복절을 즈음해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일본의 한국 침략에 대해 사과하는 일본인 며느리들은 대개 한국으로 시집와 ‘시집을 더 사랑하게’ 된 통일교인이다.

한국으로 시집온 5000여 일본 여성

일본 흔든 한국 통일교, 한국 뚫은 일본 창가학회

통일교의 합동 결혼식

통일교가 합동결혼을 통해 교인들을 국제결혼(교차결혼) 시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은 합동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시집왔는데, 남편이 될 한국 남성을 사진으로만 보고 결혼했다고 한다. 고리타분한 조선시대의 중매혼 같은 과정을 거쳐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한국 땅으로 시집 온 것인데 대체로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



통일교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한국 남성에게 시집온 일본의 통일교 여성 신자는 5천여 명이라고 한다. 일본으로 시집간 한국의 통일교 여성 신자는 3천여 명이다. 지난 1월 말 일본에서 만난 전남 출신의 박모씨는 일본으로 시집간 통일교 신자다. 그 역시 사진 한 장만 받아보고 합동결혼식에서 지금의 일본인 남편과 결혼해 아들 하나를 낳고 10년째 살고 있다고 했다(그의 시집 식구들도 역시 통일교 신자이다).

“처음 일본에 와 보니까 시어머니가 쓰는 부엌과 며느리가 써야 할 부엌이 따로 있었다. 전자산업이 발전한 나라답게 방마다 TV가 있어 각자 자기 방에서 TV를 봤다. 한 가족인데 각자 생활하고 있어,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어머니가 쓰시던 주방을 없애고 내 주방에 있는 TV도 없앴다. 비로소 온 가족이 모여 식사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한국 가정에서는 욕조 물을 혼자 쓰면서 목욕하지만, 일본 가정에서는 욕조 물 한 통으로 온 가족이 다 씻는다. 일본 사람들은 욕조 물에는 몸만 담그고 씻는 것은 나와서 한다. 시아버지-시어머니-남편-며느리 순으로 목욕한다. 그러나 나는 죽었다 다시 깨어나도 시아버지께서 들어갔다 나온 욕조엔 들어갈 수 없었다. 시아버지께서는 양국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특별히 나만 혼자 욕조 물을 다 쓰도록 해주셨다(웃음).

일본 사람들은 자전거를 주로 타고 다니기 때문에 가정에는 여러 대의 자전거가 있다. 그런데 외국인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자전거 도난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시아버지께서는 무심코 ‘한국과 중국 사람들 때문에 자꾸 자전거가 없어진다’고 말씀 하시다가 내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고, 그 후로는 절대 한국 사람이 자전거를 훔쳐간다는 말을 하지 않으셨다. 2002년 월드컵 때는 한국이 아주 잘한다고 칭찬하셨다.…”

결혼 10년차 주부이면 살림살이에 찌들어 처녀 때의 포부가 희미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박씨는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온몸을 던진 선교사임을 자임했다.

“내가 일본으로 시집온 것은 세계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일본과 우리 사이의 갈등을 풀려면 원수를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내가 일본인과 결혼해서 아이 낳고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해야만 그들도 진심으로 우리를 사랑한다. 천륜(天倫)을 엮으면서 사랑하는 것이 갈등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뉴커머의 한 축으로 성장

1945년 일본이 패전한 이래 재일교포를 대표한 조직은 민단과 총련(조총련)이다. 민단과 총련에 속해 있는 재일교포의 수는 60만명가량인데, 이 수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교포가 일본으로 귀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북한은 총련계를 위해 적극적으로 학교 건설을 지원했다. 비록 일본 문부과학성으로부터 정식 학교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이 학교가 있어 총련계 젊은이들은 한국어를 익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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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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