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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그린 필드 ⑦

브라질 버본 이과수 골프 클럽

‘큰물’ 굉음 속 러프에선 메뚜기떼 날아오르고…

  • 김맹녕 한진관광 상무, 골프 칼럼니스트 kimmr@kaltour.com

브라질 버본 이과수 골프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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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버본 이과수 골프 클럽
그립이 너무 미끄러워 스윙하는 동안 손에서 빠져나가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티샷을 해서인지 심한 슬라이스가 났다. 함께 플레이를 한 동반자는 토핑(topping)을 하고 말았다.

37℃까지 치솟은 한여름 브라질의 뜨거운 날씨와 습기 속에서 진행한 라운드는 시작부터 고전의 연속이었다. 깊은 러프에서 겨우 공을 찾아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을 하자 풀이 워낙 길고 억세어서 채가 잘 빠지지 않는다. 겨우겨우 그린 에지까지 공을 갖다놓고 칩샷을 했는데, 풀이 긴 데다 땅이 다져지지 않은 상태라 공이 제대로 구르지 않았다.

두 번째 파4홀에서 티샷을 한 다음 공이 날아간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메뚜기떼와 작은 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페어웨이에 안착한 공으로 세컨드 샷을 하려고 캐디에게 남은 거리를 묻자 눈만 멀뚱거린다. 그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채를 뽑아 건네줄 뿐이다.

오래간만에 세컨드 샷이 핀 옆에 붙자 캐디가 “보아 조가다(Boa Jogada)!”라고 하면서 좋아한다. 나중에 알았지만 ‘나이스 샷’이라는 뜻이다. 검은 얼굴의 19세 캐디와 친해지면서 18홀을 도는 동안 포르투갈 골프용어를 많이 배웠다.

동반자가 버디를 기록하자 “벰 페이토(Bem Feito)!”라면서 박수를 쳐준다. ‘나이스 퍼팅’이라는 뜻이다. 다음 홀에서 필자가 빨랫줄 같은 드라이버 샷을 날리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따봉, 따봉”을 연발한다. ‘최고’라는 뜻으로, 오래 전 어느 음료 CF에서 등장해 우리 귀에도 익은 말이다. 공이 연못에 빠지면 캐디가 엄지손가락을 밑으로 내리며 “아구아(물, Ague Agua?)”라고 외친다.



세계 어느 골프장에서든 필드에 선 골퍼가 가장 알고 싶은 것은 그린까지의 거리다.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했는데 4번째 홀이 지나면서 그제야 캐디가 우리가 답답해하는 까닭을 알고 “콸에아 디스탄시아(Qual e a distancia)?”라는 말을 가르쳐준다.

또한 클럽 선택은 골퍼가 해야 하므로 포르투갈어로 1부터 10까지는 알아야 원하는 클럽을 받을 수 있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 결국 스코어 카드에 ‘1-UM(움), 2-DOIS(도이스), 3-TRES(트레스), 4-QUATRO(콰트로), 5-CINCO(싱코), 6-SEIS(세이스), 7-SETE(세테), 8-OITO(오이토), 9-NOVE(노베), 10-DEZ(데스)’를 써놓고 열심히 외우며 골프를 치는 수밖에 없었다.

남미 특유의 코스 경관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브라질 제1의 도시인 상파울루를 경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해 다시 이곳 이과수 폭포까지 오는 데 비행시간만 25시간이 걸렸으니 정말 먼 길을 날아온 셈이다.

위도상으로는 우리나라와 완전히 반대편인 이과수 폭포 옆에서 우리나라 골프장 플레이어와 지구 중심을 사이에 두고 거꾸로 서서 골프를 치고 있다고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18홀 그린을 향해 세컨드 샷을 날리려 는 순간, 붉은색 부리에 까치처럼 생긴 예쁜 새가 어찌나 아름답게 지저귀는지 잠시 동작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새가 지저귀는 서쪽 나무를 쳐다보니 그 뜨거웠던 남미의 태양도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포르투갈 양식으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과 워터해저드 옆에 선 키 큰 팜트리, 그리고 황토색 벙커가 조명을 받아 코스가 한층 더 아름답고 우아해 보였다. 캐디에게 1인당 10달러씩 팁을 주니 “오브리가도(감사합니다)”를 연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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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한진관광 상무, 골프 칼럼니스트 kimmr@kal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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