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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氣)학 박사 1호 김종업의 ‘골프와 道’ (上)

18홀은 6개 감각의 집합, 파4는 우주의 순환원리

  • 김종업 한국정신과학학회 총무이사 up4983@hanmail.net

한국 기(氣)학 박사 1호 김종업의 ‘골프와 道’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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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자연과의 합일을 통한 범우주론적인 철학이 있으며, 동반자와의 인간적 합일을 통한 홍익인간의 사상이 있고, 걷기와 스윙을 통한 체력증강, 그리고 나 자신을 무아의 경지로 이끄는 열반의 정신세계가 있는 운동이 있으니, 바로 골프다.

천지의 정신은 둥근 공과 둥근 홀이 만나는 것이요, 삼각 깃대는 천지인(天地人)을 아우르는 정신이며, 스윙은 신체의 조화, 골프채는 과학이다. 스윙의 메커니즘으로는 단전호흡이 있고, 퍼트로는 집중과 이완의 음양관적 정신수련이 가능하다. 골프장 구조에는 공(空) 사상 등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다.

골프를 자연과의 합일을 통한 심신수련이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호쾌한 스윙에 이은 하얀 포물선, 푸른 잔디 위에서 내가 녹아들어가는 무아의 경지, ‘구멍’을 탐닉하는 집요함 등….

그런데 무엇 때문에 우리는 이토록 자연에 집착할까. 콘크리트 아파트의 삭막함과 아스팔트의 무미건조함, 자동차의 금속성에 대한 반사작용에서인지, 아니면 자연이 우리의 고향이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연과 함께하는 그 자체가 살아 있음과 죽음에 대한 철학이요 진리인 것만은 분명하다.

최고, 최후의 스승은 자연



골프의 수련적 성격을 이해하려면 먼저 자연에 대한 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철저하게 사람 중심이다. 산업혁명 결과 빚어진 전 지구적 위기는 인류로 하여금 자원고갈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들었으며, 에너지의 지역 편중, 환경오염,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이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겨 일방적으로 착취해왔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런 인식을 갖게 된 데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아는 것이 힘이다’며 자연을 조각내어 인수분해한 베이컨의 패러다임이다. 둘째는 자연을 비(非)신격화한 맥락과 동일하게 정신과 물질을 분리한 데카르트의 이원론이고, 셋째는 인간중심 세계관을 가르치는 성경이다.

서구의 생태학적인 논리로는 이런 오류를 바로잡는 데 한계가 있다. 고대의 물활론적 자연관, 스피노자의 범신론, 루소의 자연관 등 과학의 토대가 됐던 가치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오랜 옛날 우리 선조가 가졌던 자연관에서 그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영어의 ‘nature’는 우리의 눈 저편에 있는 객관적 대상으로서의 사물을 뜻한다. 그러나 전통적 동양사상에서 자연은 ‘스스로 그러함’을 뜻한다. 즉 사람이 자기 눈으로 바라본 인식의 세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동양사상에서 사람은 자연의 일부다.

스스로 그러하다는 것은 먼지나 공기, 풀, 나무, 산과 물 등 우주만물이 존재한다는 것과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 두 개의 틀을 그냥 놓아버린다는 뜻이다. 사유냐 존재냐 하는 철학적 고뇌는 서구적인 것이고 무(無)와 공(空)이라는 현학적 탐구는 동양적인 것이다. 자연을 동양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비로소 골프장 구조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

수련자나 고승은 몸의 체력적 완성, 고른 호흡, 명상 세 가지 방법으로 영성을 계발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정(精)·기(氣)·신(神)이라고 하고, 수련자들은 성(性)·명(命)·정(精)이라 일컫는다.

정은 고른 호흡과 바른 마음, 바른 행동으로 최고 상태의 몸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수행하면 아랫배에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고 달걀만한 단(丹)이 만들어짐을 느낄 수 있다. 기는 가슴을 열리게 하는 것으로, 마음수련을 뜻한다. 마치 가슴에서 박하 향기가 뿜어 나오는 듯한 시원하고 향기로운 느낌을 갖게 된다.

신은 두뇌의 빛을 느끼는 것으로서 머릿속이 환해지며, 온갖 사특한 잡념과 4차원의 세계를 넘나드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통상 수련자들이 말하는 깨달음의 세계는 이 단계에 대한 개개인의 경험으로서 사이비 잡도사가 공갈하는 무기로 사용되기도 한다.

올바른 호흡과 자세를 배우는 데는 스승이 필요하다. 마치 골프를 시작할 때 세미프로에게 배우는 것처럼. 그러나 스승의 가르침은 한계가 있다. 더욱 뛰어난 사부를 찾기 위해 방황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일본의 전설적인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가 낭인 시절 훌륭한 사부를 만나기 위해 당대 최고의 검술 가문을 찾아갔을 때, 무사시의 자질을 알아본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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