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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자원은 일류, 개발능력은 이류, 공무원은 삼류

  • 타릭 후세인 경제 칼럼니스트 tariqy_hussain@yahoo.com

관광자원은 일류, 개발능력은 이류, 공무원은 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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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한국이 독일이나 다른 유럽 국가만큼 관광자산이 풍부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남해안의 환상적인 해안선, 제주도나 울릉도, 거제도와 같은 아름다운 섬 그리고 설악산, 북한산처럼 매력이 넘치는 산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이들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감탄하고 만다. 한국의 음식, 고즈넉한 산사(山寺), 예부터 활발했던 중국·일본과의 문화교류, 끊임없이 치러진 전설적인 전투의 역사 등 한국만의 독특하고 세련된 문화를 알고 체험해 본 사람이라면 한국 역사와 전통의 깊이에 매료되고 만다.

최근 한국이 전자산업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큰 성과를 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 그리고 한국의 교육·음악·영화산업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매력적이고 독창적인 관광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에서는 해외여행으로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을 뿌리고 온다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값비싼 외화를 낭비하고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만 나오면 등장하는 ‘관광수지 적자’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해 그 규모가 약 6조원(2005년 기준)에 달한다.

관광수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외국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것이다. 한국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세계 인구의 30% 이상이 인천에서 비행기로 3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 안에 살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은 전체 국제선 도착 승객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프랑스는 약 10%, 작은 나라인 오스트리아도 2.5%).

바로 이웃의 대국 중국의 경제성장이 급속화하는 현 추세를 고려해 볼 때, 앞으로는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신경 써야 한다. 한국의 유명 리조트에는 관광버스를 타고 온 중국 관광객이 넘쳐나 성수기에는 숙박객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은 한국 여행에서 평균적으로 7일 동안 머무르며 1522달러를 소비한다. 이는 일본이나 싱가포르, 대만 관광객이 쓰는 돈보다 많다.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서 더 오래 머무르며 더 많은 돈을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관광수지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고 한국경제를 일으킬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접근성, 독특함, 소프트웨어

그러나 관광산업의 잠재력을 인지하면서도 어떤 이들은 여전히 한국이 전자, 자동차, 중공업 분야가 수출을 주도하는 제조업 중심 국가라고 한다. 지금으로선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이런 상황을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다. 저임금 노동력을 무기로 한 국가들이 한국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저서 ‘다이아몬드 딜레마’에서 밝혔듯, 중국은 과거 대표 산업이던 노동집약적 경공업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전자, 자동차, 철강산업이 급부상하면서 한국의 주력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의 산업구조는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관광산업은 한국의 미래 성장 엔진이자 외화벌이의 주요 수단이 돼야 한다. 그 규모와 의미가 종종 과소평가되고 있지만 사실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은 800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매우 큰 산업분야 중 하나다.

시간이 없다. 중국은 관광산업에서마저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했다. 현재 중국은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세계 10대 관광지 순위 안에 들어섰다. 세계관광기구(World Tourism Organization)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까지 매년 1억30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유치, 세계 제1의 관광지로 등극할 전망이다.

한국이 관광산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내려면 우선 3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쉽게 관광지에 갈 수 있도록 접근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둘째, 아주 독특하면서도 지역특성을 반영하는 컨셉트를 개발해야 한다(물론 지속가능하면서 동시에 수익성이 양호해야 한다). 셋째, 관광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필수 요소인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

빠르고 예측가능한 ‘접근 인프라’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한국의 도로, 기차, 지하철 및 공항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어쩌면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요 관광지까지 빠르게 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심각한 교통정체에 절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한국에 들어온 첫 주말에 가족과 함께 에버랜드로 향했던 한 외국인 간부는 부푼 기대를 안고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출발했지만 한남대교를 빠져나가는 데에만 2시간을 허비해 계획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는 “앞으로 주말엔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은 싫든 좋든 교통체증을 참아내겠지만 외국 관광객은 바로 발길을 돌리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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