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호

불임전문의 이성구 박사의 정자, 난자 이야기

“사우나 자주 하면 정자 약해지고, 아이 안 낳으면 난소 혹사당하죠”

  • 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입력2006-09-08 18: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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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임전문의 이성구 박사의 정자, 난자 이야기

    <font color=\'#666666\' size=\'1\'>●</font> 1961년 대구 출생<br><font color=\'#666666\' size=\'1\'>●</font> 서울대 의대 졸업<br><font color=\'#666666\' size=\'1\'>●</font> 서울대 병원 산부인과 전공의<br><font color=\'#666666\' size=\'1\'>●</font> 現 마리아의료재단 대구마리아병원 원장

    “자궁이 깨끗하고 자궁내막이 예쁜 여성이 있어요. 자궁내막은 자궁의 맨 안쪽을 싸고 있는 내벽인데, 깨끗하고 예쁜 자궁은 트리플라인(자궁 내외벽의 세 줄)이 선명하거든요. 자궁내막은 월경 때마다 떨어져 나가고 새 살이 돋는데, 다 안 떨어지고 그냥 붙어 있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엔 자궁내막이 지저분해져서 임신이 잘 안 돼요.”

    ‘애 잘 만드는 여자’가 따로 있을까? 이 궁금증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결론은 ‘있다’는 것. 불임전문병원인 마리아산부인과의 이성구(李成九·45·대구마리아불임클리닉) 원장은 “임신 잘 되는 자궁은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불임은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이다. 현재 우리나라 부부의 10~15%가 불임 상태인 것으로 추정되고, 7쌍 중 1쌍이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리아산부인과는 1989년 문을 연 국내 최대의 불임전문병원으로 연 평균 1만여 건의 시험관아기 시술로 4000여 생명을 탄생시키고 있다. 서울 본원을 비롯해 대구, 부산, 광주, 인천, 제주뿐 아니라 중국 베이징, 선양(瀋陽) 등 8개 지역에 분원이 있는데, 이 원장은 대구분원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손꼽히는 불임전문 베스트 닥터 다. 지난 10년 동안 그의 손에서 태어난 아기는 무려 7000여 명. 최근 자궁 내 수정란 착상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자체 개발해 시험관아기 성공률을 60%까지 끌어올렸다.



    ‘임신 잘 시키기’로 소문이 자자한 이 원장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하루 평균 외래환자 수가 150명이 넘는다는 그와의 인터뷰는 식사시간이 돼서야 이뤄졌다.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인상, 손과 발이 큼직해 보여서 그런지 산부인과 의사 같지 않다. 능청스럽고 수완 좋은 사업가처럼 보이는 그가 여자 임신시키는 일에 전념하다니….

    ▼ ‘산부인과 의사’ 하면 꼼꼼하고 차분한 이미지가 연상되는데.

    “불임전문의에겐 카리스마가 있어야 해요. 환자에게 자신감을 심어줘야 하거든요. 환자의 자신감은 의사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렸죠. 자신감이 생겨야 스트레스가 줄고 난자의 질도 높아지거든요. 시스템과 배양조건이 같더라도 의사에 따라 환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요. 저는 환자의 상태가 최악이 아니라면 환자에게 자신감을 최대한 심어줘요.”

    시험관아기 성공률 60%

    ▼ 국내 불임전문의 중 시험관아기 시술 성공률이 1위라고 들었습니다.

    “자신감이 생겼어요. 시험관아기 시술 임신율이 평균 25~30%인데, 최근 6개월 동안 60%를 넘었어요.”

    마리아산부인과 대구분원을 찾는 한 달 외래환자는 4000여 명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이 인공수정 혹은 시험관아기 시술을 한다. 서울의 유명 불임전문병원 의사 3~5명이 한 달 동안 시술하는 시험관아기가 200명인데, 이 원장은 혼자서 한 달에 200명을 시술한다.

    시험관아기 시술(체외수정 및 배아이식·IVE- ET)은 여성의 배란주기에 맞춰 배란유도제를 투입한 뒤 여러 개의 난자를 인공적으로 채취해 시험관 내에서 만나게 한 후 3~5일 동안 키워 질적으로 우수한 수정란을 골라 자궁에 이식하는 것이다. 주로 중증 자궁내막증이나 양쪽 난관이 막힌 경우, 혹은 인공수정 시술이 여러 번 실패했을 때 시행한다. 하지만 요즘은 만혼 부부일 경우 건강하더라도 시험관아기 시술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한다.

    ▼ 시험관아기 시술 성공률을 높인 비결이라면.

    “저만의 노하우를 개발한 거죠. 임신이 되려면 수정란이 자궁에 잘 착상돼야 하는데 우린 아직 착상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요. 배양 쪽으로는 연구 성과가 많은데 착상 쪽은 잘 모르는 거죠. 착상이 잘되는 비결을 제 나름대로 개발했어요. 착상이 잘되려면 자궁이 깨끗하고 따뜻하고 혈액순환이 잘되어야 해요. 그래서 자궁내막 자극술을 사용합니다. 자궁 내부를 세척하는 거죠. 또 비아그라 같은 정력제를 좌약으로 사용해요. 수정란이 착상되기 전부터 여성의 질 속에 넣는 거죠. 정력제를 넣으면 자궁 쪽으로 피가 몰리게 되거든요.”

    ▼ 한의학에서 말하는 대표적 착상 장애 원인은 ‘배꼽 밑이 차다’는 것인데요.

    “(정력제가) 그런 증상을 일시적으로 없애주는 거죠. 자궁으로 혈액이 몰리면 착상이 잘 됩니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불임여성의 임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2년 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셰어 생식의학연구소 연구팀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비아그라를 좌약형태로 질 속에 투여한 결과 자궁내막으로 혈액이 공급되도록 도와 막이 두꺼워졌다는 것. 수정란은 자궁내막의 두께가 비정상적으로 얇으면 자라지 못한다. 한마디로 자궁에 임신이 잘 되는 환경을 조성해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난자가 수정되는 곳의 온도는 다른 부위보다 2℃가량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이 원장은 “자궁내막이 얇거나 자궁 내부가 유착된 여성이 정력제를 좌약으로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는 불임여성에만 해당된다는 것.

    불임 1년 넘게 방치하면 안 돼

    ▼ 인공수정 임신과 시험관아기 시술의 차이점은 뭔가요.

    “인공수정은 여성의 배란시기에 맞춰서 남성의 정액을 인위적으로 자궁 내로 주입하는 겁니다. 주로 배란이 불규칙한 여성에게 권하는 1차적 방법인데 시험관아기 시술에 비하면 아주 간단해요. 반면 시험관아기 시술은 불임기간, 나이,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감안해 권하고 있어요.”

    ▼ 난자가 많이 생기게 하는 과배란 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살이 찌는 등의 부작용이 따른다고 하더군요.

    “그렇지 않습니다. 주사를 맞으면서 너무 잘 먹어서 그렇죠. 운동 안 하고 누워만 있고 고단백 음식만 먹으니 살이 찔 수밖에요. 호르몬 반응이 지나치게 좋아 난자가 20개 이상 생기는 여성이 있어요. 난자가 많이 생기면 난소가 커지는데, 거기서 물이 새어 나와 복수가 찰 수도 있어요.”

    ▼ 지난해 겨울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사건으로 난자 채취가 ‘뜨거운 감자’가 되었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바늘로 난자를 채취해요. 난자는 육안으로는 안 보이거든요. 난자를 싸고 있는 난포라는 주머니에 물이 있어요. 그걸 바늘로 찔러서 뽑아내는 거죠. 바늘로 뽑으니까 주사 맞는 것처럼 따끔따끔하죠.”

    이 원장은 “남녀 모두 30대 중반이 넘었다면 불임 상태를 1년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난자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

    우리나라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숫자는 세계 최저 수준인 1.08명이다. 이는 지난해 유엔인구기금 기준 출산율 조사에서 나온 통계치인 세계 평균 2.6명, 선진국 평균 1.57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모든 부부가 둘씩 낳아야 1.6명, 셋씩 낳으면 2.0명이 되는데 인구가 평행선을 유지하려면 셋씩 낳아야 한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최근 출산율 1.28명을 2.08명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1~6세 아동의 보육료를 절반으로 깎아주는가 하면 0세 아동에겐 월 1만엔씩 지급하는 등 지방자치단체별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불임전문의 이성구 박사의 정자, 난자 이야기

    이성구 박사(가운데)가 초음파 영상을 보며 난자를 채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부터 월소득 419만원 이하 불임부부에게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비는 1회당 250만~300만원대. 정부의 혜택을 받은 부부가 현재 5만여 쌍에 이른다.

    ▼ 불임부부가 전국적으로 150만쌍에 달한다는데 불임부부가 늘어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만혼(晩婚) 때문이죠. 난자는 나이와 관련있거든요. 35세가 넘으면 임신이 잘 안 돼요.”

    ▼ 30대도 난자의 숫자가 충분하지 않은가요.

    “질(質)의 문제예요. 여성은 평생 쓸 난자를 갖고 태어나요. 약 20만개 돼요. 한 달에 한 개의 난자를 배양하기 위해 수백 개의 난자가 희생합니다. 그중 제일 우수한 게 배란이 되거든요. 어릴수록 배란되는 난자의 질이 좋아요. ‘손만 잡아도 임신이 된다’는 말이 바로 여기서 나온 겁니다. 10대, 20대엔 호르몬 명령에 쉽게 반응하는 난자가 동원되거든요. (이런 난자는) 정자를 쉽게 받아들이고 착상이 잘 되고 세포분열이 잘 되죠.”

    건강한 난자의 세포질 이식

    ▼ 나이든 난자가 임신이 잘 안 된다는 얘기인가요.

    “쉽지 않다는 거죠. 질 좋은 난자를 젊을 때 다 써버렸거든요. 30대 중반이 넘으면 호르몬에 쉽게 반응하지 않는 난자만 남아 있어요. 35세를 넘긴 여자의 경우 기형아 검사를 반드시 해보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씨앗이 좋으면 흙에 돌이 있어도 싹을 틔우잖아요. 종자가 중요하죠.”

    ▼ 종자라면 정자를 뜻하지 않나요.

    “정자엔 핵만 있어요. 난자에는 핵도 있고 세포질도 있거든요. 정자는 난자에 핵의 DNA만 주는 거예요. Y염색체가 핵에 있는 DNA인 셈이죠. 그런데 핵의 DNA는 자꾸 변해요. 어떤 여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변하는 거죠. 하지만 난자의 세포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는 1억년, 10억년이 지나도 그대로 유전됩니다. 생식학적으로 따지면 성씨가 모계(母系)로 계승되는 게 맞아요.”

    ▼ 난자의 미토콘드리아는 어떤 기능을 합니까.

    “연료공장입니다. 보일러인 셈이죠. 발전소 노릇을 해요.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할 때 에너지가 필요하잖아요. 나이든 난자의 경우 연료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셈이니 세포분열이 잘 안 되죠. 기형아가 생기거나 임신이 잘 안 될 수도 있고요. (이럴 경우에) 핵은 놔두고 건강한 난자의 세포질을 이식하면 연료공장이 잘 돌아가니까 임신에 성공할 수 있는 거죠. 이게 바로 세포질 이식입니다.”

    이성구 원장은 2000년, 불임여성의 난자 핵을 다른 사람의 세포질에 넣는 ‘세포질 이식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세포질 이식법’은 자신의 핵은 그대로 있고 건강한 난자의 세포질만 이식해 임신하기 때문에 모체의 DNA는 그대로 유전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 생식학적으로 따지면 수정란의 주인은 여성인 것 같군요. 임신도 여성이 선택하고.

    “맞아요. (임신은) 정자가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정자는 핵 DNA만 줄 뿐이지, 수정란을 키우는 건 자궁이죠. 자궁이 99% 임신을 결정해요. 수정이 이뤄진 후 정자의 기능은 1%가 안 돼요.”

    ▼ 생식학적으로 보면 열아홉 살에 시집가는 게 가장 좋겠네요.

    “그렇죠. (웃음) 빨리 시집가서 애 많이 낳는 게 가장 좋죠.”

    ▼ 아기를 많이 낳으라고요?

    “네. 아기를 많이 낳아야 폐경(閉經)이 늦게 와요.”

    조기 폐경은 40세 이전에 폐경되는 것을 말한다. 나이 들어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에스트로겐과 같은 여성호르몬의 생성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대체로 50세 안팎에 발생한다. 그런데 최근 20~30대 여성 사이에 조기 폐경이 늘고 있다.

    ▼ 조기 폐경은 스트레스 때문인가요.

    “아이를 안 낳기 때문이죠. 폐경이란 난자를 다 쓴 것을 말하는데,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난자를 쉬게 할 수 있잖아요. 요즘 여성들은 아이를 안 낳거나 한 명만 낳기 때문에 난소가 쉴 틈이 없어요. 아이를 안 낳으면 한 달도 안 쉬고 월경을 하잖아요. 매달 난자를 만드는 겁니다. 난소가 그만큼 혹사당하는 거죠.”

    젖 먹이는 기간에 싱싱한 난자 비축

    이 원장의 설명이 계속됐다.

    “여체는 참 신비해요. 싱싱한 난자를 비축하도록 돼 있어요. 젖 먹일 때 유즙분비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땐 성호르몬이 억제되고 배란이 안 되거든요. 난소가 휴가기간에 들어가는 거죠. 옛날 여성을 보세요. 초경(初經)하자마자 시집가서 애 낳잖아요. 임신 중 열 달과 아이 젖 먹이는 동안엔 배란이 안 되니 난소에 싱싱한 난자가 비축되죠. 아이를 대여섯 낳는다고 계산해보세요. 40대라도 질 좋은 난자로 얼마든지 늦둥이를 낳을 수 있죠. 폐경도 50대 후반에나 오고요.”

    이 원장은 만혼과 불임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늦게 결혼하면 자궁내막증이란 병이 잘 생겨요. 자궁내막이 원래 있어야 하는 자궁 안쪽뿐만 아니라 난소나 복벽에 붙어서 기능하는데, 월경 때 (다른 곳에 있는 자궁내막도) 똑같이 월경을 해요. 생리 때마다 피가 고여 혹이 생기는데 그것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젊은 나이에 여러 차례 출산하면 자궁내막증이 생길 틈이 없죠. 임신하면 황체 호르몬이 많아져 자궁내막증이 크게 퇴화되거든요.

    임신 중 자궁이 커졌다 출산 후 줄어들잖아요. 그러면 자궁내막증이 거의 없어져요. 자궁내막증이 있으면 생리통도 심하지만 성교통(痛)도 심해요. 자궁 속을 들여다보면 엉망인 여자가 꽤 있어요. 그런 여자는 대체로 오르가슴을 잘 못 느껴요.”

    ▼ 건강하게 살려면 결국 일찍 시집가서 애 많이 낳는 방법밖에 없네요.

    “그러게요. (웃음)”

    ▼ 둘째아이 임신이 안 된다는 부부도 많은데요.

    “첫아이를 늦게 가지면 제왕절개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뱃속에 유착이 생기죠. (제왕절개란) 배를 째서 방광을 제치고 자궁을 째서 아이를 꺼낸 뒤 자궁을 꿰매는 식인데, 사람의 뱃속은 자극을 받으면 자꾸 붙으려는 속성이 있어요. 이물질이 들어가도 붙고요. 나팔관이나 골반 쪽에 유착이 되면 둘째 임신이 잘 안 돼요.”

    여성 불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이 비만으로 인한 배란장애다. 그밖에 호르몬 이상, 난관장애 등이 있는데, 난소로 향하는 나팔관이 막히거나 복강 내에 유착이 생기는 것도 원인이다.

    어떤 여성은 명백한 원인이 없는데도 불임의 고통을 받는다. 이 원장에 따르면 임신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탓이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유즙분비 호르몬이 분비돼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저하되는 거죠. 유즙분비 호르몬이 많아지면 배란장애가 생기고 난자의 질이 떨어져요. 급기야 폐경까지 옵니다. 불임에는 술보다 담배가 더 안 좋아요. 담배는 조기 폐경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108拜 하면 임신 가능성 높다?

    문란한 성관계도 불임의 한 원인이다. 클라미디아(chlamydia)라는 균이 있다. 주로 성관계로 감염되는데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인식되지 않는 게 특징. 이 성병에 감염되면 나팔관이 망가지고 자궁내막증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클라미디아 감염은) 남성 쪽 책임이 많아요. 남자의 가정 밖 성생활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기는 젊은이는 주의해야 해요. (감염되면) 애인이나 아내가 불임이 될 수 있어요.”

    불임전문의 이성구 박사의 정자, 난자 이야기

    3일째 맞은 수정란의 세포분열 상태.

    ▼ 정자도 늙나요.

    “그렇진 않아요. 정자는 매일 만들어져서 100일이 지나면 자연사정이 되거든요. 늙지는 않지만 나이든 정자는 생산과정에서 결함이 생길 수 있죠. 또 나이 들수록 기형 정자가 많아져요. 머리가 두 개라든가 꼬리가 두 개라든가…. 매우 빠르게 움직이지만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별 쓸모가 없죠.”

    ▼ 남성의 수태 능력이 상실되는 건 몇 살 때입니까.

    “사람마다 다르죠. 분명한 건, 예전 같지 않다는 겁니다.”

    이 원장은 “불임 책임의 절반은 남성에게 있다”면서 “무정자증, 정자 희소증, 정자 운동성 저하, 정계정맥류 등이 남성불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지고, 기형 정자가 늘어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요즘 남자들, 육체적인 운동을 거의 안 하잖아요. 그러니 정자의 체력이 점점 약해지는 거죠.”

    ‘문지방만 넘을 수 있어도 여자를 임신시킬 수 있다’는 건 옛말. 운동량 적고 스트레스 많이 받고 배 나온 남성의 정자 활동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요즘 50대 남성이 여성을 임신시킬 수 있는 확률은 5% 미만이라고 한다.

    정상 정액의 기준도 예전과 다르다. 불과 20년 전에 비해 3분의 1이 감소했다. 40년 전엔 1cc당 최소 6000만마리가 정상이었지만, 요즘은 2000만마리면 정상으로 본다. 1cc당 2000만개도 안 되는 남성이 15%를 웃돈다. 이 원장은 “옛날 기준으로 따지면 요즘 남성의 50% 이상이 비정상에 속할 것”이라고 했다.

    ▼ 옛날에는 공기가 맑고 스트레스가 없어서 정자수가 많았나 봐요.

    “(옛날 남성은) 근력운동을 많이 했잖아요. 농사짓고 지게 지고 다니는 게 도움이 되거든요. 전신의 대사활동이 활발해져 몸의 시스템이 좋아져요. 노화가 지연되고 정자의 활동성을 높여요. 특히 지게 지는 것이 정력에도 좋고 정자에도 좋아요. 지게를 지면 아랫배에 힘을 주게 되잖아요. 단전운동 효과가 있는 거죠. 생식에 도움이 됩니다.”

    여성 불임의 가장 큰 원인도 운동 부족이다.

    “여성이 운동을 하면 대사가 활발해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므로 임신이 잘 돼요. 웨이트 트레이닝, 걷기, 뛰기, 수영 등 모든 운동이 다 좋아요. 반신욕이나 족욕도 도움이 되고요. 게으르면 임신이 잘 안 될 수밖에 없어요. 간혹 ‘절에 가서 열심히 기도했더니 임신이 됐다’고 말하는 분이 있는데, 일리 있어요. 제가 보기엔 108배(拜)가 엄청난 운동이 되거든요. 매일 108배를 100일간 하면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혈액순환, 특히 아래쪽 혈액순환이 최고조에 이를 겁니다.”

    무정자증 남자, 대체로 털 없어

    ▼ 스트레스가 생식능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던데요.

    “스트레스가 생식능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건 맞아요. 술 마시지 말고 담배 끊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서 편안하게 보내면 정자 수와 질이 확실히 좋아져요. 특히 홍삼이 정자 질 향상에 좋아요. 홍삼을 ‘밭에서 나오는 비아그라’라고 하잖아요.”

    이 원장은 “흔히 정력이 좋으면 정자의 질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착각”이라면서 “정력은 남성 호르몬에 영향을 받을 뿐, 정력이 좋다고 수태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고 했다.

    최근엔 남성의 무정자증이 무시할 수 없는 불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사우나를 자주 즐기는 것이 정자 건강을 해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고환에서 정자가 생성되려면 고환의 온도가 몸보다 3~4℃ 낮아야 해요. 부고환이 정자를 숙성하는 창고라면, 음낭은 고환의 온도를 식히는 냉장고입니다. 젊은 남자가 열탕이나 사우나를 너무 좋아하면 정자가 나빠져요. 고환의 온도가 높아져 정자 생산력이 급격히 약해질 수 있거든요.”

    또한 그는 “정계정맥류증에 걸리면 고환이 더운 환경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불임 남성의 절반 이상이 이 질환을 호소하는 게 현실이다.

    “정계정맥류는 혈관이 늘어나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는 질환입니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생식세포 생산기능이 저하되는 거죠. 고환이 위축돼 거의 없어져버려요.”

    젊은 남성이라도 고환이 둔하게 느껴지거나 사타구니 쪽에 습진이 자주 생긴다면 비뇨기과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귀띔이다. 정계정맥류증에 걸리면, 고환을 만질 때 마치 지렁이가 뭉쳐진것 같은 정맥뭉치가 느껴지고, 특히 배에 힘을 주고 고환을 만지면 꾸물꾸물한 정맥 덩어리가 더 잘 느껴진다고 한다.

    이 원장은 “삼각팬티에 딱 붙는 청바지를 매일 입고 다니면 위험하다”면서 “이런 옷차림으로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정자 수가 줄어들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무정자증이 있어도 임신할 수 있나요.

    “가능해요. 정자를 고환에서 직접 채취하거든요. 정자 몇 마리만 있으면 임신이 가능해요. 요즘엔 생식학이 발달해 체외수정하면 됩니다. 그러나 고환이 자기 새끼손가락 끝마디보다 작은 사람은 고환에도 정자가 없을 가능성이 커요. 그 경우에는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제공받을 수밖에 없어요.”

    ▼ 무정자증이 있는지 없는지 겉으로는 알 수 없잖습니까.

    “무정자증이 있으면 대체로 몸에 털이 거의 없어요. 특히 턱수염이 거의 없어요. 턱이 내시처럼 매끈하고 하얗고 귀티가 나요. 여성 호르몬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체형도 여성 같고요. 심각한 무정자증은 발기가 안 돼 정자 생산이 잘 안 되고 남성 호르몬이 적어지죠. 옛날에 손이 귀한 집 아들을 보면 귀티 나는 꽃미남이 많았다고 하잖아요. 사위를 볼 때 주의해야 해요.”

    비만여성은 임신 잘 안 돼

    ▼ 미국의 한 정자은행에는 일명 ‘슈퍼정자’가 있다고 하던데, 임신을 잘 시키는 정자가 따로있는 겁니까.

    “있긴 하죠. ‘마른 장작이 화력 세다’는 말이 맞아요. 마르고 날렵한 남성의 정자가 활동성이 좋아 임신을 잘 시켜요. 여성도 적당히 말라야 해요. 비만여성은 임신이 잘 안 돼요.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은 여성과 남성에게 모두 있거든요. 몸에 지방이 많으면 남성 호르몬이 여성 호르몬으로 바뀌어버려요. 뚱뚱하면 남자라도 유방이 나오고 고환이 위축될 수 있는 거죠. 뚱뚱한 여성도 남성 호르몬이 여성 호르몬으로 바뀌어 여성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아져요. 여성이 배란하려면 주기를 타야 하거든요. 여성 호르몬이 너무 많으면 배란장애가 일어나요.”

    이 원장은 “정자는 난자를 만나기 위해 자궁 속에서 2~3일 버티지만 난자는 절대로 기다려주지 않는다”면서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난자의 배란시간은 그 순간이거든요. 늦어도 12시간 안에 정자를 만나야 해요. 정자가 사정되어 난소까지 가는 데 8시간이 걸립니다. 늦게 도착하면 난자가 퇴화돼 딱딱해져서 정자가 뚫고 들어가질 못해요. 건강한 20대라도 임신율이 25%밖에 안 되는 것은 배란시간을 정확하게 맞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동물은 발정기가 있어 임신율이 높지만, 인간은 시도 때도 없이 임신이 가능한 대신 배란시간이 짧아 확률이 낮은 거죠.”

    ▼ 여성 호르몬이 풍부하면 리비도(Libido·성욕)가 강해진다고 들었는데요.

    “그렇지 않아요. 리비도는 남성 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거예요. 남성 호르몬이 오르가슴을 느끼게 해줘요.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거든요. 30대 후반부터 남성 호르몬이 많이 나와요. 리비도가 강해지는 거죠.”

    ▼ 여성의 리비도가 강해지는 건 출산과 관련 있을 것 같은데요.

    “(관련이) 조금 있죠. 아기 낳기 전에는 골반이 좁아요. 아기 낳고 나면 골반이 늘어났다가 줄어들어요. 통증이 없어진데다가 남성 호르몬이 많아지니까 느낌이 달라지죠. 폐경이 돼도 남성 호르몬 덕분에 성욕을 느껴요. 다만 여성 호르몬 부족으로 질이 수축돼 분비물이 안 나와 통증을 느낄 수 있어요. 시중에 여성 호르몬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소개돼 있어요.”

    ▼ 출산을 경험하고 마른 30~40대 여성이 리비도가 강하다는 결론이네요.

    “(웃음) 노코멘트입니다.”

    이 원장은 “여성은 리비도보다는 종족번식의 본능이 더 강하다”고 했다.

    “모든 종(種)에서 임신을 선택하는 건 암컷입니다. 인간도 마찬가지고요. 여자가 종의 번식을 결정하는 거죠. 남성은 시도 때도 없이 쾌락을 좇지만 여성은 배란기에 유독 성욕이 증가해요. 배란기에는 여성 호르몬과 더불어 남성 호르몬도 증가해요.”

    ▼ 오르가슴을 느끼면 임신이 더 잘 된다는데.

    “그건 맞아요. 오르가슴 때는 자궁이 팽배해져요. 벌어진단 말이에요. 정액을 머금어요. 정액을 자궁 안쪽으로 끌어당기는 거죠. 흡인력이 세기 때문에 임신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신(神)이 오르가슴을 괜히 만들어놨겠어요?”

    통통하고 피부 맑은 여성이 으뜸

    ▼ 여성이 육아에 전념할 땐 성욕이 저하된다고 하던데요.

    “실제 그래요. 유즙분비 호르몬 때문이죠. (유즙분비 호르몬이 분비되면) 배란이 잘 안 되고 자궁의 사이클이 없어져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안 나와요. 배란이 억제되는 것은 ‘젖먹일 동안에는 아기 갖지 말라’는 메시지입니다. 젖을 떼면 바로 배란이 되죠. 여체는 종족보존을 위해 신이 만들어놓은 작품 같아요. 그런데 동물이 인간보다 더 합리적이에요. 암컷은 발정기가 아니면 절대 교접하지 않거든요. 특히 새끼 키울 땐 절대 발정하지 않아요. 정말 오묘하죠.”

    이 원장은 불임클리닉을 10년 동안 운영하면서 여성의 종족번식 본능이 얼마나 강한지를 절감했다고 한다.

    “여자는 불에라도 뛰어들 자세가 돼 있어요. 아무리 아파도 고통을 참아요. 반면 남자는 적극적이지 않아요. 젊은 남성은 대부분 끌려오다시피 해요. 만약 난자를 채취할 때처럼 고통이 따른다고 해보세요. 거의 안 할 걸요.”

    ▼ 임신이 잘 되는 여자가 따로 있나요.

    “안 되는 여자만 봐서….”

    이 원장은 “우리 선조가 정해놓은 미인의 기준이 생식학적 면에서 정말 우수한 여인”이라고 사례를 들려줬다.

    “건들기만 해도 부서질 것 같고 남자에게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연약한 여성 중엔 조기 폐경으로 고생하는 분이 많아요. 조선시대엔 통통하고 피부 맑고 건강한 것을 미인의 기준으로 삼았는데, 다 이유가 있어요. 또 ‘MRK 신드롬’이라는 게 있는데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고 질도 없는 여성이지요. 난소가 방광 쪽에 있어요. 이런 여성은 요도와 항문 사이를 벌려서 인공적으로 질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난소가 있으니 대리모를 통해 자식을 낳을 수는 있지요. 저한테 ‘MRK 신드롬’ 여성이 더러 찾아오는데 하나같이 한눈에 반할 만한 미모더라고요.”

    ▼ ‘애 쑥쑥 잘 낳는 여자’가 있긴 있지요.

    “그렇죠. 골반 뒤쪽이 넓은 여자예요. 엉덩이가 약간 처지고 골반의 반경이 크죠. 골반이 좁으면 뼈가 아기 머리를 누르는데, 골반이 넓은 여성은 아기 머리가 아무리 커도 빠져나오기 쉬워요. 또 마른 여성이라도 뼈가 굵직굵직하고 골반이 잘 벌어지면 애 잘 낳아요.”

    ▼ 자궁의 건강은 선천적인 요인이 크지요?

    “그렇지 않아요. 후천적인 게 많습니다. 가령 중절수술을 자주 하면 자궁이 망가져요. 중절수술은 아무리 늦어도 임신 9주 이내에 하는 게 좋은데, 끝까지 버티다 20주 넘겨서 하는 여성이 있거든요. 그땐 태반이 잘 떨어지지 않아요. 중절수술을 여러 번 하는 것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한 달에 4000여 명의 여성을 만난다는 이 원장에게 좀 짓궂은 질문을 했다.

    ▼ 산부인과 의사는 여자에 대한 느낌이 여느 남자와 다를 것 같은데요.

    “(웃음) 보는 것과 만지는 건 다르잖아요. 뇌에 ‘환자는 여자가 아니다’라고 입력돼 있나 봐요. 산고(産苦)에 시달리는 산모를 보면 설레거나 두근거리지 않아요. 놀랍지도 않고요. 애 낳는 걸 처음 볼 때 쓰러지는 친구도 있어요. 너무 놀라서겠죠. 경이감 때문에 다른 생각이 없는 거죠.”

    ▼ 얼굴이 예쁘면 자궁도 예쁜가요.

    “그렇진 않아요. 얼굴과는 관련이 없고요. 균형 잡힌 몸매라면 대체로 좋아요. 까무잡잡한 여자가 자궁도 좁고 탄력이 있고요. 분명한 건 뚱뚱하면 별로라는 거예요. 너무 마른 여자도 별로고요. 피부 좋은 여자가 성기도 아름다워요.”

    질 벽에 돌기가 많은 여자

    ▼ 산부인과 의사는 이른바 명기(名器)를 알아볼 수 있습니까.

    “있죠. (웃음) 명기란 모양이 아니라 내부조직에 따라 결정돼요. 질 벽에 유난히 돌기(突起)가 많은 여자가 있어요. 질을 기계로 벌려보면 알 수 있죠. 남자의 성기가 그런 질과 마찰하면 자극을 많이 받겠죠. 요즘 40대 여성이 예쁜이수술을 많이 하는데, 권하고 싶지 않아요. 질을 너무 좁히면 도리어 성교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거든요. 예쁜이수술이 결국 실로 꿰매는 것이기 때문에 질이 섬유조직으로 바뀌거든요.”

    물고기 태몽

    ▼ 처음에 산부인과 의사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싫어하지 않던가요.

    “그렇진 않았어요. 저희 부부가 불임부부였어요. 결혼한 지 7년 동안 불임으로 고통 받다가 첫아이를 시험관으로 낳았어요. 서울대병원에서 세 번 실패한 후 네 번째는 마리아산부인과에서 시술했는데, 성공했어요. 제가 불임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됐죠.”

    ▼ 당시엔 불임전문의가 별로 없었잖아요.

    “지금도 불임전문의라는 분야는 없어요. 따로 배울 곳도 없고요. 몇몇 전문병원을 제외하고 대학병원에선 시술 사례가 적어 대학병원에서 불임 펠로우를 한 다음 불임클리닉에 취직해 별도의 공부를 해야 해요. (불임전문의는) 임신이 안 되면 엄청 스트레스 받는 직업입니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매년 230여 명 배출되는데, 이중 20~30명이 불임전문의가 된다.

    ▼ 불임부부가 늘어나니 돈을 많이 벌겠군요.

    “(불임클리닉을 개원해도) 시험관아기 시술이 한 달에 20건은 돼야 월급쟁이보다 나요. 요즘 여성은 워낙 똑똑해서 이왕이면 성공률 높고 시험관아기 시술 건수가 많은 특정 병원으로 몰립니다.”

    ▼ 수입이 얼마나 됩니까.

    “연봉으로 따지면 5억원쯤 돼요.”

    이 원장은 “다른 산부인과 의사는 불가피하게 소파수술(중절수술)을 해야 하는데, 나는 생명을 잉태시키는 일만 하니 보람이 크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43만8000명의 아기가 태어났고, 35만590명의 태아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아내가 꿈을 꿨다고 해요. 꿈속에서 낚시를 했는데 물고기가 줄줄 끌려오더래요. 아침에 출근하는데 저에게 ‘꿈 사라’고 해서 2만원에 샀어요. 태몽이었나 봐요. 그날 여러 쌍의 부부가 임신이 되었어요. (불임전문의는) 매일 피검사를 실시해요. 피검사 수치로 임신 여부를 아는 거죠. 매일 성적표를 받는 셈인데, 그에 따라 그날 하루의 기분이 좌우돼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VIP신드롬’이라고 있는데 VIP라고 따로 챙기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최근 웃음이 태아 착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아사프 히로페 연구팀에 따르면 시험관 시술을 받은 여성이 안정을 취하는 과정에 웃음 치료를 받을 경우 임신 성공률이 두 배 가까이 올라간다고 한다. 웃으면 전체적으로 혈관의 혈류가 원활해지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선지, 이 원장은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매일 생명을 잉태시키는 그의 손이야말로 신을 대신한 미다스의 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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