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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40년 맞는 ‘대한민국 최초 신도시’ 여의도

‘너나 가져라’던 섬… 정치 ·경제 ·주거 1번지, 1960∼70년대생‘파워엘리트’ 산실로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개발 40년 맞는 ‘대한민국 최초 신도시’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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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40년 맞는 ‘대한민국 최초 신도시’ 여의도

2010년경 여의도에 세워질 서울국제금융센터 빌딩 개념도.

‘뉴 맨해튼 시대’ 꿈꾼다

1971년 시범아파트가 건립되면서 한국에 본격적인 고층 아파트 시대를 연 여의도. 1977년 주택청약제도가 처음 도입된 뒤 그 해 실시된 목화, 화랑아파트 분양에서 각각 45대 1, 70대 1이라는 기록적 경쟁률을 기록하며 1970년대 후반까지 한국 최고의 고층 아파트단지라는 명성을 쌓아갔다.

1985년 63빌딩 건립으로 사무 빌딩의 초고층 시대도 열었으나 1990년대부터 서서히 ‘최고’ ‘첨단’의 자리를 강남에 내주고 만다. 강남이 1988년 삼성동 무역센터빌딩(55층) 완공을 시작으로 2005년 대치동 타워팰리스 3차(69층) 건립에 이르는 동안 여의도는 1987년 지상 34층의 LG트윈타워 건립을 마지막으로 대규모 개발의 역사를 잠시 접었다.

1995년부터 첨단사옥을 앞세워 정보통신 및 금융기업들이 강남 테헤란로와 경부(京釜)축 신도시권으로 서서히 입성하면서 여의도는 ‘경제 1번지’ 자리마저 확신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강남구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87만평의 덩치로는 ‘규모의 경제’에서부터 밀릴 수밖에 없는 면도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대한생명의 모기업인 신동아그룹이 외환위기 때 부도를 내면서 대한생명 소유의 63빌딩이 이렇다 할 발전전략 없이 방치된 것도 악재였다. ‘정치인들의 식사 장소, 이외의 대표상품을 내기 힘들었던 63빌딩은 결국 2002년 말 한화에 인수된다. 올해 1월 들어서야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거쳐 쇼핑몰과 고급 레스토랑을 보강해 고객 확충에 나섰다.



한동안 여의도에서 사라졌던 신축공사는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활발해졌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표적인 다국적 금융그룹 AIG와 직접 양해각서(MOU) 체결에 관여해 화제를 모았던 서울국제금융센터(SIFC)는 옛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1만여 평 부지에 세워지는데 터파기 공사 중이다. 최고 54층, 높이 270m의 첨단 오피스빌딩 3개동이 건립되는데, 5성급 호텔, 컨벤션센터, 복합 쇼핑몰,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을 갖추게 된다. 지하철 5, 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과 쇼핑몰을 직접 연결하는 지하보도도 건설된다. 서울시와 AIG측은 주로 홍콩이나 상하이 등지에 있는 국제금융기업, 컨설팅 회사, 법률회사,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지역본부를 SIFC로 유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SIFC 맞은편의 통일주차장 부지에는 글로벌 부동산개발회사인 스카이랜이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내년부터 ‘파크원’ 빌딩을 지어 2010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국내 최고층이 될 72층과 59층 오피스 빌딩 두 동으로 이뤄지며, 400객실로 이뤄진 최고급 비즈니스호텔과 쇼핑몰이 입점할 예정인데, 호텔의 운영은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이 맡을 것이라는 게 스카이랜측의 설명이다. 스카이랜의 최고경영자 피터 왈리크노우스키는 지난해 문을 열자마자 두바이의 명소로 자리잡은 ‘에미리트 몰(Mall of the Emirates)’ 개발을 진두지휘한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신축될 SIFC(14만5000평)와 파크원(19만4000평)의 연면적은 단일 빌딩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목동 현대하이페리온이나 잠실 롯데월드호텔 쇼핑센터를 능가한다. 여의도에 이만한 오피스 수요가 있을지, 공실(空室) 대란이 일어나진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스카이랜측은 “서울이 동북아 금융허브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본다. 서울시도 “SIFC의 경우 AIG측이 정교하게 계획된 사전 입주플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들 두 초고층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마포대교 남단에서부터 여의도역 일대는 코엑스몰과 인터컨티넨탈호텔, 파크하얏트호텔, 무역센터가 몰려 있는 테헤란로 삼성역 일대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의 ‘뉴 맨해튼 시대’ 개막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준다.

다만 맨해튼이 고층건물과 상업시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은 여의도의 처지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맨해튼이 카네기홀,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구겐하임·휘트니 미술관 등이 즐비하게 자리잡은 문화의 도시라는 점은, 변변한 미술관 하나 없는 여의도의 현실을 새삼 초라하게 만든다.

맨해튼 센트럴 파크의 1대 1 대응점이 여의도광장을 헐어내고 만든 7만여 평의 여의도공원이라고 하지만, 이 공원 역시 개선의 여지가 많다. 빽빽한 나무와 잔디라는 기본요소와 자연생태의 숲, 문화의 마당, 자전거도로, 한국 전통의 숲 등 구색은 갖췄지만, 정작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1차 목적을 해결해줄 산책로의 사정은 과히 좋지 않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도 빠듯한 폭으로 이어진 아스콘 길 2.4㎞는 이용객들로부터 ‘단조롭다’ ‘아름답지 않다’는 평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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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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