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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사법개혁을 위한 판·검사 출신 변호사, 법학교수 좌담회

“공판중심주의 강화보다 시급한 것은 ‘전관예우’ 척결”

  • 방희선, 박인환, 임지봉

바람직한 사법개혁을 위한 판·검사 출신 변호사, 법학교수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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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대법원장이 해야 할 일은 법원이 그 지경에 이른 원인, 즉 음습한 브로커와 뒷거래를 하는 판사의 타락한 행태에 대해 국민 앞에 반성하고 법원 윤리를 강화하는 등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죠. 그런데 갑자기 그와는 관계없는 공판제도, 변론제도를 들고 나와 사태의 본질을 가려버렸습니다. 검사와 변호사가 하는 일은 엉터리고 법원이 최고라는, 판사에 대한 격려성 발언으로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것이 과연 대법원장이 할 말입니까. 판사의 잘못은 언급하지 않고 공판에 문제가 많으니 사법개혁을 해야 한다며 초점을 엉뚱한 쪽으로 돌린 거예요.

박인환 변호사 : 저도 처음 그 발언을 접하고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공판중심주의는 지금도 시행되고 있는 제도입니다. 검찰만 하더라도 증거분리제출 등 공판중심주의에 부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어요. 민사재판의 구술변론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판사는 ‘미루어 조진다’

그런데 마치 변호사업계나 검찰이 그것을 방해하는 것처럼 표현하면서 법원이 주도하는 것이 사법개혁의 전부인 양 현실을 호도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공판중심주의나 구술변론주의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던 것은 오히려 법원 쪽에서 물적, 인적 시설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봐요. 나아가 판사들이 법원 편의주의에 빠져 사건이 많다는 핑계로 그런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서는 이제 와서 마치 검찰이나 변호사가 협조하지 않아 공판중심주의나 구술주의가 안 됐다고 하는, 그 이상한 논리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런 전문적인 분야는 일반 국민은 잘 몰라요. 공판중심주의? 구술주의? 얼마나 듣기 좋습니까. 그러면 이때까지 우리 재판이 밀실에서 이뤄졌습니까? 아닙니다. 지금도 무죄를 다투는 사건의 경우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느라 (1심 법정구속기간인) 6개월 안에 재판이 끝나지 않습니다. 6개월이 지나면 보석으로 풀어준 다음 재판을 계속합니다. 1심에만 2년, 3년씩 걸리는 사건이 수두룩해요.



실상이 이런데도 마치 모든 재판이 2초, 3초 만에 끝나는 것처럼 국민에게 선동적으로 얘기한 것은 정말 잘못된 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도 사안에 따라서는 피의자가 법정에서 할 말 다하고 ‘잘못했습니다’ 하고 자백하는데 거기에 뭘 더 하자는 겁니까. 한 가지 꼭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이번에 대법원장이 한 말씀인데, 검사는 조서를 꾸미고 -‘꾸민다’는 표현은 믿을 수 없다는 뜻이죠 - 또 변호사는… 뭐라 했지요?

사회 : ‘산다’고 했죠.

박인환 : 변호사에 대해 물건처럼 ‘산다’는 표현을 썼는데, 그토록 법관생활을 오래 한 대법원장이 왜 가장 중요한 말을 빼먹었는지…. 옛말에 ‘판사는 미루어 조진다’고 했습니다. 법조계에선 다 아는 얘기잖아요. 경찰은 때려서 조지고, 검사는 불러서 조지고,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직접 사법 서비스를 하는 판사는 미루어 조진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자기들이 미루어 조져놓고 이제 와서는 재판을 제대로 하려고 하는데 (검사와 변호사가) 도와주지 않는다? 저로선 납득할 수 없어요. 이 사태의 핵심은 국민이 전문적인 법률용어나 법조계 실태를 모르는 걸 악용해 정치적인 발언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판사 뒷조사’에 대한 불만?

사회 : 여기서 잠깐 대법원장이 지방법원을 순회하면서 한 발언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광주에서는 아까 언급한 대로 변호사 관련 발언이 주로 문제가 됐는데, ‘법조삼륜’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냈죠. 대구에서는 구속영장 발부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얘기했고….

박인환 : 다 맞는 말이지요.

사회 : 대전에서는 ‘밀실’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죠. 법정진술이 검찰진술보다 상당히 우위에 있는 것처럼 말하면서 검찰수사기록을 낮추보는 듯한 얘기를 했어요. 수사기록을 던져버려야 한다고.

방희선 : 단순히 표현이 거칠거나 말하다보니 실수한 차원이 아닌 것 같아요. 법원을 돌며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 한 발언입니다. 사례로 든 것마다 뭔가를 비꼬아서 한 얘기입니다. 예컨대 “압수수색영장을 왜 함부로 발부하느냐. 이렇게 몇 년씩 남의 계좌를 조사하고 뒷조사하면 여기 있는 판사들이나 나나 남아나겠느냐”고 말한 것은 근래 검찰이 브로커사건을 수사하면서 판사 뒷조사를 한 것을 뒤집어 얘기한 겁니다.

사회 : 법조비리 문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말씀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임 교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시각이 좀 다를 수도 있을 듯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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