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호

‘논술대란’ 앞둔 초중생, 어떻게 가르칠까

“토의보다 토론, 질문보다 발문, 남독보다 정독”

  • 백경선 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입력2006-12-08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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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의 논술 반영 비율이 더 높아진다. 이에 따라 사교육시장엔 ‘논술 광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하지만 논술 실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최근 새 입시정책에 기반을 둔 학습법 안내서를 펴낸 한샘학습전략연구원 방용찬 원장에게 조언을 청했다.
    ‘논술대란’ 앞둔 초중생, 어떻게 가르칠까

    방용찬 한샘학습전략연구원 원장은 “초등학생 때부터 논술훈련을 하는 게 중요하지만 논술을 별도의 과목으로 생각해 공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한다.

    지난 9월2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전국 194개 4년제 대학의 2008학년도 대입 전형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수능 비중이 낮아지고 학생부와 논술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 그중에서도 논술 비중 강화에 학부모의 이목이 집중됐다.

    우선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대폭 확대됐다. 인문계열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2007학년도 21곳에서 41곳으로 두 배로 늘었다. 자연계열의 경우 2007학년도 숙명여대 단 한 곳에서 2008학년도에는 22곳으로 확대된다.

    논술 반영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2007학년도엔 21개 대학 가운데 13곳이 10% 미만을 반영했는데, 2008학년도엔 41개 대학 중 10% 이상 반영하는 대학이 37곳이나 된다. 서울대 상명대가 30% 이상 반영하며, 숙명여대 아주대 인하대 등 10개 대학은 20% 이상,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한양대 등 25개 대학이 10% 이상 반영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은 학생부 성적이 비슷한 학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논술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새 입시안(案)에서 학생부 성적 표기가 9등급제로 확정되면 1·2등급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이들 대학의 경우 지역 및 학교별 학력차이가 반영되지 않는 학생부 대신 논술을 통해 신입생을 뽑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논술이 당락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논술이 대학입시의 ‘핵’으로 급부상하면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논술로 쏠리고 있다. 초중생 때부터 국영수를 공부하듯 체계적으로 논술을 배워야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최근 2008학년도 새 입시정책에 맞는 학습법, 특히 독서 논술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 ‘자녀를 180。 바꾸는 맞춤형 공부법’을 펴낸 방용찬(方勇讚·49) 한샘학습전략연구원 원장도 “대입 논술 훈련은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초등학교 시기는 학업과 관련된 모든 면이 자리잡고 사고능력이 결정되는 시점입니다. 따라서 초등학생 때부터 논술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초등학생에게 논술을 시켜야 한다고 하면 학부모들은 부담을 느껴요. 이는 논술을 별도의 과목으로 생각해서인데, 논술은 특정한 과목이 아니에요. 부모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얼마든지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과정 속에서 창의력, 사고력, 논리력을 키우는 논술 훈련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논술의 기본은 독서

    방 원장은 초등학생 논술 훈련 방법은 학년별로 조금씩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우선 초등학교 1~2년생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한창 말의 재미를 느끼는 시기여서 책 속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상상해서 말해보게 하면 좋다. 덧붙여 왜 그런 상상을 하게 됐는지 이유를 말해보게 하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초등 3~4학년생은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원인과 결과로 나누어 설명하거나 분류나 분석, 예시와 같은 여러 가지 설명 방법으로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연습시킨다. 또한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는 듣거나 읽어서 알게 된 배경지식을 근거로 사용해 말하게 한다.

    초등 5~6학년이 되면 주관이 분명해지고, 종합적이며 비판적인 사고력을 갖게 되며, 언어 구사 능력도 향상된다. 따라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비유적인 표현이나 인상적인 표현을 활용해 써보는 연습을 하게 한다. 이외에도 책을 읽고 이야기 바꾸어 써보기, 인물 성격 비판하기, 찬반토론 등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시킨다.

    “초등학교 시기의 논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고민하는 학부모들께 저는 일단 독서를 통해 다양한 배경지식을 다지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합니다.”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독(多讀)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많이 읽으라는 것은 아니다.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어 내용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책 내용의 일부분만을 이해하는 게 아니라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고 전체와 부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등을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 독서를 해야 한다.

    “좋은 책을 선별하기란 어렵죠. 각종 추천도서목록이나 필독도서목록 등을 참고하는 게 좋습니다. 또 신문이나 잡지에 게재된 도서 소개나 독서와 관련된 기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그런데 매체에 소개되는 정보를 참고는 하되, 맹신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부모가 먼저 책을 읽어보고 자녀의 수준과 특성에 맞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죠.”

    자녀의 수준과 특성에 맞는 책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연령별 독서 흥미 발달 단계’를 파악해야 한다. 방 원장이 말하는 ‘유아에서 초등학생까지의 독서 흥미 발달 단계’는 다음과 같다.

    4~5세는 어른이 읽어주는 그림책을 좋아하고, 반복되는 단어나 문장에 흥미를 보이며 재미있는 내용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 그림과 글자가 명확하고 줄거리와 사건을 예측할 수 있는 책이 좋다.

    6~7세는 그림책을 스스로 읽을 수 있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옛날이야기나 우화를 특히 좋아하고, 또래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일상의 경험이 나오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8~9세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감정과 상상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환상적인 내용이나 꿈을 키울 수 있는 내용의 책이 좋다. 또한 여러 가지 상황에서 지혜를 발휘하는 내용의 책도 좋다.

    10~11세 초등학교 중간학년 아이들은 역사물과 위인전에 관심을 갖는다. 또한 현실을 초월한 상상 이야기를 좋아한다. 따라서 신화나 전설, 위인들의 이야기, 상상과 모험의 세계가 담긴 책이 좋다.

    12~13세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감정이 성숙하고 지식과 논리력이 확장되는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지식과 정보가 담긴 책이나 이성, 외모, 학업문제 등 자신의 생활이나 관심사항, 심리변화와 관계있는 책에 흥미를 갖는다. 또한 역사소설이나 공상과학소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독서 습관은 장거리 경주

    그런데 무조건 연령과 학년에 맞춰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아이의 수준보다 낮은 단계의 권장도서를 읽게 해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독서 습관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장거리 경주와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올바른 지도가 있어야만 좋은 독서 습관을 가질 수 있어요. 부모는 늘 아이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살펴보고,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책을 읽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이나 생각을 표현하게 하고 책의 내용을 정리하게 하거나, 감명 깊은 문장이나 표현을 별도로 적게 하는 등 감상 독서로 유도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강요해서는 안 돼요. 예를 들어, 부모가 골라주는 책만 읽으라고 하거나, 독후감 쓰기를 강요하는 것은 금물이에요. 그러면 오히려 아이가 책을 멀리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죠.”

    아이가 독서 자체에 흥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는 먼저 독서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분야의 책을 먼저 접하도록 한다. 만화책이라도 내용만 괜찮으면 상관없다. 그리고 칭찬과 같은 보상을 통해 독서 동기를 유발하거나, 듣기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책을 통해 주요 낱말이나 구절을 자주 접하도록 해 어휘력을 늘려준다. 그리고 고학년이 되면 책을 읽으면서 글의 중심생각이 무엇인지를 찾는 훈련을 해야 한다. 글의 중심생각이나 주장을 찾았으면,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찾아 정리해보도록 유도한다.

    ‘논술대란’ 앞둔 초중생, 어떻게 가르칠까

    논술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기를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일기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적는 게 아니라 관찰력과 사고력을 가지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발견하는 게 필요하다.

    책을 읽은 후에는 독서토의나 독서토론을 통해 생각의 폭을 확장해야 한다. 토의가 다른 사람과 내 생각의 차이를 견주어보는 것이라면, 토론은 상대방을 설득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는 것이다. 토론은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사고체계와 포괄적인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에 적합하다. 따라서 자녀가 저학년이라면 먼저 토의하는 방법을 학습시키는 것이 좋다.

    아이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라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토의 형태로 ‘식탁토의’가 있어요. 부모와 아이가 같은 책을 읽은 후 식탁에 둘러앉아 책과 관련한 내용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거죠. 식탁은 부담이 없는 자리여서 아이들이 쉽게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토의라고 해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그냥 대화를 나누면 돼요.”

    이때 부모는 ‘발문’을 통해 아이의 사고(思考)를 자극해줘야 한다. 흔히 물음에는 질문과 발문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질문은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 답하는 것으로 사고과정을 요구하지 않으며, 객관성을 띤다. 예를 들어 주인공은 누구인가, 장소는 어디인가 같은 물음이다. 이에 비해 발문은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로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주인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같은 물음이다.

    발문은 아이들의 사고활동을 유발하기 위해서 던지는 일종의 문제제기다. 발문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생각하면서 사고력을 확장한다. 즉, 생각에 날개를 달게 된다.

    “아이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려면 부모가 비판적인 발문을 해야 합니다. 이미 갖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 가치관을 뒤집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좋은 발문입니다. 예를 들어 ‘흥부와 놀부’에서 흥부는 착하고 놀부는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개미와 베짱이’에서 개미는 긍정적이고 베짱이는 부정적인가 하는 것처럼 오늘날의 가치관으로 생각하면 충분히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는 것이죠.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는 사고는 논술훈련에는 필요 없어요. 어떤 사안에 대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평소에 훈련해야 합니다. 그러면 사고력뿐만 아니라 창의력과 논리력, 비판력까지 길러질 수 있어요.”

    글을 읽어도 비판적인 시각을 갖지 못하면 자기주장을 펼 수 없다. 논술은 지식을 단순하게 나열하거나 기계적인 글쓰기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묻는 것이다. 따라서 글을 읽거나 현상을 대할 때, 하나의 단편적인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다양한 시각으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자신의 생각과 언어로 논리적으로 정리해 표현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토의보다는 토론이 더욱 효과적이다. 방 원장은 “토론을 잘하면 논술도 잘할 수 있다”고 한다. 논술의 핵심은 주장과 근거다. 토론은 논술의 뼈대가 되는 주장과 근거를 익히는 효과적인 훈련이다. 토론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찬반의 의견이 분명한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내세워, 그것이 옳음을 입증하는 말하기다.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이 훨씬 가치 있음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토론에서 자기가 말한 내용을 잘 정리하면 논술이 된다.

    대화도 중요하다. 방 원장은 “성공한 아이의 부모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고, 그래서 질문을 많이 한다. 그것은 아이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따라서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간주하고 무시하는 것은 아이의 사고를 막는 행위다. 늘 아이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성의껏 대답해주어야 한다. 혹은 질문과 관련된 책을 직접 읽도록 해 아이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것도 좋다.

    아이와 대화하기 위해서는 부모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 부모도 똑같이 올라가야 한다. 아이보다 조금 앞서 올라가면 더욱 바람직하다.

    매일 다르게 쓰는 일기 훈련

    논술을 잘하려면 많이 써봐야 한다. 아이들은 대부분 글쓰기 자체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이것은 많이 써보면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문제다.

    “쓰기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습관적으로 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일기를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죠. 단, 반복된 내용의 일기를 쓰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사건만 나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일기는 매일 똑같을 수밖에 없어요. 관찰력과 사고력을 가지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죠.”

    책을 읽고 난 후에 감상문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형식적이고 구태의연한 감상문보다는 새로운 방법으로 글쓰기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가령,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이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한 이야기의 경우 아이에게 뒷이야기를 꾸며보게 한다. 또한 자신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 이야기를 다시 써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이를 통해 창의적 사고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아이가 글쓰기를 거부한다면 굳이 강요할 필요는 없다. 책을 읽고 생각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는 방법도 좋다. 단, 이때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그림 속에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담아내는지가 중요하다.

    “많이 쓰기만 한다고 능사는 아니에요. 자신의 글이 어떤 부분이 잘됐고,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점검하고 넘어가야 해요. 이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죠.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잘된 점을 칭찬해주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잘못된 점은 우회적으로 지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도 좋지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식으로. 또는 잘된 글을 보여줘 스스로 비교해보고 잘못된 것을 찾아내게 하는 것도 방법이죠.”

    중학생이 되면 우선 교과서 내용을 꼼꼼히 파악하고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이나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학습의 중점을 둬야 한다.

    2008학년도 논술은 대부분 ‘통합교과’ 유형으로 출제된다고 한다. 통합교과형 논술이란 교과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넘나들면서 종합적인 사고를 끌어내는 것이다. 즉, 어느 한 교과의 개념에만 국한하지 않고 그것과 관련된 타 교과의 개념과 연계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국어와 사회를, 수학과 과학을 연계할 수 있다. 나아가 그것과 관련된 시사 문제와도 연계할 수 있다.

    따라서 교과서는 논술을 대비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된다. 그 기본을 확실히 다진 후에야 비로소 다른 것에 응용할 수 있다. 교과서를 기본으로 중심을 잡아주되, 그 외의 것은 자신의 몫이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따로따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에요. 모든 교과 공부를 철저히 하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상호 관련된 것을 연계시키고 또 그와 관련된 다른 글을 읽으면서, 말 그대로 ‘통합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신문에는 다양한 정보와 논리적인 글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거기다 그림, 사진, 만화, 통계자료 등 다양한 시각적 자료까지 갖추고 있다. 아이들은 신문을 통해 자신의 관심 분야를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신문을 잘만 활용하면 논술 기초를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신문 활용하기

    이런 이유로 요즘 ‘신문 활용 교육(NIE·Newspaper In Education)’이 주목받고 있다. 교과서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안전한 내용을 다루지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는 못한다. 반면 신문은 늘 새롭고 신선한 내용을 다루지만, 거기에는 독성과 가시가 내재한다. 이런 차이를 정확하게 알고 그 사이를 메워가는 것이 바로 신문 활용 교육이다.

    “우선 신문 읽는 방법을 익혀야 해요. 신문은 대개 정치 경제 국제 문화 사회 등으로 분야가 나뉘죠. 경제나 정치면은 다른 분야에 비해 전문적인 용어가 많아요. 그렇다고 그냥 넘기게 하지 말고 큰 제목은 읽게 합니다. 그리고 모르는 어휘나 관련 용어는 꼭 사전을 찾아 알아둡니다. 국제면은 관심을 갖고 볼 필요가 있어요. 수능과 논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사회면은 반드시 꼼꼼하게 읽어봐야 합니다. 사회면을 접하게 되면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길러지고 이슈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요.”

    사회면에는 왕따, 청년실업, 환경, 고령화, 빈부격차 문제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 소식이 빈번하게 나온다. 그런데 지금까지 출제된 대입 논술 문제들을 보면 ‘현대에서 발생하는 인간사의 보편적인 문제를 자신의 관점과 견해를 정해 문제 상황의 해결을 모색해보라’는 식이 대부분이다. 사회면에 실리는 기사가 바로 그 ‘현대에서 발생하는 인간사의 보편적인 문제’들이다.

    방 원장은 “신문 활용 교육이 기사를 오리고 붙이는 것이 다인 양 이루어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설이나 칼럼을 스크랩해 제목 붙이기, 주제 찾기, 단락 나누기, 논거 찾기, 논리적 오류 찾기 또는 몇 자 이내로 요약하기 같은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신문사마다 사설의 내용이 다르다. 특히, 논지가 확연히 구분되는 두 종류의 신문 사설을 비교하면서 읽어보면 사고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NIE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NIE 일기는 날마다 신문을 읽고 나서 기사나 사설, 칼럼 중 하나를 선택해 스크랩한 뒤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독서 감상문과 같은 맥락이다. NIE 일기를 쓰기 전에는 꼭 관련 기사나 사설, 칼럼을 정독해 주제나 요지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다.

    “논술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사고와 자신감이 필수죠. 그리고 무엇보다 논술 공부는 일상 속에서 조금씩, 꾸준하게 해야 합니다. 마치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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