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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호 특별부록 | 한국의 核주권

체르노빌 사고 과장보도가 몰고온 세계적 인공유산 붐은 ‘맹신의 과학 구축(驅逐)’ 사례

방사선의 효과적 이용 막는 ‘심리 장벽’이 문제

  • 김종순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연구원장 kcsoon@khnp.co.kr

체르노빌 사고 과장보도가 몰고온 세계적 인공유산 붐은 ‘맹신의 과학 구축(驅逐)’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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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치 이하선 질병 일으키지 않아

방사선과 관련한 질병이 무엇인지 알려면 먼저 방사선에 의한 ‘결정적 효과’와 ‘확률적 효과’부터 이해해야 한다. 결정적 효과란 일정 수준(역치·생물의 감각에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최소한의 자극 강도) 이상의 방사선을 쐬어야만 특정한 이상이나 질병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 몸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백혈구는 방사선에 적어도 0.5Gy(그레이·방사선을 흡수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 정도 노출돼야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피부는 5Gy 이상의 선량을 받아야 탈모나 홍반(발갛게 변함) 증세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것은 결정적 효과를 설명하는 사례다. 결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져 있어, 방사선 사고시 피폭선량 수준을 파악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확률적 효과란 염색체 관련 이상으로 비롯되는 ‘암’과 ‘유전적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을 의미한다. 바꾸어 말하면 ‘아무리 미미한 선량이라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뜻한다.

확률적 효과란 한마디로 0.2Gy 이하의 낮은 방사선량에서 나타나는 생물학적 영향에 대한 방사선 방호 목적상의 가설이다. 낮은 방사선량이 얼마만큼 생물학적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하는 것이므로 실제 위험도와는 큰 차이가 있다.



낮은 방사선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는 ‘낮은 방사선은 오히려 신체에 유익할 수 있다’는 ‘호메시스(Hormesis·‘자극하다’는 뜻의 그리스어인 Hormaein에서 유래한 말) 이론’부터 일정 수준 이하에서는 영향이 없다는 ‘역치(탋値) 이론’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 방사선이 암과 유전적 효과에 끼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방사선과 관련한 여타 이상이나 질병은 대부분 역치를 갖고 있음이 분명해 더는 연구 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낮은 선량의 방사선이 암이나 유전적 효과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역학적 연구와 생물학적 기전을 밝혀보려는 연구가 펼쳐지고 있다.

방사선과 기형 연관성에 대해서 설명하기에 앞서 기형에 관한 일반적인 사실부터 살펴보자. 기형은 신체구조의 이상뿐만 아니라 기능 이상까지를 포함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신생아 100명당 15명 정도(3명은 주요 기형, 12명은 사소한 기형)에서 발생한다. 기형이 일어나는 원인은 유전자 이상(20%), 태아 감염(3%), 산모의 질환(4%), 약물(1%), 다인자성 즉 원인불명(72%) 등이다.

낮은 방사선과 기형 문제

우리나라는 선천성 기형이나 장애에 대한 국가 모니터링 체계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이다. 선천성 이상 발생률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긴 하나, 의료보험자료를 이용한 보건사회연구원과 다기관 공동연구 결과 2~3%의 기형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일부 대학기관에서는 5~6%까지 보고하는데, 이 차이는 선천성 기형의 다양함과 진단 방법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선천성 기형에 대한 감시체계가 작동되고 있는데, 이 국가들의 선천성 기형 발생률은 2~3%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한국의 기형 발생률은 미국, 유럽 등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방사선이 태아에게 끼치는 가장 큰 영향은 태아의 사망이다. 그 다음으로 기형과 발육 이상, 정신발달 지체 같은 ‘결정적 영향’을 나열할 수 있겠다. 사망은 수정란이 착상하기 전이나 착상한 직후, 다시 말해 세포 수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방사선에 의해 일부 세포가 사멸해 결과적으로 생존하지 못하고 유산되는 효과를 말한다. 동물 실험 결과 수정란에 0.1Gy 정도의 선량을 쬐어주면 유산이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태아는 수정 2~8주 사이에 기관이 형성되는데, 이때 기형을 유발하는 방사선의 역치 선량은 0.1Gy 정도로 판단되고 있다. 0.1Gy는 자연 방사선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방사선량이 워낙 적어, 과연 이 방사선 때문에 기형이 되는 것인지 특성화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어쨌든 방사선에 의한 기형은 자연적인 기형과 마찬가지로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임신 후기의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영향은 기형보다는 발육이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태아 때 원폭 피해를 본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집단을 비교한 조사에선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임신 후기의 방사선 피폭으로 중대한 발육이상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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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순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연구원장 kcsoon@khn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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