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호

‘투자 귀재’ 강방천의 차이나 펀드 전략

“1달러 920원대의 중국 투자는 ‘하늘이 준 기회’”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입력2007-02-06 1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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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할 종목은 중국 할인점에 다 있다
    • 중국 기업은 ‘구조조정 중’…1등 기업 주가에 주목하라
    • 환율, 非유통주 개혁으로 중국 투자 걸림돌 제거
    • 위안화 강세 땐 와인, 우유, 맥주 등 내수 소비재 기업 유망
    • 세금 따져보고 일임계약 하거나 펀드에 투자
    • 투자전략 쉬우면서도 설득력 강한 펀드 골라야
    ‘투자 귀재’ 강방천의 차이나 펀드 전략

    강방천 회장은 “우리 삶 속에 투자할 종목”이 있다고 주장한다.

    스스로 돈을 벌어본 사람의 의견은 일단 들어볼 만하다. 돈을 번 이유에 대한 명확한 분석, 생생한 경험, 그리고 자신감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돈을 벌려면 돈 번 사람 곁에 있어야 한다. 강방천(姜芳千·48) 에셋플러스투자자문 회장의 얘기는 이런 점에서 경청할 만하다. 그는 쌍용투자증권과 동부증권에서 펀드매니저로 활약하다가 1995년 회사를 떠났다. 동료들과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다가 1997년 금융위기 이후 종자돈 1억원을 모아 1년10개월 만에 혼자 힘으로 무려 156억원을 벌어들였다. 업계에선 그를 ‘투자의 귀재’라고 칭송했다.

    강 회장은 반짝하고 끝난 ‘조루성 투자자’가 아니다. 그가 운영하는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은 국민연금 운용수익률 1위에 올라 2005년과 2006년 국민연금 우수운용사로 선정됐다. 펀드매니저와 개인 투자자 시절, 그리고 5500억원을 운용하는 투자자문사 회장인 지금도 그는 변함없이 돈을 벌고 있다. 그는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그가 최근에 내놓은 책 ‘강방천과 함께하는 가치투자’엔 이런 구절이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사람들에게 생각을 많이 하라고 하면 ‘무슨 생각을 어떻게 하죠?’라고 되묻는다. 그럼 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하라’고 한다. 예를 들어 정부가 수도권에 주택을 신규 공급하겠다는 기사를 봤다고 치자. 그럼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공급이 많아지니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겠네. 주택을 많이 지으면 건설회사가 바빠지겠군. 건축자재 회사도 덩달아 좋아지겠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보자. ‘건설회사는 경쟁을 해야 하지만 도시가스 공급회사는 독점사업이니까 얼마나 좋을까.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불러주겠지.’ 여기서 생각을 멈추지 말고, 신도시를 살펴보면서 판교와 송파는 대한도시가스, 파주는 서울도시가스가 공급한다는 데까지 연결시켜야 한다.”



    요점은 ‘어디로 돈이 흘러들어갈까’를 상상해보라는 것. 실제 그는 1999년 홈쇼핑이 성행하면 택배업체가 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 한진 주식을 대거 매입해 100억원을 벌었다. 기사 한 줄을 읽고 또 읽으면서 돈의 흐름을 예상해보는 것이 그가 최종 투자종목을 찍는 노하우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그의 머릿속을 다 들여다봤다고 할 수 없다. 이런 논리적 추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터진다’는 확신을 갖고 실제로 그 종목을 사는 투자자는 극소수다. 자신의 추리가 맞는지 확신하지 못해 ‘액션’으로 옮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액션의 동력’을 얻기 위해 현장을 찾는다. 자주 가는 할인점에서 “요즘 뭐가 잘 팔리느냐” “왜 인기가 좋으냐”고 묻는다. 이렇듯 현장에서 확인한 정보는 자신에게 확신을 주고, 이 확신을 기반으로 투자종목을 선정해 주식을 매입한다. 강 회장은 삶에서 보고 느낀 것을 머릿속에 넣어두었다가 주식 매입으로 연결하는 ‘생활 투자자’인 것이다.

    “이건 혁명적인 변화!”

    한국에서 돈 잘 벌던 그가 최근 들어 중국 투자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강 회장이 중국에 관심을 가진 지는 꽤 오래됐다. 1999년 중국의 정보통신 단말기 회사 중흥통신과 합작투자 회사도 만들었고, 2004년엔 중국 상하이에 에셋플러스투자자문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중국어 공부도 오랫동안 했고, 생각날 때마다 중국의 구석구석을 여행했다. 관망하던 그가 중국 투자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 요즘에도 별 다른 목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중국을 다녀옵니까.

    “자주 가죠. 지금은 정기적으로 갑니다. 중국에 한중열린투자포럼을 만들었거든요. 포럼이 3개월마다 열려요. 중국 현지 증권회사 직원, 펀드매니저, 부동산 투자회사 임원 등과 만나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합니다. 1월말엔 중국의 모바일 시장을 예측하는 포럼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매번 느끼는 건데, 대단히 합리적인 사고를 합니다. 자기 시각이 분명하고, 장기적으로 예측하길 좋아합니다. 배울 점이 많아요.”

    ▼ 투자정보를 얻으려고 포럼을 만든 겁니까.

    “꼭 그런 것은 아니고요. 2∼3년 전부터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져봤어요. NHN이 뭐기에, 구글이 뭐기에 주가가 뛰는가, 이들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하는. 1990년대 초반 자본시장이 개방됐을 때는 기업의 EPS(주당순이익)나 PER(주가수익비율)만 알아도 투자에 성공했어요. 1990년대 말이 되면 회계학이 놓친 가치, 그러니까 회사의 브랜드나 경영자의 능력이 투자종목을 선정하는 기준이 됐죠. 그런데 NHN의 기업가치는 머릿속에 잘 잡히지 않았어요.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에 접속해 수많은 정보를 올리는 사람들은 사실 회사 재산이 아니잖아요. 회사가 소유하지 않고서도 가치를 창출한다면 이건 혁명적인 변화다, 이런 결론을 내렸죠.

    사실 세상엔 전지전능한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도 없어요. 뭔가 하나에는 정통한 친구들이 바글바글할 텐데 이들과 만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투자업계에 몸담지 않았을 뿐이지 우리가 일하는 곳을 궁금하게 생각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이들과 우리 펀드매니저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다면 서로 배울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6개월 과정으로 에셋플러스열린투자포럼을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이것의 중국판이 한중포럼이고요. 이를 통해 우리가 놓친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이것이 투자자문업계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엔진이 되도록 하고 싶어요. 네트워크를 만드는 능력이 기업의 핵심가치가 되는 시대예요.”

    할인점에 가는 이유

    ▼ 포럼의 운영 성과는 어떻습니까.

    “이제 만 1년 했는데, 서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와이브로(무선 휴대인터넷), UCC(자체 제작물), 고령화, 싱글족, 저출산, 환경, 바다이야기, 금리, 뛰는 집값, 논술이 지배할 세상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했어요. 단 직접적으로 투자종목을 언급하는 건 삼가고 있어요. 부담을 갖게 되면 대화를 자유롭게 할 수 없거든요. 포럼 수료자에겐 회사 입사할 때 혜택을 주고 있는데, 1기 수료생 한 명을 채용하기도 했죠.”

    ▼ 중국에 가면 늘 할인점이나 슈퍼마켓을 찾는다죠?

    “거기에 제가 찾는 투자종목이 다 들어있어요. 가면 늘 할인점 직원들에게 ‘요즘 뭐가 잘 팔리느냐, 잘 팔리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퍼붓죠. 신기한 건 중국 직원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정리된 답변을 해준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서 중국 인민의 생활 속에서 구매 동향을 파악하는 거죠.”

    ▼ 들은 것을 기록합니까.

    “그렇지는 않아요. 그냥 듣는 거죠. 할인점 방문이 왜 중요하냐면, 한정된 공간에 들어올 수 있는 상품은 소수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할인점엔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고 올라온 업종별 대표상품이 다 있잖아요. 할인점 직원들이 품질과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해서 상품을 들여왔을 것이고, 그중에서도 잘 팔리는 제품은 더 많이 가져다놨을 것이고…. 중국에서 1등하는 기업이 어딘지 한눈에 들어오죠.”

    ▼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투자종목 분석보고서에도 1등 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가 있을 텐데. 굳이 현장에서 확인하는 이유가 뭔가요.

    “물론 보고서에도 업종별 1등 기업들이 나열돼 있죠. 그런데 가서 확인하는 이유는 행동의 확신을 얻기 위해서예요. 잘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예전에 증권사 보고서에서 현대자동차나 태평양 모두 1등 기업이라고 분석해놓았지만 투자자 대부분은 사지 않았죠. 확신을 못하기 때문이에요. 현장에 가면 왜 1등하는 종목을 사야 하는지 확신을 얻게 됩니다. 따라서 투자종목에는 보고서에서도 1등, 시장에서도 확인한 1등들로 채워야 합니다.”

    ▼ 바보 같은 질문입니다만, 왜 1등하는 종목을 사야 합니까.

    “아주 좋은 질문이에요(웃음). 많은 투자자가 ‘시장 1등’이 왜 ‘주가 1등’이 되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자본주의에서 경기는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합니다. 불경기가 있고, 호경기가 있어요. 1등하는 기업을 사는 이유는 불경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불경기엔 경쟁력이 약한 기업부터 퇴출돼요. 이들이 사라질 때 1등 기업이 가장 많은 이익을 가져가죠.

    만일 불경기가 없고 계속 경쟁만 한다면 1등 기업은 매력이 없어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는 이익을 나눠 갖지, 어느 누가 과점하지는 못해요. 그런데 업계에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 때, 이때가 1등 기업엔 기회죠. 1997년 외환위기 때 1등 기업의 주가가 수십배 올랐잖아요. 그러니까 1등 기업은 장기적인 승자예요. 단기적으론 주가가 지지부진해도, 장기적으론 많이 오릅니다.”

    돈 버는 사람과 동행하라

    ▼ 지난해 에셋플러스투자자문에서 펴낸 ‘중국 상장기업 투자가이드’에 200개 기업을 소개했던데요. 회사 포트폴리오엔 몇 종목을 편입하고 있습니까.

    “40개 기업이 들어갑니다. 우유, 맥주, 라면, 와인 파는 회사도 있고, 철강 제조업체나 부동산 투자회사도 있어요.”

    ▼ 중국 투자도 1등 기업에만 하시겠죠?

    “중국의 실정으로 봤을 때, 중국시장에도 그 전략이 맞는다고 봐요. 현재 중국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어요. 그러자면 경쟁력 있는 기업이 등장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전자회사 하이얼 같은 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거죠. 이런 기업은 중국 정부가 밀어줍니다. 그래서 1등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어요. 중국의 생산량은 전세계 GDP에서 7%를 차지하는데 소비는 30∼40%가 넘어요. 철강, 석유, 석탄 등을 엄청나게 소비해서 그렇습니다. 생산은 7%에 불과한데 소비가 40%이니 이 차이만큼의 비효율이 존재하는 겁니다. 연간 1만대 이하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이 60개가 넘어요. 이런 업체들은 에너지를 낭비하며 환경오염만 유발합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어요. 알루미늄, 자동차, 시멘트, 석탄을 생산하는 기업에 생산량을 정해주고, 달성하지 못하면 구조조정을 하든 문을 닫든 하라는 거죠. 이렇게 되면 업계 1등에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겠죠.”

    ▼ 꽤 오래전부터 중국에 주목한 것으로 압니다.

    “돈을 벌려면 돈 잘 버는 사람, 기업, 국가와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중국 기업을 주목했어요. 1999년에 중국의 정보통신업체와 합작회사를 만든 적이 있어요. 중국이 75%의 지분을, 우리가 25%의 지분을 갖는 구조였는데, 이들과 거래하면서 많은 걸 느꼈어요. 주주총회 두 달 전부터 자료를 보내주고, 이사회 안건도 주면서 우리더러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지 물어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한국은 투자자에 대한 대접이 시원치 않았죠. 언젠가는 이 나라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중국 출장을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자본주의적이에요. 중국의 유명 호텔에 가면 전망 좋은 자리는 가격이 비싸요. 같은 식당에서도 룸이면 가격이 더 비싸고, 룸 중에서도 좋은 곳은 더 비싸죠. 골프연습장에 들른 적이 있는데, 주말과 평일 요금이 다르고, 평일도 오후 3시 이전과 이후가 달라요. 차이를 인정하는 게 자본주의 아닙니까. 수요와 공급에 따라 역동적으로 가격을 조정해야 더 잘하려고 노력하죠.”

    非유통주의 개혁

    ▼ 그럼에도 그동안 중국 투자를 망설인 것은 왜입니까.

    “4년 전만 해도 중국보다 한국시장이 더 좋았어요. 한국 기업은 PER이 7배에 불과했는데, 중국은 50배가 넘었으니까(주가수익비율 PER이 높으면 주가가 과대 포장돼 있다는 의미). 게다가 해외 투자는 환율이 중요한 변수예요. 위안화는 2005년 7월까지 미국 달러에 완전 연동돼 있었죠. 우리는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았고, 그렇다면 같이 움직이는 위안화도 약세라고 예상했어요. 약세 통화 구조에선 아무리 투자를 잘해도 환차손 때문에 손실이 커요(1000원=1달러였을 때, 1달러짜리 주식을 한 주 샀다고 치자. 그런데 달러 약세로 500원=1달러가 됐다면, 주식을 팔아 환전했을 때 500원만 손에 들어온다. 500원을 손해 본 셈이다-편집자).

    투자하지 않고 기다린 이유가 또 있어요. 중국 증시가 안고 있는 큰 문제는 비(非)유통주가 너무 많다는 겁니다. 중국에 상장된 종목 중 3분의 2가 비유통 주식이에요. 발행 주식 중 67%를 국가나 지방정부가 보유하고 이를 팔지 않는 겁니다. 3분의 1만 유통되니까 종목을 매입할 때는 가격을 올려서 사게 되고, 팔 때는 내려서 팔아야 해요. 불확실하니까 매력이 없죠. 인도와 브라질 주식이 엄청 올랐을 때 중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적게 오른 이유는 비유통 주식이 많아서 그래요.

    그리고 중국엔 1등 기업이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중국 1등 철강업체 바오산철강의 시장점유율은 12%에 불과하고, 중국 1등 맥주업체 칭다오맥주도 13%밖에 안 돼요. 아직 치열한 경쟁 중이란 얘기죠. 이런 상태에서 기업은 이익을 많이 낼 수 없어요. 1등 기업이지만 확신할 수 없다, 그렇다면 좀 더 기다리자 이렇게 된 겁니다.”

    ▼ 그런 걸림돌이 최근 들어 풀린 겁니까.

    “우선 2005년 7월 위안화 개혁이 시작되면서 미국 달러와 완전 연동되지 않게 됐어요. 달러가 약세여도 위안화가 오를 수 있다면 환차손 걱정은 더는 셈이죠. 그리고 비유통주의 개혁이 시작됩니다. 비유통주는 원래 중국이 1978년 개혁 개방을 부르짖으면서 국유기업을 민영화할 때 생겼어요. 정부자산을 현물 출자하면서 67%를 정부가 소유한 거죠. 2005년 중반부터 비유통주의 유동화 작업을 벌였고, 올해 모든 상장종목의 유동화 작업이 끝날 겁니다.”

    ‘현대차보다 도요타’

    ▼ 어떻게 유동화했습니까.

    “비유통주를 소유한 정부에 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대신, 대가를 지급하도록 했어요. A기업의 총 발행주식이 100주라고 쳐요. 이중 67주는 정부 소유고, 33주는 민간 소액 투자자 소유겠죠. 정부에 유통할 수 있는 권리(3년 뒤에 매각 가능)를 주고, 정부 지분 일부를 소액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겁니다. 신규 주식발행을 하지 않은 채 유통주식수를 늘린 겁니다. 주가도 안정시키면서 유통 주식도 늘려 주식투자의 걸림돌을 제거한 거죠. 현재 97%의 종목이 유동화 종목으로 지정됐어요. 거의 완료됐습니다.”

    ▼ 지난해부터 중국 증시가 뛴 것은 그런 개혁 조치 덕분이군요.

    “그렇죠. 중국 기업의 이익률은 계속 상승하는데, 여러 가지 걸림돌 때문에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어요. 막혔던 출구가 열리자 잠재수요가 폭발한 거죠. 일부 언론에선 올림픽 특수 때문이라고 분석하지만, 본질적인 분석은 아니에요. 지난해 우리가 편입한 중국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37%였어요. 같은 기간 한국의 대표적인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어요. 대조적이죠. 중국 기업의 이익률은 계속 오를 겁니다. 성장률이 증가하니까 인민이 잘살게 되고 구매율이 올라가는 거죠. 중앙 정부의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없는 기업이 도태되고, 투자의 걸림돌이 풀리면서 증시는 앞으로 더 뜰 것 같아요.”

    ▼ 언제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까.

    “그건 전세계 투자자들이 중국 관련 주식을 얼마나 편입시킬지에 달려 있어요. 얼마만큼 사야 균형점을 이룰까요? 중국의 증권거래소는 상하이, 선전 그리고 홍콩에 나뉘어 있는데, 이중 외국인이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주식은 상하이 B주, 선전 B주, 홍콩의 레드칩과 H주에 상장된 것들이죠. 이들의 총 시가총액은 1350조원이고, 이중 외국인이 살 수 있는 유통주식은 40%, 570조원어치예요. 중국 증시의 개혁 작업을 보고 외국인이 사기 시작했는데, 물량이 부족해요. 지금까지 신규 상장(IPO)이 중단돼 물량이 공급되지도 않았고요(강 회장은 올해 중반부터 신규 상장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거품 현상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너무 가파르게 오르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해요.”

    ▼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합니까.

    “대세 상승 중인데, 상승의 계기를 찾고 있어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식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데, 문제는 개별기업의 EPS 증가율이 미미합니다. 최근 4년 동안 환율이 무려 40%나 상승했어요. 반면 엔화는 약세였어요. 외국인이 현대자동차와 도요타를 놓고 어느 기업에 투자할까 고민한다면 도요타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요. 원화 강세여서 수출기업인 현대차는 힘들었고, 반면 도요타는 매우 좋았죠. 도요타의 2005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87%였으니까요. 또 원화 강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자 외국인은 지난해 한국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았어요. 이들은 환율절상 가능성이 높은 중국이나 일본으로 투자처를 옮길 겁니다. 당분간 한국시장은 외국인에게 외면당할 수 있어요.”

    “한국 종목은 비싸 보여요”

    ▼ 여러 요인으로 세계의 돈이 중국시장으로 몰리겠네요.

    “금융이 세계화하면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게 있어요. 이게 참 중요한 얘긴데, 증시 상승률을 자국 통화의 관점에서만 보면 중요한 포인트를 놓쳐요. 무슨 얘기냐 하면 2003년말부터 지난해 10월말까지 한국 코스피 지수와 홍콩 항생지수의 증가율을 비교하면 22.6%포인트 차이로 벌어져 있어요. 우리가 그만큼 더 올랐던 거죠. 그런데 달러로 환산한 증가율을 보면 이 차이는 69.8%포인트로 훨씬 더 벌어져요(원화 강세를 반영해서 그렇다). 이는 홍콩 항생지수가 그만큼 덜 올랐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외국인은 달러 대비 증감률을 확인해서 투자하기 때문에 중국시장이 더 매력이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요. 싸게 사려는 게 모든 투자자의 욕구 아니겠어요? 지금 한국의 종목들은 비싸 보여요.”

    ▼ 중국시장의 성장은 우리에게도 기회이겠습니다. 원화 강세일 때 중국에 투자하면 그만큼 싸게 사는 것 아닙니까.

    “1달러 920원대 해외투자는 무척 행복하죠. 한국의 자산 가치도 올라 있고, 우량한 중국 주식도 싸게 살 수 있으니까. 지금 중국 투자는 하늘이 준 기회예요.”

    ▼ 개인 투자자가 직접 중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습니까.

    “우선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겠죠. 우리가 펴낸 중국 상장기업 투자가이드에 나온 200개 기업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고요. 그런데 개인적으론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책자에 나온 정보만으로 확신을 갖고 투자하기는 힘들어요.”

    ▼ 차이나 펀드에 가입할 수도 있고 투자자문사와 일임계약을 맺을 수도 있는데, 어떤 게 더 유리할까요.

    “세금을 얼마나 낼 것이냐를 따져야 해요. 일임계약을 하면 얻은 수익 중 22%를 세금으로 냅니다. 해외에서 얻은 소득은 양도차익으로 보고 분리과세합니다. 그러나 펀드에서 얻은 이익은 배당이익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종합과세대상이 돼요. 기존의 근로소득, 사업소득, 이자소득과 합산돼 누진세를 물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수익의 16∼40%의 세금을 내야 해요.

    예를 들어 사업소득 10억원, 임대소득 20억원, 이자 및 배당소득 3000만원을 번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죠. 이 사람이 차이나 펀드에 1억원을 투자했는데, 2000만원을 벌었어요. 이자 및 배당소득 3000만원에 펀드에서 번 2000만원을 합하면 4000만원이 넘기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총 30억5000만원에 대한 세금을 물어야 하고, 누진세 적용을 받기 때문에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내게 돼요. 2000만원 벌려다가 몇 배의 세금을 더 내는 거죠. 이럴 경우 일임계약을 하면 종합과세 적용을 받지 않아요. 이런 걸 증권사 직원들이 알려줘야 하는데 간과하는 경우가 있을 거예요. 통상 투자금액이 1억원 이상이면 투자자문사와 일임계약을, 이하면 펀드를 추천하고 싶어요.”

    논리싸움에서 졌다

    ▼ 어떤 기준으로 펀드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일단 과거 실적을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부분 그렇게 말하는데, 사실 과거의 성적은 의미가 없어요. 2005년 1월 수익률이 제일 높았던 펀드가 그 해 말에는 꼴찌를 했어요. 실적은 돌고 도니까. 과거 수익을 냈던 투자전략이 미래에도 먹힐까요? 그건 따져봐야 해요. 그래서 회사의 투자전략을 보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어떤 종목을 편입하는지, 이유가 뭔지, 그 이유는 쉬우면서도 강력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 한국 투자자들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간 이유는 논리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이에요. 어떤 종목이 오르겠냐는 논리에서 이들에게 진 겁니다.”

    ▼ 올해 중국 투자 전략은 뭡니까.

    “내수 소비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위안화가 강세로 간다면 수출주보다는 내수주가 좋을 것이고, 내수주 중에서도 강력한 네트워크가 있으며 1등 하는 종목을 고를 겁니다. 하나 덧붙인다면 1등 하는 종목도 시장점유율에 따라 편입비율을 달리할 거예요. 1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1등 기업의 주식을 100원어치 산다면, 2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1등 기업의 주식은 200원어치 사는 식이죠.”

    ▼ 중국의 부동산 관련 주식은 어떨까요.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편입한 종목 중에 중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시행사가 있어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3%나 올랐어요.”

    ▼ 중국 투자에서 우려스러운 점은 없습니까.

    “너무 빨리 오를까봐 걱정돼요. 중국에서도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는데,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환율정책보다 금리정책을 택한다면 편입종목을 조정해야겠죠. 미국 경기도 걱정됩니다. 중국이 미국 때문에 먹고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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