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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진단 원천기술 개발한 천종윤 (주)씨젠 대표

“AI, SARS, 암 정복도 멀지 않았다”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유전자 진단 원천기술 개발한 천종윤 (주)씨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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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대표는 “시간과 장소, 연구자의 숙련도, 온도, 첨가되는 효소의 상태와 같은 외부적 조건에 관계없이 원하는 DNA만 증폭할 수 있게 됨으로써 실험, 진단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거의 99%까지 올라가고 비용과 시간은 대폭 줄었다”고 밝힌다. 진단의학계에서는 그의 신기술에 대해 “유전자를 연구하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첨단 원천기술이며 유전자 연구에 새로운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35개국 특허 출원

2002년 교수직을 그만둔 천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 국내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세계 35개국에 신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2004년 1월에는 세계적 바이오 기업인 시그마-알드리치사에 10년 동안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맺고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고 있다. 시그마사는 연 매출 12억달러의 시약(試藥) 생산 기업으로 씨젠의 원천기술을 이용해 유전자 탐색키트를 만들어 시판했다. 천 대표는 “다른 기업에도 로열티를 받고 넘길 수 있지만 원천기술 보호 차원에서 이를 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12월에는 미국의 VWR 인터내셔널사와 미국시장 공동 마케팅을 위한 계약을 체결해 미국 내 과학자들에게 신기술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2006년 5월에는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신제품(NEP) 인증을 받았다. 같은 해 7월에는 과학기술부로부터 제1회 신기술(NET) 인증마크를 획득했다.

씨젠은 이 기술을 이용해 각종 감염성 질환에 대한 세계 최초의 진단법을 개발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독점 기술이다보니 이 기술을 알게 된 진단 의학자는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씨젠은 이 기술을 알리기 위해 국내외에서 수백 차례의 기술 세미나를 열었고, 그 결과 국내외 논문 105편에 이 기술이 인용됐다. 과학 전문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에도 씨젠의 기술이 각각 5회, 1회 인용되는 성과를 얻었다.

천 대표는 감염성 질환 진단분야에서 감기 바이러스를 찾는 데 이 원천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그는 2005년 12월 12종의 호흡기 바이러스를 한 번의 유전자 증폭만으로 검사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로써 감기의 원인도 모르고 증상완화제만 투약하던 치료 관행에 일대 변화가 기대된다.

지금껏 감기 원인 바이러스를 찾아내려면 환자 1명당 수십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 진단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진단 결과가 나올 때쯤이면 감기가 저절로 수그러지거나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돼 있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 진단 키트 덕분에 간편하고 신속하게 감기 원인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원인이 밝혀지면 감기 치료는 쉽다. 감기를 일으킨 원인 바이러스를 죽이는 치료제를 투입하면 각종 증상은 바로 사라지므로 쓸데없는 약을 처방해 오남용할 우려도 없다.

새로운 감기 바이러스 진단법은 현재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독감 바이러스 감시 시스템 구축을 위한 표준방법으로 채택돼 사용되고 있다.

독점적 지배 기술의 위력

2005년 5월 천 대표는 신기술을 이용해 순천향대 박준수·김창진 교수팀, 국립보건연구원 정윤석 박사와 공동으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흡사한 증세를 보이는 메타뉴모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했다. 2001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발견된 이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는 사스와 동시 감염될 경우 사망률이 80∼90%에 이르러 세계 의학계가 주시해오던 병원체. 실제로 홍콩에서 발생한 사스 사망자를 조사한 결과 사스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자는 10%뿐이고 나머지는 메타뉴모 바이러스에 함께 감염된 경우였다.

천 대표의 신기술은 조류인플루엔자(AI) 진단에도 이용되고 있다. 천 대표는 2006년 5월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AI(H5N1) 진단제품 개발 및 AI 치료제인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진단 키트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 2005년 11월 이미 AI 진단 시제품을 자체 개발한 뒤 환자 바이러스 샘플을 못 구해 발을 구르던 그는 조류인플루엔자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옥스퍼드대 드용 박사를 알게 됐고, 드용 박사가 씨젠의 진단 키트를 이용해 AI 환자 샘플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효과가 검증되자 바로 계약이 이뤄졌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씨젠은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 등지에서 250여 차례의 기술 세미나를 개최했고,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국립암센터, 원자력병원, 수의과학검역원, 서울대 수의대 등 국내 유수 병원과 정부기관, 해외에서는 미국 보스턴 의대, 영국 옥스퍼드대 등 수십 개의 병원, 제약·시약업체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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