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호

길의 아들에게

  • 일러스트·박진영

    입력2007-02-07 1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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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의 아들에게
    넘어질 듯 뒤뚱뒤뚱

    안 넘어지고 되똥되똥

    걸음마 배우는 내 아들아

    발 디딘 곳 다 도착지이며

    그 다음 걸음은 다 출발점이란다



    한 번 갔던 길 가고 또 가면

    그 길에서는 잡풀이 올라오지 않아

    계속 길일 것이다

    많이 걷게 될 것이다 아들아

    걷다보면 성년이 되고

    걷다보면 노년이 되고

    네가 걸음 멈추면

    지구의 자전도 태양 주위 공전도

    멈추게 될 것이다 아들아

    멀리 보고 걸어야 한다 줄기차게

    너는 길의 아들이니까 말이다

    길의 아들에게
    이승하

    1960년 경북 김천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동 대학원 석·박사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現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저서: 시집 ‘뼈 아픈 별을 찾아서’ ‘인간의 마을에 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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