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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교정직 서기관 최효숙의 여감방 30년 체험기

“‘인생 막장’ 여인들에게 범죄는 ‘순결’ 같은 것”

  • 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첫 여성 교정직 서기관 최효숙의 여감방 30년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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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교정직 서기관 최효숙의 여감방 30년 체험기

1981년 수원교도소 근무 당시의 최효숙 서기관. 미용훈련을 받고 있는 여성 수용자와 청주여자교도소의 재소자 자녀를 위한 유아놀이방(맨위부터 차례로).

“눈물로 호소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자식과 함께 투쟁하는 부모도 적지 않았죠. 청주교도소 6급 교감으로 근무할 때 임수경씨가 수감돼 있었는데, 임씨의 어머니는 정말 대단했어요. 시위대를 몰고와 교도소 난입을 시도했죠. 당시 청주교도소는 남사동과 여사동이 한 울타리 안에 있었는데, 치마를 입은 시위대가 교도소 문과 담을 넘으려 하니 얼마나 난감했겠습니까. 경비교도대를 동원해 겨우 막았죠. 어머니는 딸을 만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뭘 보여주겠다’고 마음먹은 것 같았어요. 교도관들이 임씨의 모친을 정문 밖으로 끌어내면서 모친에게 팔을 물어뜯기기도 했죠.”

▼ 교도소 특성상 24시간 근무를 하겠죠?

“그렇습니다. 1990년 초반만 해도 여성 교도관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24시간 꼬박 근무하고 다음날 퇴근하는 2교대 체제였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교대’의 의미가 없을 때가 많았어요. 1977년, 첫 발령지인 성동구치소에 배치됐는데 그때 여성 재소자가 170여 명이고 여성 교도관 8∼9명이 교대로 근무했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요즘 성동구치소에선 27명의 교도관이 130명의 재소자를 맡고 있어요.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진 거죠.”

교정조직 독립이 소원

▼ 교도관이라는 직업이 여성에겐 더 힘들 것 같습니다.



“남자도 힘들죠. 징역살이와 다를 바 없거든요. 물론 여성, 특히 주부로선 참 힘든 직업입니다. 하루 걸러 한 번씩 집에 못 들어가잖아요. 아이들 키울 때 어려움이 많았죠. 주부 교도관을 위해서 교정시설마다 육아시설이 있어야 해요. 출근하면서 아이 맡기고 퇴근하면서 데려갈 수 있게. 지금은 청주여자교도소에만 있습니다.

임신했을 때는 정말 걱정스러웠어요. 태교(胎敎)가 마음에 걸린 거죠. 좋은 음악 듣고 좋은 생각만 해도 시원찮을 터에, 사람 죽이고 도둑질한 사람들과 24시간 같이 지내니까요. 사명감이 없었으면 진작에 그만뒀을 겁니다. 하지만 태교에 신경 쓰는 후배들에겐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교도관으로 하루하루 충실하게 일하면 되지, 나쁜 짓 한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고 나쁜 생각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다행히 요즘은 임신한 교도관을 배려해 재소자들과 접할 일이 적은 서무과나 총무과에 근무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교도관의 급여는 어느 정도일까. 7급을 기준으로 수당을 합친 5년차 월 수령액이 200만원, 10년차가 250만원, 20년차가 320만원, 30년차도 보너스가 없으면 350만원 수준이다. 야근수당은 직급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월 50만원 수준이다. 2∼3일에 하루는 24시간 근무를 하는 직업치곤 박봉이다. 경찰직은 경찰청으로, 소방직은 소방청으로 독립되어 있지만 교정직은 법무부 소속 일반 공무원이다. 다만 공안직군에 포함돼 일반 공무원보다 급여가 한 호봉 높게 책정되어 있다.

“우리는 제복을 입는 특수한 공무원인데도 일반직 공무원에 편입돼 있어 문제점이 많아요. 전문성을 보장받지 못하거든요. 평생 교정업무를 한다는 특수성을 인정받으면 좋겠어요. 교도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인식이 부족한 나머지 정부가 고위공무원단에 편입시킨 것 같아요. 4급 교도관은 소규모 교도소장을, 3급부터는 큰 단위의 교도소장을 하는데, 3급부터 고위공무원에 편입되기 때문에 다른 직종에서도 올 수 있습니다. 물론 공모를 통해서 우리도 다른 부처로 갈 수 있고요. 인재풀을 넓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발탁하겠다는 의도이겠지만 교도관들은 당혹해합니다. 우리는 다른 특수 행정을 맡고 있잖아요. 외청으로 독립하려고 꾸준히 시도해왔는데 일이 잘 안됩니다. 하루빨리 교정조직의 특성을 살려 독립하는 것이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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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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