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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국가청렴위원장 작심토로

“비리 정치인, 고위직 쉽게 풀어줘 부패척결 안 된다”

  • 김승훈 동아닷컴 기획취재팀 기자 huni@donga.com

정성진 국가청렴위원장 작심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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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결책은 없습니까.

“판결은 헌법상 독립된 기관인 사법부 소관입니다. 반부패관계관협의회에 법무부, 검찰,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경찰, 국세청 등 웬만한 사정기관은 다 참석하지만 사법부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희 위원회의 연구과제에는 양형(量形) 문제와 사면권 논쟁이 다 포함돼 있습니다. 각각 사법부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우리는 제도상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사회지도층의 도덕성 실추도 중요한 문제이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구조화한 부패 문화, 사회지도층의 그릇된 행태가 사회 전체의 윤리의식에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일부 사회지도층의 비뚤어진 행태 때문에 부패가 근절되지 않는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지난해 우리는 ‘클린웨이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정부 각 기관을 평가하는 시스템도 마련했습니다.”

‘클린웨이브(Clean wave)’는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반부패·청렴 수준을 높여 그 청렴 물결을 우리나라 전체로 확산하고자 하는 ‘투명성 촉진 서비스’다. 청렴위는 ‘클린웨이브’를 민간부문에까지 확산시켜 사회 전반에 반부패·청렴 운동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 부패사범에 대한 처벌이 어느 정도 강화돼야 한다고 보나요.

“일반 국민의 인식으로는 생계형 강도나 절도에 대한 양형은 굉장히 높죠. 징역 3년 혹은 5년 정도 떨어지니까. 반면 공무원이나 정치인은 거액의 뇌물을 받아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국민이 재판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겁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니 하는 말도 나오고요. 법원도 하루아침에 고치기는 어려울 겁니다. 비슷한 사건에 대해 지난해에는 집행유예로 내보냈는데, 올해 갑자기 실형을 선고하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 최근의 부패 유형에 특이한 점이 있습니까.

“지방정치권이 문제입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 때 신세진 사람의 부탁을 거절 못해 유무형의 특혜를 주는 경우가 자주 나타납니다. 공직 분야에서 먹고살기 위한 생계형 부패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민간기업과 사립학교의 회계 투명성 같은 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정치권이 바로 서면 사회 전반의 부패가 줄어들까요.

“당연하죠. 과거 대형 부패는 대부분 정치권력과 기업이 연관된 것이었죠. 그런데 정치관계 3법(法)이 개정되면서 정치인과 기업가의 부적절한 관계가 제도적으로 단절됐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개인 이름으로 후원금을 나눠서 주는 등의 탈법 현상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 정치자금은 국고에서 지원됩니다. 국민 부담이 굉장히 커진 거죠. 그런 만큼 정치 윤리 수준이 높아져야 하는데 아직 국민 기대에는 미치지 못해요.”

“대선 비리 또 터질 수 있다”

올해는 대선이 치러진다. 지금껏 금품 수수 사건으로 얼룩지지 않은 대선은 거의 없었다. 대선은 부패의 단절 측면에선 좋은 환경은 아니다.

▼ 대선과 관련한 정책은 있습니까.

“정치 상황에 따라 권력형 비리 사례가 또다시 나올 수 있고 공직 사회의 의지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부패·청렴 대책을 범국가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 정당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는 폐지돼야 합니다. 부패를 일으키는 제도적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 국제투명성기구(TI) 한국본부가 지난해 12월7일 발표한 ‘세계 부패 바로미터(GCB)’에 따르면 86%에 달하는 국민이 ‘정부의 반(反)부패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더군요.

“지금 국민은 현 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해 불신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성실하게 꾸준히 노력해온 부패청산 부분까지도 부정적으로 비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이는 객관적 지표와는 차이가 납니다. 베트남·우즈베키스탄·탄자니아·보츠와나·도미니카·세네갈 같은 나라는 부패가 제법 심한 나라인데도 정부의 부패청산 노력에 대한 국민 만족도가 높게 나옵니다. 같은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뇌물수수 비율이 이들 국가보다 훨씬 낮은 2%밖에 안 됩니다. 우리나라의 청렴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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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훈 동아닷컴 기획취재팀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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