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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진 부장판사의 직격 토로

“사법불신 초래한 대법원장, 의혹 해소 않고 버티면 탄핵해야”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정영진 부장판사의 직격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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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경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그는 2월28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법원 가족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법원 가족들 간의 화합, 유대라는 또 다른 소중한 가치를 위해 제 글들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며 그간 자신이 4회에 걸쳐 올린 글을 모두 삭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3월5일 ‘최재천 의원의 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또다시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려 논란의 불씨를 살렸다. 최 의원이 2월22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정영진 판사의 사법권력 더 겸손해져라’는 제목의 글에 대한 반론 형식이었다. 이 글에서 그는 “대법원장 관련 의혹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국회가 국정조사권을 발동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 비판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자신이 속한 조직의 수장을 이토록 과도하게 두들긴 정 부장판사는 어떤 사람인가. 전북 출신으로 서울 중동고, 고려대 법대를 나온 그는 1982년 사시 24회에 합격했지만 병역을 마치느라 동기보다 한 해 늦게 임관했다. 1986년 광주지법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해 지방법원과 서울 지역 법원을 두루 거친 다음 2005년 2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부임했다.

그가 맡았던 재판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린다 김 사건 재판. 2000년 6월 백두사업 과정에 실무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부장판사 시절엔 사학재단 비리를 고발한 교사의 성추행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해 화제가 됐다. 2005년 9월엔 “국내에 연고가 없는 외국업체가 해외에서 국내 저작권을 침해했더라도 재판관할권은 대한민국 법원에 있다”는 판결로 주목을 받았다.

그와 함께 임관한 사법연수원 15기는 최근 인사에서 8명이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이를 두고 법원 안팎에서는 정 부장판사의 대법원장 공격이 고법부장 승진 탈락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대법원장 면담하고 싶다”

▼ 법원 내부통신망에 네 차례 올린 글을 다 삭제한 후 새로 글을 올린 이유는 뭡니까.

“제가 글을 삭제한 건 코트넷에서 제 글로 법원 직원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진 걸 우려했기 때문이지, 저의 시각이 바뀌거나 주장을 철회해서가 아닙니다. 그래서 다시 올린 글에서는 제 글에 댓글을 달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대법원장으로부터는 아무 얘기도 듣지 못했나요.

“그러잖아도 만나뵈려고 여러 번 주변 사람을 통해 말씀드렸는데 전혀 응답이 없습니다.”

▼ 조직의 룰인가 보지요.

“취임 이후 실무자들까지 다 만나셨으면서, 왜 저는 안 만나려 하시는지…. 지지난 주 금요일에 법원 모 간부를 통해 대법원장 비서실장에게 면담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남들 눈을 피해 휴일에 만나고 싶다고. 그런데 기회를 안 주시네요. 아무런 연락이 없네요.”

▼ 지지하는 판사가 많지 않습니까.

“모르겠어요. 워낙 판사들이 얌전하고 말을 안 하니. 대법원의 권력이 점점 비대해지고 있어요.”

▼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후 더 비대해졌다는 말씀인가요.

“그런 면이 있습니다. 사법권 독립이란 판사의 재판에 대해 누구도 간섭하지 못함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용훈 대법원장은 취임 후 구체적인 사건 재판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대법원장의 권한은 결국 인사권인데, 그것이 재판에까지 영향을 끼칠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는 “과거엔 대법원장이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메시지를 던지는 일이 없었다”고 비판하면서도 “말씀 내용은 지지한다”고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 어떤 점에서 대법원장의 권력이 더 비대해졌다는 겁니까.

“전임 최종영 원장 시절 민사사건 재판의 신모델이라고 해서 효율적으로 재판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후 하루아침에 사라졌어요. 이 대법원장이 말한 구술주의나 공판중심주의만 부각되고요. 그런데 사실 구술주의나 공판중심주의는 이 대법원장이 처음 언급한 게 아니거든요. 예전부터 자주 얘기돼오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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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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