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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진 부장판사의 직격 토로

“사법불신 초래한 대법원장, 의혹 해소 않고 버티면 탄핵해야”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정영진 부장판사의 직격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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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진 부장판사의 직격 토로

세금 탈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용훈 대법원장이 1월4일 출근길에 대법원 청사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제도 면에서 (권력이) 더 강화된 건 아니고요?

“그건 아닙니다.”

▼ 고법부장 승진제도가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이 대법원장의 위법 행위를 지적하셨는데, 그건 전임자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렇죠. 예전에 문흥수 변호사가 부장판사 시절 그 문제를 제기해 헌법소원까지 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계속 시간을 끌며 결정을 내리지 않는 동안 문 판사가 옷을 벗게 됐고 결국 요건이 안 돼 취하했어요. 법에 없는 건 국민이 위임한 게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역대 대법원장이) 위법한 제도를 계속 운용해온 것은 대법원장 개인의 이해관계도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으로 판사들을 꼼짝 못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고법부장은 처음으로 승진의 의미를 갖는 자리입니다. 당연히 판사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죠. 그래서 어느 대법원장이든 그것을 놓기 어려운 겁니다. 그런데 그런 제도가 꼭 필요하다면 법을 바꿔야죠.”

“법관계급제 폐지해야”



현재 법관의 보수체계는 단일호봉제다. 최종영 전 대법원장 재직 중 마련된 이 법안에 따르면 판사는 보직에 상관없이 근속연수에 따라 1호봉에서 17호봉까지 단일화된 봉급을 받는다. 그렇지만 인사 때는 승진제가 엄연히 적용돼 법관계급화의 족쇄가 풀리지 않고 있다. 법관계급제의 주역으로 비판받는 것이 바로 승진의 첫 관문인 고법부장이다. 해마다 많은 판사가 고법부장에 승진하지 못해 법복을 벗는 게 현실이다. 고법부장 승진율은 평균 57%로 알려져 있다. 즉 동기 중 반수가량만 승진하고 나머지는 탈락하는 것이다.

▼ 판사들이 고법부장 승진제에 대해 불만이 큰가요.

“오랫동안 그런 체제에 길이 들어 있어선지 그저 그런가보다 하는 분위기입니다. 한편으로는 계급제가 매력도 있어요. 승진을 목표로 ‘열심히 해야지’ 하는 동기부여가 되니까요. 그런데 사법부에서 그렇게 하는 게 과연 옳은 걸까요. 그런 식으로 인사를 하면 소신 있는 재판을 하기 힘들다는 거죠. 그러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고. 예전에 긴급조치 재판을 할 때도 인사권으로 판사들을 일사불란하게 통제했거든요. 바로 그런 문제점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관계급제를 운용하지 않는 거죠.”

▼ 판사들 사이에 찬반양론이 있겠군요.

“의식이 없어 그럴 수도 있고요. 워낙 업무량이 많아 신문도 제대로 못 보니…. 하지만 정식으로 문제가 제기되면 법에 없는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대해 찬성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판사들이 정 부장판사의 주장에 얼마나 공감하는지는 알 수 없다. 진지하게 반응을 보인 사람은 부산지법 문형배(사시 28회) 부장판사뿐이다. 정 부장판사가 ‘석궁테러 관련-이용훈 대법원장의 거취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첫 글을 올린 2월20일 오후 당시 창원지법 소속이던 문형배 부장판사는 ‘정 부장님, 누구를 위하여 이런 글을 올렸습니까’라는 제목의 반박글을 올렸다.

문 부장판사는 이 글에서 “법원을 대표하는 대법원장을 비판할 때는 뚜렷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할 것”이라며 “정 부장님이 올린 글이 오히려 뚜렷한 근거 없이 법원을 비판하던 사람에게 구실을 하나 더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개탄했다.

▼ 문형배 부장판사는 “법관계급제가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의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냐고 따졌던데요.

“제 글의 취지는 이용훈 대법원장이 국민을 섬기는 법원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명확히 해명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 그럼에도 계속 해명을 하지 않아 국민이 불신한다면 퇴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스스로 퇴진하지 않으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판사는 헌법상 임기가 보장되니 그냥 물러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법적인 장치로 탄핵이 있어요. 그런데 탄핵하려면 사유가 있어야죠. 법을 위반한 사례. 그래서 고등법원 부장 승진인사를 거론한 겁니다. 문 부장은 제 글을 잘못 해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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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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