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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장우·박상규·차도균 ‘포다이나믹스’

따로 또 같이…절대화음에 실어온 40년 우정

  • 윤필립 在호주 시인 phillipsyd@naver.com

김준·장우·박상규·차도균 ‘포다이나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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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장우·박상규·차도균 ‘포다이나믹스’

공연이 열린 시드니 타운홀. 고풍스러운 석조건물로 특히 이곳의 파이프오르간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전기기타가 주축이 된 한국 최초의 그룹사운드 ‘키보이스’의 리드싱어 출신 차도균, 쟈니브라더스 출신의 김준, ‘코코브라더스’의 멤버였던 장우와 박상규가 의기투합해 만든 문자 그대로 다이내믹한 팀이다. 이들은 이미 솔로로서 입지를 굳힌 멤버들이 각자 활동하다가 필요할 때 만나서 공연하는 스타일의 ‘따로 또 같이’ 그룹이다.

차도균씨는 “38년 동안 포다이나믹스를 유지해온 비결이 거기에 있다”면서 “사람은 묶어놓으면 일탈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마련인데, 마음껏 솔로로 활동하다가 그리울 만하면 모이는 식이라 늘 새로운 느낌으로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무대에 오른 네 사람은 ‘오랜 세월 하나같이’ 등을 부르기 시작했다. 타운홀을 가득 메운 청중의 반응은 뜨거웠고 넷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맨 먼저 박상규가 단독무대에 섰다. 네 사람과 이번 공연에 동행한 임희숙, 채은옥을 포함한 일행 중에서 유일하게 시드니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이 박씨다. 그의 두 자녀가 시드니에서 유학한 것. 자식사랑이 유난한 박씨가 한 달에 한 번꼴로 시드니를 찾은 게 그를 ‘반(半) 한인동포’로 만들었다. 그는 노래뿐 아니라 재치있는 말솜씨로도 관객을 휘어잡았다.

‘따로 또 같이’ 어우러진 무대



게스트 싱어로 동행한 ‘빗물’의 가수 채은옥의 정감 어린 순서가 이어졌고, 차도균이 마이크를 넘겨받아 자신의 히트곡들을 불렀다. 그가 ‘정든 배’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철없는 아내’ 등을 부르자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이 일제히 따라 불렀다. 그 다음엔 예상치 못한 무대가 펼쳐졌다.

장우, 박상규, 김준이 무대에 나타나서 “레이 찰스가 시드니에 왔다”는 멘트를 날렸고, 검은 안경을 낀 차도균이 그랜드 피아노 뒤쪽에서 나타나 ‘I can’t stop loving you’를 열창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세 사람은 백 코러스가 돼서 진짜 레이 찰스의 무대를 방불케 했다. 바로 그 대목에서 공연 전날 장우씨가 호텔방 인터뷰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40년은커녕 10년도 이어가기 힘든 게 개성 강한 연예인들의 우정이다. 우린 그룹 활동 못지않게 솔로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필요한 사람에게 아낌없이 도움을 준다.”

‘영원히 마르지 않는 재즈의 샘’ 김준의 순서는 아주 특별했다. 그가 부르는 1960~70년대의 재즈 히트넘버들을 듣다보니 마치 그 시대의 뉴올리언스나 뉴욕 브로드웨이의 재즈카페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곧 한국에는 여름이 올 것”이라는 멘트와 함께 부른 ‘서머타임’은 재즈의 진수를 맛보게 했다. 그동안 필자가 들은 수십 개의 ‘서머타임’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이어지는 임희숙의 무대.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매너와 가슴을 파고드는 허스키 보이스에 청중은 흠뻑 빠져들었다. 한국 여자가수들 중에 저만한 가창력을 지닌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을 정도였다.

깊은 바다만큼이나 그윽한 음성의 주인공, 그러면서도 감미롭고 정감 어린 노래를 들려주는 장우의 순서는 감동 그 자체였다. 특히 자신의 피아노 반주로 들려준 가스펠은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정서적 울림이 컸다. 아일랜드 민요 ‘대니 보이’의 가사를 개사한 가스펠이었는데, 그 노래를 듣다보니 그가 왜 목사가 됐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공연의 대단원은 장우, 김준, 박상규, 차도균, 임희숙, 채은옥과 한인동포 청중이 어우러진 한바탕 축제마당이었다. 무대 앞쪽에 만들어놓은 임시 플로어에서 즉석 댄스파티가 열린 것. 이민생활의 고단함을 한방에 날려 보내는 ‘막춤’의 경연장이었다.

‘비움의 철학’으로 지켜온 우정

그러나 세상만사가 다 좋을 수는 없는 것일까. 아니면 타운홀의 뮤즈 여신이 시기한 것일까. 그날 공연에서 ‘옥의 티’처럼 오디오가 말썽을 피웠다. 요즘 세상에 그게 무슨 얘기냐고 할지 모르지만, 타운홀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

18세기 콜로니얼 풍으로 대형 홀을 짓다보니 천장이 엄청 높다. 거기에다 음을 흡수하는 목조건물이 아니고, 오히려 음을 반사하는 석조건물이다보니 앰프의 볼륨을 높이면 윙윙거리는 소리가 난다. 그날따라 정도가 좀 심했다. 해외공연의 특성상 공연자와 청중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걸 원만하게 진행할 수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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