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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디바 김추자 1981년 결혼 이후 최초 인터뷰

“난 은퇴하지 않았어요,‘공백기’가 길어졌을 뿐”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전설의 디바 김추자 1981년 결혼 이후 최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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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디바 김추자 1981년 결혼 이후 최초  인터뷰

1975년 대한극장 리사이틀 때의 김추자.

심장이 멎는 듯했다.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미리 질문지를 만들어놓았지만, 막상 기대하지도 않던 전화 통화가 이뤄지니 도통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공연히 시답지 않은 얘기 몇 마디 늘어놨다가 제꺽 전화를 끊어버리면 어떡하나. 비음이 약간 섞인 매혹적인 목소리, 당당하고 거침없는 말투는 옛 방송에서 듣던 김추자의 그것이 분명했다.

“나 인터뷰 안 해요. ‘신동아’하고만 인터뷰를 하면 오래전부터 몇 년씩 내게 연락해온 다른 기자들은 뭐가 되겠어요. 집 앞에 와서 쪽지 남기고, 꽃 보내고, 전화로 통사정을 하던 사람들인데, 너무 미안하잖아요. 괜히 적을 만들고 싶진 않아요. 좋은 소식 있으면 내가 최 기자에게 전화할게요. 그간 꾸준하게 활동했던 사람이면 이런 얘기 안 하겠지만, 여러 모로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고.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을 하면 나를 어떻게 볼까 아찔하기도 하고. 별다른 뜻이 있어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은 아니니까 잘 생각해주세요.”

▼ 근황만이라도 좀 들을 수 있을까요. 많은 팬이 궁금해하는데요.

“다른 기자들도 다 그렇게 이야기해요. 뭘 궁금해하는지 잘 알아요. 일과 사랑, 결혼, 아이, 인생 설계, 라이프스타일, 개인 철학…뭐 이런 것 아닙니까. 제목 몇 가지 보태지긴 하겠지만, 기자의 질문이란 게 다 비슷비슷하죠.”

기자들의 취재 생리까지 꿰차고 있었다. 그래도 계속 매달렸다.



▼ 제 정성이 부족하다는 말씀이군요. 한 일주일 쯤 집 앞에서 죽치고 기다리면 될까요?

“물세례밖에 더 맞겠어요? 요즘 날씨가 좀 더우니 쿨하긴 하겠네요, 하하.”

▼ 선생님 전화번호를 알아내느라, 또 통화 연결되기까지 정말 고생 너무 많이 했습니다.

“알고 있어요. 얼마나 고생했는지. 최 기자가 접촉한 곳들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제가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연락처를 가르쳐주지 말라고 했어요.”

▼ 어쨌든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언젠가 와인 한 잔 앞에 두고 친구처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눌 때가 있을 거예요. 그럴 나이도 됐고….”

▼ 부군인 박 교수께서 외부 노출을 말리십니까.

“우리 남편은 그렇게 옹졸한 사람이 아니에요. 처음 만났을 때는 제가 가수라는 사실조차 몰랐죠. 약혼한 뒤 ‘결혼을 미뤄도 좋으니 음악은 계속하라’고 할 만큼 스케일이 큰 남자죠.”

1970년대 미국 네브래스카 주에서 유학 중이던 박 교수는 1981년 가수 김추자와 처음 만났는데 그때까지도 그의 유명세를 모르고 있었다. 박 교수가 유학한 지역은 한국인이 거의 없는 곳이었다. 서로의 화끈함과 진지함에 반한 두 사람은 그해 비밀리에 약혼을 하고 명동성당에서 양측 가족들과 작곡가 신중현, 가수 박상규가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불후의 명곡 ‘님은 먼 곳에’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 그래서 무대를 떠난 후 그녀가 가장 애정을 쏟는 대상인 딸 소식부터 물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 얘기를 묻는데 딸깍 전화를 끊어버릴 엄마가 있겠는가. 예상대로였다.

“외대를 장학생으로 졸업하고 서울대에 학사 편입했어요. 거기에서도 장학생인데 요즘 교생실습을 나가 있어요. 참, 오늘 같이 밥 먹는 날이에요. 어려운 시험이 있다고 했는데 잘 치렀는지 몰라. 우린 금요일마다 운동을 같이 해요.”

딸과 따로 살고 있는 모양이다. 아닌 게아니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그의 집과 서울대는 꽤 먼 거리다. 일단 대화의 물꼬는 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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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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