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호

Guy, this, it… 사람을 가리키는 갖가지 표현

  • 이윤재 번역가, 칼럼니스트 yeeeyooon@hanmail.net

    입력2007-06-07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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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말과 영어의 다른 점을 이야기할 때 흔히 ‘우리 집(my home)’ ‘우리 엄마(my mom)’를 예로 든다. 그러나 영어도 I를 대신해 we를 쓰는 경우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전화 통화할 때는 나를 나(I)라 하지 않으며, it이 사람을 가리키는 문장도 흔하다. 어떤 경우에, 왜 그런지 살펴본다.
    Guy, this, it… 사람을 가리키는 갖가지 표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처음 통화한 2001년 1월25일(한국 시각), 김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부시 대통령은 전화기를 귀에서 뗐다. 송화구를 한 손으로 막고는 배석자인 프리처드에게 “Who does this guy think he is(이 사람, 자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말은 김 대통령이 북한의 실체를 자신만큼 모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시 국무부 대북 특사이던 프리처드는 클린턴 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국장(the Director of the National Security Council’s Asia Desk)을 지냈다. 프리처드는 “Bush’s attitude toward KDJ was, ‘Who is this naive, old guy?’(부시의 김대중에 대한 태도는 ‘이 순진한 늙은 친구는 누구야?’ 하는 식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사람, 자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를 Who does this guy think he is?라고 해야지 Does this guy think who he is?하고 하면 틀린 문장이다. 주절동사가 생각동사(think·believe·imagine·suppose·consider·guess)인 경우 의문사를 주절 앞에 둬야 한다. 그 이유는 이렇게 생각하면 명쾌해진다. ‘Do you know who he is(그가 누구인지 아느냐)?’에 대한 답은 ‘Yes, I do(응, 알아)’ 아니면 ‘No, I don’t(아니, 몰라)’이다. 그러나 ‘Who do you think he is(그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의 답은 ‘I think (that) he is Mr. Robert(로버트씨라고 생각한다)’이다. 후자의 답은 전자보다 구체적으로 서술된다. 후자의 who는 그 소속이 종속절이지만 문장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성격을 가지므로 종속절의 위치를 뛰어넘어 문장 맨 앞, 즉 주절 앞에 두는 것이다.

    단, 주절이 Can you guess(imagine /suppose)일 때는 주의를 요한다. ‘저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겠느냐?’를 영어로 하면 Can you guess who that man is?로 해야지 Who can you guess that man is?로 하면 틀린 문장이다.

    주절동사가 say나 tell인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1)‘Did he say what he wanted?’는 ‘그가 원하는 것을 말했느냐?’란 의미로 Yes나 No로 대답해야 한다. 반면, (2)‘What did he say he wanted?’는 ‘그가 원하는 것이 뭐라고 말했느냐?’란 의미로 원하는 대상을 답해야 한다. 즉 의미의 중심이 (1)은 말했는지 여부(Did he say)에 있고, (2)는 원하는 그것(What he wanted)에 있다.



    guy의 어원

    1603년에 즉위한 제임스(James) 1세는 청교도(Puritan)를 억압하는 동시에 로마 가톨릭(Roman Catholic)을 탄압해 성공회를 절대주의의 지주로 삼았다. 그러자 가톨릭은 국왕을 시해하려고 모의했다. 영국의회의 새로운 회기가 시작되는 1605년 11월5일을 거사일로 정하고 국왕 제임스 1세가 연설하는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을 폭파, 국왕과 의회의원을 모두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거사 전날 발각되고 말았다.

    웨스트민스터의 영국국회의사당은 ‘The Palace of Westminster’ ‘Westminster Palace’ ‘the Houses of Parliament’ 등으로 불리는 의회정치(parliamentarism)의 요람이다.

    이 사건을 화약음모사건(the Gunpowder Plot)이라고 하며, 영국군인 가이 포크스(Guy Fawkes)가 이 사건의 주동자였다. 11월4일 체포된 가이 포크스는 이듬해 처형됐다. 이날 이후로 영국에서는 해마다 11월5일이면 ‘Guy Fawkes Day’라고 해, 아이들이 괴상한 형태로 만든 가이 포크스상(像)을 끌고 다니다 밤이 되면 불태워버린다. 이날이 법정 공휴일은 아니지만, 이날 밤을 ‘Guy Fawkes Night’ ‘Bonfire Night(모닥불 밤)’ ‘Fireworks Night(불꽃놀이 밤)’라고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즐긴다.

    guy의 어원은 여기서 비롯됐다. 사람 이름이던 Guy가 ‘우습게 생긴 인형’ ‘웃음거리가 된 사람’ ‘괴상한 차림의 사람’ ‘기괴망측한 사람’을 의미하게 된 것. 미국 구어에서 guy는 ‘녀석’ 또는 ‘놈’이란 의미로 쓰이고, 동의어로는 fellow와 chap이 있다. He is a queer guy(그는 괴상한 녀석이다). He is a nice guy(그는 멋진 녀석이야). A new guy started at the office today(한 녀석이 오늘 사무실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I am in love with the perfect guy. We have been dating for three months and are so convinced were perfect for each other that we have announced plans to marry soon.(흠 잡을 곳이라곤 하나도 없는 남자와 사랑하고 있다. 3개월을 데이트한 후 서로가 천생배필이라는 확신이 생겨 곧 결혼하겠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Guys like her because she is elegant(남자들은 그 여자가 우아해서 좋아한다)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복수형 guys 혹은 you guys를 쓰면 ‘남녀 모두’를 의미한다. I need you guys today(너희들 둘이 필요해). Hi, (you) guys. How are you doing(너희들 잘 지내고 있니)? Please put your desks straight before you guys leave the classroom(교실에서 나가기 전에 너희들 책상을 정리해라).

    We 활용법-단수 개념 · 복수 개념

    우리말에서 ‘우리 집사람’이라 할 때 ‘우리’는 ‘나’를 의미한다. 흔히 ‘우리 집사람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데, ‘I’d like to introduce our wife to you’라고 하면 해괴한 뜻이 되니, 반드시 ‘I’d like to introduce my wife to you’라고 해야 한다.

    소유격과 관련한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Laugh and Learn(웃으면서 배워보시라)!

    The newly appointed priest was being briefed by the housekeeper on problems in the rectory that required immediate attention. “Your roof needs repair, Father.” she said, “Your water pressure is bad and your furnace is not working.” “Now Mrs. Kelly,” the priest allowed, “you’ve been here for five years and I only a few days. Why not say OUR roof and OUR furnace?” (새로 부임한 신부는 사제관의 여자 관리인에게서 급한 유의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신부님의 지붕은 수리를 해야 합니다. 수압도 낮고, 아궁이도 쓸 수가 없어요.” 그러자 신부가 말했다. “이봐요 켈리부인, 당신은 5년 동안 여기 있었고, 나는 여기 온 지 며칠밖에 안 돼요. 그러니 ‘우리’ 지붕 그리고 ‘우리’ 아궁이라고 말하면 좋겠어요.”)

    Several weeks later, when the priest was meeting with the bishop and several other priests, Mrs. Kelly burst into the office, terribly upset. “Father, Father” she blurted, “There’s a mouse in our room and it’s under our bed!!!!!!” 몇 주 뒤, 신부가 주교를 포함한 다른 여러 신부와 회의를 하고 있는데, 몹시 당황한 켈리부인이 느닷없이 들이닥쳤다. “신부님, 신부님, 우리 방에 쥐가 한 마리 들어와 우리 침대 밑으로 들어갔어요!!!!!!”

    We의 활용은 크게 둘, 복수 개념과 단수 개념으로 나뉜다. 복수용법에는 Pronoun We(대명사의 We)와 General Person We(일반인의 We)가 있다. 단수용법에는 Royal We(제왕의 We), Editorial We(논설의 We), Paternal We(아버지의 We)가 있다.

    ●Pronoun We(대명사의 We): 인칭대명사 I의 복수로 ‘우리(들)’ ‘저희(들)’란 의미다. We koreans are a sturdy lot(우리 한국인은 강인한 국민이다). In this block we all own our own houses(이 블록에서 우리는 모두 각자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 *‘a sturdy lot’은 ‘강인한 국민’이라는 종류를 나타내기 때문에 부정관사 a가 붙었다.

    ●General Person We(일반인의 We): 부정대명사이며 ‘우리’ ‘인간’ ‘사람’이란 의미다. We are not naturally bad(사람이 천성이 악한 것은 아니다). Life is half spent before we know what it is(우리가 인생이 무엇인지를 알기 전에 반이 지나가버린다).

    ‘겸손의 복수(複數)’

    ●Royal We(제왕의 We, I를 대신한 We): 군주가 자신을 칭하는 일인칭 대명사를 우리말에서는 ‘짐’ 또는 ‘과인(寡人)’이라 한다. 덕이 적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군주가 자기를 낮추어 칭하는 말이다. 영어에서는 군주(sovereign)가 자신을 칭할 때 ‘We’라 한다. 이를 ‘Royal We(제왕의 We)’ 또는 ‘Plural of Majesty(제왕의 복수)’라고 한다. 여기에서의 we는 I를 대신하는 단수다.

    나를 우리라고 표현한 것은 ‘군주가 지배하는 모든 백성의 의견 표현(the representing of the opinion of every person the sovereign rules)’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이는 권력(power)과 결속(solidarity)의 상관관계에서 비롯된 ‘화자의 문화(culture of speaker)’이며, 군주의 ‘신민에 대한 경의(deference)’다. 빅토리아 여왕(Queen Victoria)은 대화가 재미없거나 상스럽게 흐르면 ‘We are not amused(즐겁지가 않아요)’라고 말하곤 했다. 이럴 때 we는 좌중의 의견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1)We do not wear this crown without humility(짐이 이 왕관을 쓰고 있을 때는 언제나 겸손하다). (2)Sir, I am about to weep; but thinking that we are a queen…(경이여, 막 울려고 했소. 그러나 짐이 여왕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3)We have taken unto ourself such powers as may be necessary(짐은 필요한 만큼의 권력을 갖고 있다).

    위 세 문장에 쓰인 we는 모두 단수다. (1)은 this crown이, (2)는 a queen이 그것을 증명한다. (3)은 ourselves가 아니라 ourself로 받은 것에서 we가 단수임을 알 수 있다.

    Guy, this, it… 사람을 가리키는 갖가지 표현

    How are we feeling this morning(오늘 아침은 기분이 어때요)? 의사나 간호사는 환자에 대한 친밀감의 표시로 you를 대신해 we를 쓴다.

    ●Editorial We(논설의 We, I를 대신한 We): Plural of Modesty(겸손의 복수)라고도 한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논설위원(editorial writer), commentator(논평자), columnist(특약 기고가) 등이 I 대신 We를 쓰는 것은 개인적 견해(personal viewpoint)를 피하고 집합적 견해(collective viewpoint)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 경우의 재귀대명사는 ourself와 ourselves 두 가지를 병용한다. (1)as we have already reported(본보(本報)가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2)We cannot persuade oneself that the Government is in earnest on this point(우리는 정부가 이 점에 대해서 진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믿을 수 없다).

    복수형을 쓰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매체뿐 아니라 논평(commentary)에 공감하는 정당이나 시민단체를 대신하는 대변자(spokesman)를 자임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독자(reader)와 하나라는 일체감(solidarity)을 고취시켜 여론주도자(opinion leader)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상용편지(business letter)나 강연회에서도 단체나 회사를 대표해 we를 쓴다.

    Dear Mr. Robert: We value you as a customer and hope to meet your needs for years to come. We expect some very tough competition but we believe we have the products, the pricing and the promotional strategies to beat all comers. / Sincerely yours, / Kevin Smith / Production Department / Five-Star Electronics (저희 회사는 귀하를 고객으로 모시고 향후 수년간 귀하의 요구를 충족시키기를 기대합니다. 경쟁이 매우 치열하리라 예상되지만 제품, 가격 그리고 판매 촉진 정책 등에서 경쟁 상품들을 따돌릴 자신이 있습니다. 재배(再拜), / 케빈 스미스 / 생산부 / 오성전자)

    위 편지에서도 Kevin Smith는 단수 인물이지만 ‘I’라 하지 않고 ‘We’를 썼다.

    친밀감을 위해 You를 대신한 We

    ●Paternal We(아버지의 We, You를 대신한 We): Patronizing We(보호자의 We)라고도 한다. 아이나 환자에게 말할 때 격려, 위로, 애정, 동정, 친밀감을 나타내어 you라 하지 않고 we라 한다. 아버지와 아이, 교사와 학생, 의사와 환자 사이에 ‘우리’라고 말하면 부담을 줄여 상대를 존중하고 칭찬하는 부드러운 분위기(condescending and praising flavor)를 연출한다. ‘우리 강아지 자야지’를 영어로 하면 ‘It’s time we went to bed’이다. 여기서 ‘강아지’는 어린 자식이나 손자를 귀엽게 이르는 말이다. 억양(intonation)에 따라 상대를 나무라거나 빈정대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한다.

    [의사나 간호사가 환자에게] (1)Are we downhearted today(오늘은 기운이 없니)? (2)It’s time we took our medicine(자 약 먹을 시간이에요). (3)How are we feeling this morning(오늘 아침은 기분이 어때요)?

    [아버지가 아이를 나무랄 때] (1)Aren’t we looking cute(얘야, 예쁜 짓을 해야지)! (2)Aren’t we getting a little impudent(얘야, 건방 좀 작작 떨어)! (3)We know that’s naughty, don’t we(얘야, 그건 버릇없는 짓이라는 걸 몰라)?

    It이 인칭대명사(Personal Pronoun)로 사용되는 경우

    우리말에서 ‘그것’이 인칭대명사로 사용될 때는 (1)‘그 사람’을 낮잡아 칭하거나, (2) ‘그 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삼인칭 대명사다. 예를 들어 ‘그것들 참 기특하기도 하지’ 같은 표현이 그렇다. 영어의 it도 그런 식으로 쓰인다.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경우: What an impudent fellow it is(그놈 어찌나 뻔뻔스러운지)!

    ●사람의 성별이 분명치 않거나 이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I think it to be the writer(그 사람이 그 작가라고 생각한다). Youth does not mind where it sets its foot(젊음은 자신의 발을 어디에 두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젊은이는 무모하다).

    ●baby, child처럼 성별이 분명치 않거나 이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나의 딸아이가 첫 이가 났다’를 영어로 하면 ‘My baby has got her first tooth’다. 이처럼 성별이 분명치 않거나 이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에 it을 쓴다. A baby cries when it is hungry(갓난아이는 배고프면 운다). Mother took the baby and gave it suck(어머니는 갓난아이를 붙들고 젖을 먹였다). He cuddled the baby and it eventually stopped crying(그가 갓난아이를 껴안자 아이가 마침내 울음을 그쳤다).

    문 밖에 있는 사람은 it

    ●심중에 있거나 문제된 사람·물건·사건·행동 등을 지시하는 경우: ‘누구세요?’를 영어로 하면 상황에 따라 (1)Who are you(얼굴을 맞대고 이름이나 신분을 물을 때) (2)Who’s calling please(전화로 이름이나 신분을 물을 때) (3)Who’s there/ Who’s it(노크소리·발소리·벨소리 등을 듣고 이름이나 신분을 물을 때) 등으로 표현이 달라진다. 이중 (3)Who is it?은 ‘Who is it that is knocking at the door(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누구냐)?’에서 밑줄부분이 생략된 것이다. ‘누가 문을 두드리네. 아저씨가 오셨나보다. 네가 나가볼래?’를 영어로 하면, ‘Somebody is knocking on the door. I think it’s your uncle. Can you get the door?’다.

    A: There’s the doorbell(초인종이 울린다). B: It must be John(틀림없이 존일 거야).

    A: Who’s it(누구세요)? B: It’s me(나요).

    ‘It’s me’에서 me는 주어 It의 보어이므로 주격인 I를 써서 ‘It’s I’라고 해야 원칙이나, 일반대중이 It’s me를 많이 사용함에 따라 관용표현으로 굳어졌다.

    A: Who is it (knocking at the door)? B: It’s John and Vivian(존과 비비언이에요).

    It의 보어로 복수(John and Vivian)가 올 때도 있다.

    As the train was moving, he hurled himself at the first carriage he saw. It was a first-class carriage and in the corner sat a girl smoking a cigarette. “Why, it’s you Robert!” she said. “Sit down and talk.” Robert hesitated. “My ticket’s wrong color,” he said. “That doesn’t matter,” said Vivian kindly. “I’ll pay the difference for you.” (열차가 움직이자, 그는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칸에 몸을 실었다. 그것은 일등칸이었으며 한 아가씨가 구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어머나, 이거 너 로버트 아니야!” 그녀가 말했다. “앉아서 이야기 좀 해.” 로버트는 망설이다가 “내 차표는 색깔이 달라” 하고 말했다. 그러자 비비언이 “그까짓 것 상관없어. 내가 그 차액을 물어줄게” 하고 친절하게 말했다.)

    It is~ that 강조구문에서 It이 the man을 대신하는 인칭대명사로도 쓰인다. 강조되는 부분을 담아두는 ‘It is~that’ 구문에서 강조되는 부분이 사람일 경우 It은 the man을 대신하는 인칭대명사이고, that은 관계대명사다. (1)‘방금 들어온 사람은 나의 어머니였다’를 영어로 하면 ‘It was my mother that just went in.’ (2)프랑스의 왕 루이 14세의 말, ‘짐(朕)이 곧 국가다’를 영어로 하면 ‘It is I that am the state’다. ‘It is I that is the state’라고 하면 틀린 문장이다. It is ~ that 강조구문에서 that 이하의 동사는 강조되는 말에 일치시킨다.

    ‘리어왕(King Lear)’ 1막4장 227행 ‘Who is it that can tell me who I am(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는 ‘리어왕’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로 리어왕의 성격(personality)을 다루는 정신분석학적 비평(psychoanalytic criticism)에서 자주 언급된다.

    전화 통화에 쓰이는 인칭대명사

    일반 회화와 전화 통화는 차이가 있다. ‘당신 누구요?’를 일반 회화에서는 ‘who are you?’라고 하고, 전화 통화에서는 ‘who is calling please?’라고 한다. 단 ‘May I have your name, please?’는 어느 경우에나 다 사용할 수 있으며, 장난전화나 상대가 무례할 경우 ‘Who are you?’라고 할 수는 있다. ‘저는 아무개라고 합니다’를 일반 회화에서는 ‘I’m so-and-so’라고 하고, 전화 통화에서는 ‘This is so-and-so’라 한다.

    ‘존입니다. 누구시죠?’를 면전에서는 ‘I’m John. Who are you?’라고 하지만, 전화에서는 ‘This is John. Who is this?’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that은 멀리 있는 것, this는 가까운 것에 쓴다. 그런데 전화통화에서는 자신이나 상대방이나 모두 this라고 하는데 왜 그럴까? 전화 통화는 송화기(sender)와 수화기(receiver)로 한다. 송화기와 수화기의 거리는 한 뼘 정도밖에 안 된다. 즉 상대방이 전파를 타고 와서 자기 귓전에 있으니 상대방도 this인 것이다.

    물론 상대방을 지칭할 때 this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that을 사용한다. A: Is that Robert(로버트입니까)? B: Yes, speaking(예, 그렇습니다). 그러나 that을 쓰면 거리감이 생겨 서먹서먹한 감을 준다. 세계적으로 this를 쓰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A: Good afternoon. Jerry’s Supermarket(안녕하세요. 제리 슈퍼마켓입니다). B: Yes. This is Robert calling. I’d like to place an order and come by and pick it up this afternoon(예. 저는 로버트라고 하는데요. 주문해놓고 오후에 들러 찾으려고 하는데요).

    A: Isn’t this 403-1234(거기 403-1234번 아닌가요)? B: No. this is not(아닌데요).

    This를 대신해 it을 쓰기도 한다.

    A: Is this Tom(톰입니까)? B: No, it isn’t. It’s Robert(아니요, 전 톰이 아닌데요. 전 로버트입니다).

    You’re talking to him

    Guy, this, it… 사람을 가리키는 갖가지 표현

    전화 통화에선 I를 대신해 this나 it, she나 he를 쓰기 때문에 표현에 유의해야 한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자신이 통화하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나누는 대화를 보자.

    A: Robert? How are you? Robert. It’s me. Vivian(로버트? 잘 있었어? 로버트. 나야. 비비언.)

    B: Vivian? I don’t know anyone by the name of Vivian(비비언이라고요? 전 비비언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을 모르는데요).

    A: Oh, I’m sorry. I must have gotten the wrong number(오, 죄송합니다. 전화를 잘못 걸었나봅니다).

    ‘여기 그런 분 안 계시는데요’를 영어로 하면 There is no such person here (at this number)./ There is no one by that name here(=at this number). ‘전화번호는 맞습니다만, 여기 그런 분 안 계시는데요’를 영어로 하면 You have the correct number, but there’s no one here by that name.

    전화 받은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통화하는 경우.

    A: Hi! This is Robert speaking. I’m looking for Mr. James(안녕하세요. 전 로버트인데요. 제임스씨 계세요).

    B: This is he(접니다).

    전화 통화에서 상대방이 찾는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인 경우 ‘This is he’라고 한다. 이치를 따져보자. This is he를 직역하면 ‘이 사람이(제가) 그 사람입니다’이다. This가 3인칭 지시대명사이므로 보어(주격)도 3인칭 인칭대명사 he로 받은 것이다.

    This is Robert(he) speaking의 문장구조를 보자. ‘로버트니? - 응, 나야’를 영어로 하면 이렇다. Is this Robert? - (1) This is Robert(he). (2) This is speaking. (3) This is Robert(he) speaking. (4) Robert speaking. (5) Speaking. (6) You’re talking to him.

    이중 (1)과 (2)를 합친 (3)이 가장 흔히 쓰는 표현이다. (4)와 (5)는 생략형이다. (6)의 talking은 speaking과 거의 같은 뜻이지만 마음을 터놓은 경우에 쓰인다. Is this Robert?에서 this가 3인칭이므로 ‘You’re talking to me’라고 하지 않고, ‘him’이라고 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A: Hi. I’m looking for Mr. Robert(안녕하세요. 로버트씨를 찾고 있는데요). B: This is he speaking. How can I help you(접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A: Hi, Mr. Robert. This is James speaking(안녕하세요, 로버트씨. 제임스입니다). B: How are you, Mr. James? Sorry, I didn’t know it was you(안녕하세요, 제임스씨. 미안합니다, 당신인 줄 몰랐어요.) *상호간에 신분이 확인된 뒤로는 1인칭(I)과 2인칭(you)을 사용한다.

    A: Is this his wife? I am working with your husband with his company. He can reach me at the Intercontinental Hotel, Room 20. When is he expected home(사모님이십니까? 저는 회사에서 남편분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콘티넨탈호텔 20호실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언제 돌아오십니까)? B: I’m not sure when he’ll be back. But I’ll let him know you called(저도 확실히 모르겠지만 전화하셨다고 전해드릴게요).

    You’re a wrong number

    통화하고 싶은 사람을 찾는 표현을 보자. Hi. I’d like to speak with John(안녕하세요. 존과 통화하고 싶은데요). Hi. May I speak to John(안녕하세요. 존과 통화할 수 있을까요)? Hi. Is John available(안녕하세요. 존이랑 통화 가능한가요)? Hi. Is John home(안녕하세요. 존 있어요)?

    전화를 받은 사람이 전화를 건 상대가 누구인지 모를 경우를 보자. 우리말에서 ‘누구세요?’보다 ‘실례지만, 어느 분인지 여쭤봐도 될까요?’가 예의 바른 표현이듯, 영어도 마찬가지다.

    Who is this(it)?(직접적 표현) Who is this speaking?(직접적 표현) Who’s calling, please?(직접적 표현) Who am I speaking to?(간접적 표현) Who’s that on the phone?(간접적 표현) May I ask who’s calling?(공손한 표현)

    상대가 원하는 사람이 자리에 없을 경우를 보자. (1)He’s not available right now(죄송합니다만 지금 안 계십니다). (2)He can’t come to the phone right now(지금 당장은 전화받을 수 없습니다). (3)May I tell him(her) who’s calling(어느 분이라고 전해드릴까요)? (4)I’m afraid he’s unavailable at the moment. May I take a message(죄송합니다만 지금 안 계십니다. 메시지를 남기시겠습니까)?

    ‘끊지 말고 잠시만 기다리세요’를 영어로 하면 (1)(Will you) Hold on, please. (2)(Will you) Hold the line, please? (3)(Will you) Hang on, please. (4)Can I put[keep] you on hold? (5)I’ll have to put(keep) you on hold. (6)Wait a minute, please. (7)Just a minute, please. * (1)(Will you) Hold your telephone on your hand에서 밑줄 부분이 생략됐다. (3)에서 hang은 hold와 같은 의미다. hang up: 전화를 끊다.

    Guy, this, it… 사람을 가리키는 갖가지 표현
    이윤재

    1949년 전남 보성 출생

    중앙대 영문과 졸업

    현대건설 해외업무 담당

    중앙대, 숙명여대, 한양대, 동국대 강사

    現 한반도 영어공학연구원 원장


    ‘전화 잘못 거셨습니다’를 영어로 하면 (1)You (must) have the wrong number. (2)You (must) have dialed(rung) the wrong number. (3)You (must) have misdialed.

    ‘(제가) 전화 잘못 걸었습니다’를 영어로 하면 (1)You are a wrong number. (2)I am sorry to bother you. (3)I (must) have the wrong number. (4)I (must) have dialed(rung) the wrong number. (5)I (must) have misdialed.

    상대방이 찾는 물건을 내어주면서 ‘Here you are(여기 있습니다)!’라고 하는데 여기서 you가 ‘what you want(당신이 원하는 것)’를 의미하듯, You are a wrong number에서 you는 ‘당신이 받은 전화’라는 의미다. wrong number앞에 (1)의 경우는 부정관사 a를 붙이나 (3)(4)의 경우는 정관사 the를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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