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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제약사 ‘부채표’ 동화약품의 대약진

잇따라 터진 신기술 대박, 한국 1호 ‘신약 블록버스터’ 신호탄?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 이윤진 건강전문 프리랜서 nestra@naver.com

최장수 제약사 ‘부채표’ 동화약품의 대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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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채표 활명수’와 ‘후시딘’으로 잘 알려진 동화약품이 최근 신약 물질 해외 특허 취득과 기술 수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국내 최초의 블록버스터 제약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무려 5000억원에 기술 수출된 골다공증 치료 신물질 ‘DW1350’, 간암에 이어 다른 암에서도 치료효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는 밀리칸주, 525억원에 기술 수출된 퀴놀린계 항균제 ‘DW224a’…. 국내 증시 상장 1호이자 최장수 제약사인 동화약품은 그 명성을 전세계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인가.
최장수 제약사 ‘부채표’ 동화약품의 대약진

동화제약의 치료신물질 ‘DW 1350’ (위)과 DW224a의 기술 수출 계약 조인식.

영화에만 ‘블록버스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제약업계에도 블록버스터가 있다. 제작비 규모를 기준으로 블록버스터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영화와는 달리, 제약업계에선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신약’을 블록버스터라 일컫는다. 영화는 투자비를 기준으로 블록버스터를 선정하지만 제약은 매출을 기준으로 한다는 면에서 그 기준이 더 엄격하고 명확하다.

세계 제약시장에서 블록버스터 보유 여부는 초일류 제약사를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 국내 상위 7개 제약업체의 연 매출 평균이 3000억원을 조금 웃도는 현실에서 단일 약품으로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낸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꿈은 현실이 되고 있다. 제약업계 국내 증시 상장 1호이자 최장수 제약사인 동화약품공업(주)이 개발한 신약 물질이 예정대로 제품화에 성공할 경우 국내 최초의 블록버스터 약품이 탄생하게 되는 것. 이는 곧 초일류 제약회사의 출현을 의미하며 전통의 ‘부채표’가 전세계의 상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블록버스터 예비후보 1순위의 주인공은 지난 5월 호주에서 특허를 취득한 골다공증 치료제 ‘DW1350’이다. 동화약품은 DW1350 및 그 후속물질에 대해 P·GP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금을 포함한 기술 수출료가 5억1100만달러(약 4701억원)로, 110년 한국 제약 사상 최대 규모의 신약기술 수출 건으로 꼽히고 있다.

P·GP는 국내 소비자에게도 잘 알려진 P·G(Procter · Gamble Company)의 제약산업 분야를 전담하는 회사로, 현재 연간 매출액이 20억달러에 달하는 골다공증 치료제 ‘악토넬(Actonel)’을 판매하고 있다. 매출 규모만 150억달러에 달하는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은 그 막대한 시장 규모 때문에 세계 초일류 제약회사들이 사활을 걸고 집중 공략하는 핵심 경쟁 분야다. 인간 수명의 지속적인 증가로 해마다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 중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DW1350이 이루어낼 매출 규모는 악토넬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다공증 치료 신기원

DW1350에 대해 이처럼 파격적 평가가 쏟아지는 까닭은 기존의 골다공증 치료제와 완전하게 차별화를 꾀한 동화약품의 신기술 때문이다.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은 이미 많은 다국적 제약회사가 여러 제품을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동화약품의 DW1350은 뼈 조직을 파괴하는 세포 활동을 억제하는 동시에 뼈 조직을 만드는 세포 활동도 촉진하는 ‘이중 기전’을 가지고 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다.

동화약품 중앙연구소장 유제만 박사는 “지금껏 나온 치료제의 대부분은 뼈 조직 파괴 억제, 뼈 조직 생성 촉진 둘 중 어느 하나에만 약 효능이 집중된다. 양쪽 기능을 모두 가진 약물은 음식물과 합쳐지면 약 효과가 사라지는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DW1350은 이런 단점을 모두 극복하고 두 가지 효능을 동시에 가진 치료제란 점에서 출시만 되면 시장 지배 가능성은 거의 100%라고 볼 수 있다”고 자신한다.

뼈 조직은 정지된 조직 같지만 파골세포에 의해 노후된 세포가 제거되면서 그 빈 자리를 다시 조골세포가 채우는 과정을 통해 건강한 조직으로 유지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거나 폐경기같이 신체 균형에 문제가 생기는 시기가 되면 파골세포에 의한 골 흡수는 활성화하는 반면 조골세포에 의한 신규 골조직의 생성이 억제되면서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현재 골다공증 치료제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약물은 연 32억달러 어치가 팔리는 머크(Merck)사의 ‘포사맥스(Fosamax)’. 이 제품은 뼈 조직을 파괴, 흡수하는 파골세포의 골 흡수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조골세포의 골 형성을 촉진하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어 진정한 의미에서의 골다공증 치료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골 형성을 촉진하는 약품들이 개발되기도 했다. 연 매출 6억달러 규모의 ‘포르테오(Forteo)’가 그 대표적 약품인데, 파골세포의 골 흡수는 막지 못하고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를 자극하는 기전만 가지고 있다. 결국 두 치료제 모두 골다공증 치료에 관해서는 ‘반쪽 약효’를 가졌다는 한계를 안고 있는 셈이다.

동화약품이 DW1350 개발에 주력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골 흡수 방지와 골 형성 촉진효과를 동시에 갖는 신약개발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DW1350 외에도 이 두 가지 효능을 모두 갖춘 치료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치료제는 천연 광물(스트론튬 라넬레이트)인 까닭에 음식물과 상호작용할 경우 약효가 떨어지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결국 이 광물 약품은 상용화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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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 이윤진 건강전문 프리랜서 nest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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