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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의 불’ 내신 어떻게 할 것인가

‘대입’ 성형 부작용 심각… 학력차 까놓고 대수술 해야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발등의 불’ 내신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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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신 등급제 시뮬레이션 결과, K법대 신입생 62% 탈락

● “일반고 1학년 아들이 내신 비중 높이는 것 안 좋아해”

● 6월 모의평가 3개 영역 1등급, 서울지역 외고 40%, 일반고 2%

● “대학들, 반영률 높이되 등급 간 차이 줄여 특목고생 이탈 막을 것”

● 전 교육혁신위원 “2008 대입제도는 정치 의도 개입돼 실패”

● “내신 비중 높인다고 학원 안 끊어…내신에 맞는 학원으로 바꾼다”

● “공교육 정상화하려면 학교 간, 교사 간 경쟁 이뤄져야”

● 美 교육법 “학교, 교사, 주 정부가 학교생활·성적 책임져야”


‘발등의 불’ 내신 어떻게 할 것인가
6월초, 일부 사립대가 2008학년도 입시에서 내신 1등급부터 3, 4등급까지 모두 만점 처리하려고 한다는 내용이 TV 뉴스에 보도되면서 시작된 이른바 ‘내신 파동’이 한 달여 만에 잠잠해졌다. 그러나 그야말로 잠잠해졌을 뿐,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기에 고질병이 언제 다시 도질지 모른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전망이다. 교육부와 대학이 근본적인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지 않고 다만 여론을 의식해 목소리를 낮춘 상황이라, 어느 한쪽에서 뻗대거나 으르렁대면 다시 학생을 볼모로 한 갈등국면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

교육계의 이런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7월6일, “내신 반영비율을 올해는 가급적 최소 30%, 향후 3∼4년 이내에 50%로 확대”할 것을 당부했다. 7월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이장무 서울대 총장)와 “학생부 반영비율은 사회가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대학이 알아서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고 합의한 데 이은 구체적 요구다. 그러나 ‘내신 무력화’를 시도했다고 비난받은 서울 상위권 대학들은 당초 50%에서 ‘한참 양보한’ 교육부의 30% 지침마저도 따르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음은 서울 S대 입학처장의 얘기다.

“서울 상위권 대학들의 지난해 내신 실질반영률이 5% 안팎이었다. 6%, 7%, 8% 하는 식으로 반영률을 높여야지, 갑자기 몇 배 높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07학년도 신입생 내신에 등급제를 적용해보니 대학마다 적게는 17%, 많게는 62%까지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 등급제의 맹점 때문이다. 예를 들어 A학생은 영어 석차 1%, 수학 석차 5%이고, B학생은 영어 4%, 수학 4%라고 했을 때, A학생은 평균 3%, B학생은 평균 4%다. 하지만 내신등급제를 적용하면, A는 영어 1등급, 수학 2등급으로 평균 1.5등급이고, B는 영어와 수학 모두 1등급이다.

대학들은 등급제의 이런 한계를 보완해가면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할 방법을 모색해왔다. 무조건 내신 반영률을 높이라는 건 억지다. 대통령은 아무나 대충 뽑아서 잘 가르치면 되지 않냐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인풋(input)이 좋으면 아웃풋(output)도 좋게 마련이다. 각 대학이 여러 방법으로 시물레이션을 해보고, 우수한 학생을 가능한 한 놓치지 않는 선에서 내신 반영률을 정할 것이다.”

“정시에선 수능이 당락 결정”

7월11일 서울 노원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 합동 입시설명회에서도 각 대학 입학 담당자들이 공공연하게 내신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내신 실질반영률은 8월 중순쯤 결정된다. 지난해에 비해 조금 높아질 수 있지만 큰 폭으로 확대되지는 않는다. 수시에서는 논술, 정시에서는 수능이 당락을 결정한다.”(서강대)

“올해 입시에서는 전체적으로 수능 성적이 좋으면 상당히 많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수능 전 영역 1등급을 받으면 연세대는 무조건 합격이다.”

“딱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논술을 잘하든지, 면접을 잘하든지, 수능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중앙대)

“내신 등급으로는 학생의 우열을 정확히 가려낼 수 없다. 남은 시간을 수능에 더 많이 할애하는 게 유리하다. 학생부와 논술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넘지 못하면 합격은 불가능하다. 대학에서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 손해 보도록 할 수 없다.”(성균관대)

대학들의 이런 경향에 대해 학부모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두 아이를 각기 일반고와 특목고에 보낸 김모(45·서울 양천구 신정동)씨의 요즘 심경은 우산장수와 부채장수 아들을 둔 엄마 마음과 똑같다.

“첫째는 일반고 3학년이고 둘째는 외고 1학년이라,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 입시가 코앞인 첫애가 ‘1등급과 4등급을 똑같이 취급하는 건 특목고 때문’이라고 볼멘소리를 하는데, 마냥 편들어줄 수도 없다. 외고에서 공부시키는 것 보면 일반고와 확실히 다르긴 하다. 하지만 일반고라도 1등급을 받으려면 꽤 노력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고에 다니는 아들을 둔 이수정(42·서울시 구로구 구로동)씨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판단이 안 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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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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