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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양 대선 드라마’ 3色 전망

‘관리’로 선회한 워싱턴, 자신감 넘치는南, 저울질하는 北

  • 남성욱 고려대 교수·북한학 namsung@korea.ac.kr

‘서울-평양 대선 드라마’ 3色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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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2·13합의의 1단계 조치인 영변 핵시설의 폐쇄 봉인이 완성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원들이 북한을 방문, 2단계 조치인 불능화(disablement)를 위한 기술적 논의에 착수한다. 서울에서는 급속하게 평화 분위기가 고조된다. 2007년 가을 어느날, 판문점 인근 도라산역.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모인다. 4개국 정상은 전세계를 향해 ‘세기의 선언’을 한다. 6·25전쟁의 국제법적인 종전(終戰)과 평화체제(peace regime) 구축시동 선언이다. “1953년 7월27일 휴전선언을 한 이래 54년 동안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었다. 이제 참전 당사국들과 이해 당사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끝났음을 선언하고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로 합의했다. 평화협정을 위한 구체적인 사안은 6자회담 틀 안에서 4개국 외무장관이 모여 논의하게 될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실현 가능한 가상 시나리오다. 그러나 이러한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예측은 필자만의 것이 아니다. 가장 핵심적으로는 미국의 북핵 정책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한국의 정치권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될 것이다. 평화협정 체결을 목표로 한 평화 프로세스에 참여할 것인가. ‘이미 만들어진 핵무기에 대한 언급이나 해결책 없이 평화협정은 곤란하다’는 논리는 “그렇다면 전쟁을 하자는 얘기냐”는 반박에 부딪힌다. 섣불리 찬성하고 나서면 “과거의 대북 강경정책부터 사과하고 참여하라”는 반응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보수가 습관적인 냉전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 남북 문제가 2007년 대선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상황은 언제 누구로부터 왜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서울-평양 대선 드라마’ 3色 전망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6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임기가 거의 바닥난 11월경이라도 정상회담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1~2월에만 하더라도 지배적이던 ‘그게 가능하겠는가?’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잘하면 될 수 있겠다’는 미묘한 낙관론으로 변화하는 분위기다. 외교안보 참모들은 단호한 부인에서 “가능성의 하나”라며 사태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정상회담 관련보도에 대해 “있지도 않은 사실을 허위로 보도한다”던 대통령의 노기는 3월 들어 흐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근 최고위급 정보기관장을 만난 관계자는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강한 부정’을 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해석하기 따라서는 기정사실로 여기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는 것. 남북정상회담 전도사역을 자임하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연일 정상회담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고, 여기에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변화의 모멘텀을 지피고 있다.

이 전 총리는 3월 방북하고 돌아와 청와대를 방문, 노 대통령에게 한 시간가량 방북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당시 보고의 골자는 이 전 총리가 최승철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핫라인’을 구축했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 부위원장은 2006년 8월 림동옥 통일전선부장 사망 이후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남측에서 온 고위급 인사들도 그를 통해서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실세다. 이후 범(汎)여권 인사들의 방북 러시가 줄기차게 이어졌다.

5월 이후 변화는 더욱 뚜렷해졌다. 남북정상회담보다는 남·북·미·중의 4자회담이 뉴스에 빈번하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5월10일 미국을 방문했다. 오는 9월 열리는 APEC(아태경제협력체) 회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청해 4개국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구상을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7월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4자 정상회담과 연계해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준비 중”이라며 “시기는 확실치 않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장애가 없다면 금년 중에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지금 4자회담과 더불어 남북정상회담 의제를 준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정전(停戰)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문제, 북방한계선(NLL) 문제, 군축·군비 문제 등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를 드렸고, 대통령도 안보실장 등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것은 4자 정상회담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됨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이 먼저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에 걸쳐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이화여대 석좌교수. 그는 4월25일 광주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 주최 토론회에서 “북미가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마저 주도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비현실적”이라며 “4국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전 총리와 문정인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 등이 제기하고 있는 ‘4자 정상회담 우선추진론’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도 4월24일 경실련통일협회 주최 강연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은 남북이 주체가 되고, 미국과 중국이 보증하고, 유엔이 추인하는 ‘2+2+유엔’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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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 고려대 교수·북한학 namsung@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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