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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상전’, 영부인 열전

육영수 여자관계 뒷조사, 이순자·김옥숙 ‘베갯머리 송사’ 달인, 이희호 막강 인사(人事) 파워

  •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대통령 상전’, 영부인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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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비서관 해고한 프란체스카
  • ‘박통과의 관계’로 육영수에게 혼쭐난 연예인들
  • 전두환은 이순자의 ‘대변인’?
  • 박철언의 든든한 버팀목 김옥숙
  • 남편 넥타이 고른 코디네이터 면박 준 이희호
‘대통령 상전’, 영부인 열전

1998년 7월31일 전·현직 대통령 부부 청와대 만찬에 참석한 손명순, 이순자, 이희호, 김옥숙 여사(왼쪽부터).

“내일부터 경무대(현 청와대)에 출근하지 마세요.”

경무대 초대 정치비서관 박용만(朴容萬)씨는 이승만(李承晩·1875~1965) 대통령 집권 초기 난데없이 프란체스카(1900~92) 여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 박씨는 대통령을 찾았다. 박씨와 마주앉은 대통령은 “나는 그런 인사발령을 낸 적이 없다”며 경무대에서 계속 근무하라고 지시했다. 아내의 황당한 돌발행동에 적잖이 화가 난 대통령은 박씨에게 “결혼은 했느냐”고 물었다. 박씨가 고개를 가로젓자 대통령이 말을 이었다.

“자네, 결혼하면 알게 될 걸세. 저 사람은 내 마누라야. 저 사람이 하려는 일을 못하게 막으면 내가 견딜 수가 없어. 만약 말을 안 들어주면 나를 조르고 싸움하고. 저 사람이 부탁하는 일은 나도 어쩔 수 없어. 안 그러면 내가 정말 괴로워서 못 사니까.”

프란체스카 여사와 박씨는 평소 대통령의 일정 문제 등으로 갈등이 심했고 이를 참지 못한 프란체스카 여사가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한 것이다.

경무대에서는 한밤중에 종종 큰소리가 오갔다. 프란체스카 여사의 지나친 간섭 탓에 부부싸움이 벌어졌던 것이다. 대통령은 화가 나면 우리말로 큰소리를 질렀고 손에 잡히는 대로 물건을 집어던졌다고 한다. 박살난 물건 중에는 국보급 보물도 몇 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때마다 프란체스카 여사는 침대에 엎드려 눈물을 펑펑 쏟았다. 대통령은 프란체스카의 언행이나 부탁이 신경에 거슬리면 역정을 내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들어주기도 했다.

프란체스카 여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남편의 건강이었다. 그의 염려는 병적인 수준에 가까웠다. 그는 남편의 건강을 염려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기울였다. 비서진과 자주 마찰을 빚은 것도 지독한 건강 챙기기가 원인이었다.

경무대 주방장은 종종 북엇국을 끓였다. 대통령이 퍽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란체스카 여사는 북어 머리와 껍질로 만든 북엇국을 보고 “개밥으로 주면 좋겠다”며 못마땅해했다. 그뿐이 아니다. 자신이 곰국을 먹고 체하자 대통령에게 곰국은 절대 주지 못하도록 해 경무대에서 곰국이 자취를 감췄다.

대통령 일정 먼저 검토

프란체스카 여사는 누군가 대통령에게 직언을 해 남편의 기분이 상하거나 심사가 불편해지면 가만있지 않았다. 대통령에게 누가, 왜,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따져 묻고 급기야 남편의 건강에 해를 끼친 당사자를 매장시켰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프란체스카 여사가 인사와 국정에 깊이 관여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대통령께서 낮잠을 주무셔야 할 시간입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해 장관 등이 대통령을 만나 긴요한 국사를 논할 때 이야기가 좀 길어진다 싶으면 프란체스카 여사가 집무실을 찾아와 이렇게 면담을 중지시켰다. 담당비서관이 잡아놓은 대통령 일정은 프란체스카 여사가 먼저 검토했고, 대통령의 건강에 무리가 갈 정도의 일정이다 싶으면 빨간 볼펜으로 일정표에 불참할 행사나 회의를 체크했다. 경무대 비서진 사이에서는 대통령보다 프란체스카 여사의 비위를 맞추는 게 더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1933년 2월. 스위스 제네바 레만 호반에 있는 호텔 ‘드 라 뤼시’ 식당에서 이승만 박사와 프란체스카 여사가 마주앉았다. 프란체스카는 어머니와 함께 파리를 경유해 스위스 여행을 하던 중이었다.

“식당이 만석인데 동양에서 오신 손님 한 분과 합석해도 괜찮겠습니까.”

지배인의 말에 모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박사와 프란체스카 여사는 이렇게 처음 만난 후 사랑에 빠졌고 이듬해 10월8일 뉴욕 몬트클레어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당시 이 박사는 59세, 프란체스카는 34세였다. 나이 차이가 스물다섯인 만큼 프란체스카 여사가 남편의 건강에 유난히 신경을 쓴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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