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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속마음 외

  • 담당·구미화 기자

당신의 속마음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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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속마음 외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 정수복 지음

2002년부터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초청연구원으로 지내고 있는 저자는 연고주의, 권위주의, 이중규범주의 등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본다.

“한국 사회에서는 무슨 일이 터지면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어 재발을 막는 근본적 방식을 취하지 않고 공적 자리에 있는 책임자를 찾아내어 그를 사퇴시키거나 법적 책임을 묻는 일로 마무리한다. …나는 이 책에서 황우석 사태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감상적 민족주의, 속도지상주의, 근거 없는 낙관주의, 이중규범주의, 수단방법 중심주의 등 한국인의 마음에 뿌리내린 문화적 문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이 여전히 왜곡된 근대에 머무는 이유를 무교와 유교가 결합한 전근대적 문화 문법에서 찾는다. 한국의 종교적 전통에서 추출한 6개의 ‘근본적 문법’과 이 문법이 서구의 근대성과 만나 새로 형성된 6개의 ‘파생적 문법’으로 나눠 설명한다. 현세적 물질주의, 감정우선주의, 가족주의, 연고주의, 권위주의, 갈등회피주의 등이 근본적 문법이며 감상적 민족주의, 국가중심주의, 속도지상주의, 근거 없는 낙관주의, 수단방법 중심주의, 이중규범주의 등이 파생적 문법이다.

저자는 어떠한 소속과 기원으로도 환원되지 않고 독자성과 존엄성을 지니는 개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개인존중사상이 이 오래된 문화적 문법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뇌관이라고 주장한다. 생각의 나무/600쪽/1만8000원



마지막 선물 오진탁 지음

누구나 행복하게 사는 것 이상으로 아름다운 죽음을 꿈꾼다. 1997년 한림대에 생사학연구소를 만들고 삶과 죽음의 문제를 철학적 주제로 다뤄온 오진탁 교수는 죽음이란 우리 삶을 성숙시키는 ‘마지막 선물’이자 ‘최후의 기회’라고 말한다. 끝이라고 여겨졌던 죽음을 성숙 단계이자 기회라고 표현하는 것이 금세 와 닿지 않지만, 오 교수의 글을 읽으며 ‘죽음을 이해’하면 죽음이 결코 부정적이거나 완전한 소멸 혹은 공허가 아니라는 점에 공감하게 된다. 더욱이 누구나 한 번은 죽고, 언제 어디서나 죽을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죽음은 ‘평등’하니 억울할 것도 없다. 그러나 최후의 순간 어떤 선물을 받을지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기에 이 책이 존재한다.

세종서적/280쪽/1만원

네거티브, 그 치명적 유혹 김정욱·이훈 옮김

미국의 역사를 바꾼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전 25건을 골라 그 추악성과 역사적 의미를 따져보고 순위를 매겨 소개한 책. 1800년 토머스 제퍼슨과 존 애덤스가 경쟁한 대통령선거에서부터 지난 2004년의 조지 W 부시와 존 케리 간 대결에 이르기까지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통령·상원의원·주지사선거를 망라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50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선거에서 매카시 광풍을 악용하고,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전 미국을 기만해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전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았다. 1위는 1970년 앨라배마 주지사 민주당 예비선거가 뽑혔는데, 조지 월러스와 앨버트 브루어가 경쟁한 당시 선거만큼 인종 문제가 노골적으로 도마에 오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플래닛미디어/440쪽/1만6500원

슬럼, 지구를 뒤덮다 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김정아 옮김

‘슬럼’ 하면 달동네 판자촌을 생각하기 쉽지만 국제적인 기준으로 보면, 반지하방, 옥탑방, 고시원 거주자들 모두 슬럼 주민이다. 제2차 중동전쟁 후 카이로에 밀려든 100만명의 난민은 묘지의 무덤을 창조적으로 개량해 생활하고 있고, 프놈펜이나 알렉산드리아 같은 더운 도시에는 맨몸뚱이로 야영하는 사람이 많다. LA나 뭄바이에서는 노숙자들이 경찰이나 폭력조직에 월세를 낸다. 자연재해가 닥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슬럼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도시사회학자인 저자는 미국식 시장경제체제를 개발도상국 모델로 삼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서 찾는다. 도시는 슬럼화하는 동시에 중산층의 요새를 견고히 하므로 중상류층은 이러한 슬럼의 끔찍한 실상을 알 리 없다. 돌베개/344쪽/1만5000원

노근리 아리랑 이동희 지음

이동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6·25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자행된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의 전말을 소설로 펴냈다. 충북 영동군 출신으로 노근리 사건 발생지와 이웃한 곳에 살았던 저자는 정년퇴직한 후 고향에 내려가 작품을 집필해왔다. 소설은 시인이며 전직 기자인 주인공이 노근리 사건 희생자 유족, 학살에 참여했던 생존 미군병사, 이 사건을 전세계에 알린 미국 언론인 등을 인터뷰하며 당시 학살의 참혹함을 고발하고, 그 책임을 묻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특히 희생자 유가족들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이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을 받아내기까지 벌여야 했던 치열한 투쟁 과정을 상세히 조명한다. 올해 고희를 맞은 노교수가 이 책을 쓰기 위해 공들인 시간은 취재기간만 5년, 집필하는 데 꼬박 2년이 더 걸렸다. 풀길/308쪽/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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