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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신(神)의 만남

과학의 궁극 목표는 신을 아는 것, 신의 본질은 자유와 사랑

  • 사회·정리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과학과 신(神)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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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신(神)의 만남
하지만 과학이 발전할수록 신의 영역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상호보완적인 면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누군가 과학과 신이 모순이라고 생각한다면, 제 생각엔 둘 중의 하나입니다. 과학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부족하든가, 아니면 신에 대한 이해가 없든가. 제 경우 성서와 과학을 통해 하늘과 땅의 이치를 깨달아가고 있어요. 그러니까 제게는 과학과 신이 모순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죠. 과학이 보이는 것에서 시작해 보이지 않는 것을 이성의 방법으로 찾아가는 것이라면 신 또는 종교는 보이지 않는 것에서 출발해 보이는 것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현대과학이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모든 물질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게 1905년, 기껏해야 100년이 지났습니다. 그럼 에너지만 모아두면 물질이 되느냐, 그렇지 않지요. 그럼 에너지 뒤엔 뭐가 있는가. 신학자들은 그것을 신의 지혜, 창조의 지혜라 얘기하고 과학자들은 복잡한 정보가 숨겨져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정보는 보이지 않지요. 그러니까 과학이 물질에서 에너지, 즉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에너지다, 파동이다 하는 것은 형이상학적인 개념이지요. 따라서 과학과 신은 지금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찾아가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임성빈 : 제 교수께서는 창조과학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원호 : 저는 창조과학회 회원은 아닙니다만, 요즘은 창조과학이라는 말 대신 지적설계라는 용어를 더 많이 쓰는 것 같더라고요. 상당히 수긍이 가는 점이 있지만, 객관적으로 (신의 존재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나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반성해야 할 점도 있고.

임성빈 : 창조과학회 사람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선 현대과학을 완전히 무시해요. 그러니까 빅뱅(우주 대폭발)도 무시하죠. 성경에 나오는 연대로만 계산해 우주의 역사가 2만년이 안 된다고 생각하죠. 진화론도 무시하고. 그거는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요.



김재수 : 개신교의 근본주의자들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창조과학회는 종교성이 너무 강해 객관성이 없죠.

제원호 : 인간의 관점이냐 신의 관점이냐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고 봅니다. 과학에서는 우주의 연대를 150억년으로 봅니다. 성서에서는 6일 동안에 모든 게 창조됐습니다. 저는 둘 사이에 전혀 모순이 없다고 봅니다.

김재수 : 종교적인 관점에서 신에 접근할 때는 현대과학의 패러다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종교의 핵심 혹은 본질은 영성(靈性)입니다. 요즘 스피리추얼 사이언스(spiritual science·영성과학)라는 표현을 씁니다. 영성과 과학이 만난다는 거죠. 저는 희로애락을 가진 기독교의 인격신이나 불교의 불성이나 다르지 않다고 봐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덕분에 세계의 본질과 근본을 이해하게 되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이처럼 과학과 영성이 만나면서 신의 일반적인 개념도 바뀌어간다고 봐요. 패러다임이 바뀐 거죠. 저도 어릴 적엔 인격신의 개념을 갖고 있다가 차츰 우주의 본질, 순수의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모든 가능성을 가진 그 무엇이 있는데 거기에 어떤 지성이 있다고 신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그 다음엔 모든 존재는 신의 하나라고, 과학적 추론 또는 그 추론에 따른 체험으로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과학과 신은 손바닥과 손등

과학과 신(神)의 만남

빅뱅 후 물질과 반물질의 변화.

우희종 : 과학과 종교는 언어나 범위가 다른 것 같아요. 과학은 사물의 이치, 사리를 다루는 데 비해 종교는 진리를 다룬다고 봅니다. 사리와 진리는 상충하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과학과 종교는 대립할 까닭이 없지요. 그런데 왜 모순된 것으로 보이느냐. 과학이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은 사물의 모든 관계를 끊고 분석적으로 접근하거든요. 흔히 말하는 분석적 환원론이죠. 세상이 총체적 덩어리로 이뤄진 만큼 과학의 한계가 분명히 있죠.

진리를 나타내는 것이 신이라고 할 때 그것이 반드시 동물이나 사물, 혹은 인격적인 형태로만 존재한다는 데 대해 저는 부정적입니다. 반대로 지성이나 지혜의 형태로만 표현되느냐. 그것도 인간이 붙인 관념일 겁니다. 제원호 박사님은 신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했지만, 저는 알되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신을 모른다면 사실은 얘기할 것도 없거든요. 신을 진리요 생명이요 혹은 순수이성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신을 우리가 가진 개념으로 표현하는 건 위험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임종호 : 신은 쉽게 생각하면 질적으로는 완전이고요, 양적으로는 모두여야겠지요. 그런데 이 완전하고 모두인 것을 과학적으로 관찰하기 위해선 반드시 대상으로 삼아야 하거든요. 대상화해야 이성으로 알 수가 있으니. 또 하나는 직관으로 신을 아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는 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이성의 도구인 언어로 표현할 수 없죠. 이성과 직관이 균형을 이뤄야 완성된 인간인 것처럼 과학을 통해 신의 위대함을 알 수 있죠. 저는 의사로서 매일 환자를 돌보는데, 환자들에게 우리가 진화를 통해 이렇게 됐다고 하면 실망하고 병세가 좋아지지 않아요. 반대로 거대한 존재가 우리 뒤에 있다고 말하는 게 치료에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인간 이성의 불완전성은 이미 증명이 돼 있기 때문에 과학과 신은 손바닥과 손등처럼 작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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