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호

허리 수술, 여러 의사가 이구동성으로 하라면 그때 하라

  • 남기세 KS병원 원장·척추전문의

    입력2007-12-06 1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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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 수술, 여러 의사가 이구동성으로 하라면 그때 하라
    얼마 전 먼 시골에서 할머니 한 분이 병원을 찾아오셨다. 다리가 아파 제대로 걷지 못한다고 하셨다.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단이 나와 경막 외 통증 주사로 치료했더니 증세가 많이 호전됐다. 할머니는 “수술을 해야 낫는다고 해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수술도 하지 않고 좋아졌다”며 아주 기뻐하신다. 이후 친구를 여러 분 모시고 오셨는데, 하나같이 하시는 말씀이 “주사 한 방으로 고쳐주세요”였다. 하지만 그들은 노인성 척추 후만증, 무릎 관절염, 요추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등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었다.

    허리와 다리가 같이 아프면 디스크이고,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낫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허리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며 그중에 실제 디스크 환자는 많지 않다. 허리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은 단순 요통. 인구의 80% 정도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하지만 대부분 자연적으로 좋아져 2주 이내에 50%, 3개월 이내에 90%가 좋아진다. 심하면 약물 복용이나 물리치료를 하면 된다. 하지만 만일 다리까지 방사통증이 있는 경우는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통증이 일상생활에 장애를 줄 정도가 아니면 보존적 치료를 하다가 통증이 심하면 그때 수술을 해야 한다.

    허리와 다리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허리에서 신경이 눌린 병인지, 허리와 다리 병이 동시에 있는지, 신경 문제가 아니라 혈관이 막혀 있는 게 아닌지를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 이학적, 방사선 검사상 척추의 이상으로 인해 다리 통증이 생겼다 해도 통증이 너무 심해 참지 못하는 경우, 항문 주위나 다리에 마비가 진행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6주 정도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하면서 자연적으로 좋아지는지 관찰하는 게 먼저다. 그래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으면 본격적인 통증치료를 하는데, 대부분 그로 인해 통증이 없어진다.

    이렇게 해도 별 변화가 없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수술을 해도 아프기 이전의 완벽한 신체 상태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디스크 증세로 인해 손상된 신경은 100%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없기 때문. “수술하면 100% 좋아진다”고 말하는 의사가 있다 해도 현혹되지 말고 수술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말로 수술 이외의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했는지를 먼저 따져보고, 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의사마다 치료방법에 이견이
    허리 수술, 여러 의사가 이구동성으로 하라면 그때 하라
    있을 수 있으므로 여러 의사에게 진단을 받아보고 결정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반대로 수술의 합병증만 생각하다 하지 마비 등의 합병증이 진행된 다음 수술을 하면 후유증이 심각한 경우도 있으므로 여러 의사가 수술을 권할 때에는 과감히 수술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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