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호

‘인터넷 + 방송’…IPTV 대공습

  • 류현정 전자신문 기자 dreamshot@etnews.co.kr

    입력2008-01-07 1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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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 방송’…IPTV 대공습
    2008년 한반도를 뜨겁게 달굴 IT 품목을 한 가지만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인터넷TV(IPTV)’를 꼽겠다. IPTV는 말 그대로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한 똑똑한 TV 서비스다. IPTV를 이용하려면 케이블 방송처럼 별도의 셋톱박스가 필요한데, 케이블망이 아닌 초고속 인터넷망에 연결되는 점이 다르다.

    IPTV를 특별히 주목하는 것은 2008년에 관련법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IPTV 관련 기술을 개발해놓고도 이해 당사자들이 ‘방송법으로 규제해야 한다’ ‘통신법에 따라 다뤄야 한다’며 논쟁을 벌여왔다. 이제 지루한 공방이 끝나고 본격적인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 KT의 ‘메가TV’ 등 IPTV 가입자는 이미 100만명을 넘어섰다. 사용자가 그만큼 IPTV에 열광하고 있다는 뜻이다.

    IPTV가 있으면 방송국 편성표는 잊어버려도 된다. 언제든 원하는 프로그램을 검색해 볼 수 있다.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다큐멘터리, 요리, 다이어트 비디오 등 콘텐츠와 채널도 거의 무한대다. IPTV는 인터넷의 특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 e메일·채팅·검색에서부터 게임·노래방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은행·쇼핑·동영상 교육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처럼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TV로 구현된다. IPTV에서 부가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직접 검색하면 프로그램 관련 추가 정보도 얻을 수 있다.

    IPTV의 수많은 장점은 산업계 질서도 뒤흔들어놓을 전망이다. 쇼핑·홈뱅킹·온라인 교육·홈네트워킹 등이 IPTV를 중심으로 전개되면 기존 시장의 재편이 불가피하기 때문.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입고 나온 옷이 IPTV를 통해 실시간으로 팔린다고 생각해보라. 많은 수험생이 IPTV를 통해 공부한다고 가정해보라. 수많은 상점과 학원이 IPTV 앞에 줄을 설 것이다. 이미 KT는 메가스터디, 하나로텔레콤은 종로학원과 제휴를 맺고 동영상 교육 서비스에 나서고 있으며, 인터파크·옥션·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도 IPTV 사업자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각양각색의 사업 모델도 탄생할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2013년이면 IPTV 솔루션·콘텐츠·게임·장비산업 생산 유발 효과가 12조9000억원,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5조8000억원, 고용 창출 효과가 7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이동통신서비스 강자 SK텔레콤이 1조원이 넘는 돈을 주고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배경에는 하나TV가 IPTV 선두주자라는 점도 있다.



    물론 기존 미디어들은 또 한 번 ‘빅뱅’을 겪을 것이다. 케이블TV나 위성방송 등은 가입자 유지를 위해 사활을 건 마케팅 전쟁을 벌여야 한다. 심지어 지상파 TV들도 색다른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시청자를 놓치게 된다. ‘바보상자’ TV는 20세기 대중문화를 이끌었다. IPTV의 똑똑한 TV혁명이 21세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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