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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간첩단 사건’ 피의자에서 국내 최고 도금 전문가로… 김판수사장의 인생 유전

“빨갱이 됐냐” 묻던 이청준과는 결별, “넌 괜찮은 인간” 하던 염무웅과는 오랜 친분

  • 김서령 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유럽 간첩단 사건’ 피의자에서 국내 최고 도금 전문가로… 김판수사장의 인생 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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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간첩단 사건’ 피의자에서 국내 최고 도금 전문가로… 김판수사장의 인생 유전
강물을 거스르듯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차근차근 짚어볼 이야기가 있다. 1960년대 후반, 즉 1967년 6월, 이른바 동백림 사건이란 것이 터졌다. 네이버 백과사전은 동백림 사건을 이렇게 설명한다.

‘1967년 7월8일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의 발표로 세상에 알려진 이 사건은 관련자 임석진(당시 34세, 철학박사)이 귀국하여 자수함으로써 밝혀졌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북한은 1957년부터 비교적 통행이 자유로운 동베를린에 거점을 두고, 대남공작 경험자인 박일영을 동독대사에 임명했다. 또한 조선노동당 연락부 대(對)유럽 공작 총책인 이원찬을 상주시키고 막대한 공작금을 동원해 서독을 비롯한 서유럽에 재학 중인 유학생 및 각계 각층의 장기체류자들에게 공작을 시작했다.

이들 관련자들은 서신·문화·주민의 남북교류와 미군철수, 연립정부 수립, 평화통일이 불가능할 때의 무력남침 등에 대비한 간첩교육을 받았다. 그중 11명은 평양에 다녀온 후 해외유학생·광부·간호사 등의 명단을 입수하여 평화통일방안을 선전하고, 국내 민족주의 연구회와의 연계 및 각계 요인들에 대한 포섭, 선거에서의 혁신인사 지지 등의 지령을 받았다는 것이다. 1967년 12월3일 선거공판에서 관련자들에게 국가보안법·반공법·형법(간첩죄)·외국환관리법 등을 적용하여 조영수· 정규명에게 사형, 정하룡· 강빈구·윤이상·이응로에게 무기징역 등 피고인 34명이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상주 장학관을 급파하여 유학생 및 해외 인사들의 반정부 활동을 감시했다.

그러나 공소장의 내용과는 달리 사회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 당사자들은 관련자들을 처음 만났으며, 평양을 방문한 적도 없고, 북한으로부터 간첩활동을 하라는 지령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 2006년 1월,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동백림 사건을 ‘1967년 6·8 부정 총선 규탄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동베를린을 뜻하는 한자어 ‘동백림(東柏林)’은 동백꽃 혹은 동백숲쯤으로 연상돼 이 사건을 기억하는 이들은 어이없게도 빨간 동백꽃을 문신한 여간첩이나 동백숲 속에서의 혈투 같은 것을 떠올리곤 했다. 내게도 오랫동안 ‘동백림’은 공포를 연상케 하는 단어였다. 심지어 동백숲이 우거진 해남 백련사에 갔을 때도 전말도 모르는 동백림 간첩단 사건을 떠올리곤 했으니까.



그러나 동백림 사건은 독일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공식 항의를 하고 유럽 문화계가 윤이상, 이응로를 위한 구명운동을 벌이고 하는 바람에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은 2, 3년 실형을 산 이후 다 풀려나왔다. 사형선고를 받은 이들조차 3년 남짓 옥살이 후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그 무렵 유학생 김판수는 덴마크에 있었다. 코펜하겐에서 45km 떨어진 작은 도시, 셰익스피어 ‘햄릿’의 배경이 된 엘시노어(햄릿은 영국이 아닌 덴마크 왕자다)에서 인터내셔널 피플스 칼리지에 다니는 학생이었다.

“말하자면 국제학교 같은 곳이었어요. 학생들이 세계 각지에서 몰려와 국제 관계와 역사와 문화를 공부했지요. 당시 내가 관심 있었던 것은 음…문학이 아니라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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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령 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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