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특별기획

‘말의 성찬’ 노무현 복지담론, 상처 얼룩진 ‘진보적 복지’

노무현 2003-2008, 빛과 그림자 - 복지

  • 김연명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 ymkim@cau.ac.kr

‘말의 성찬’ 노무현 복지담론, 상처 얼룩진 ‘진보적 복지’

2/5
‘말의 성찬’ 노무현 복지담론, 상처 얼룩진 ‘진보적 복지’

서울 남산 인근의 쪽방촌. 절대빈곤층의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국가의 복지제도가 아직 미흡하다.

하지만 위의 통계는 2인 이상의 도시가계를 기준으로 한 분석으로, 빈곤 실태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빈곤의 위험이 높은 1인 가구, 농촌 가구, 비근로자 가구 등을 포함한 분석에 따르면 절대빈곤가구는 2000년 8.2%에서 2006년 11.6%로 늘어난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우리나라의 빈곤실태와 정책적 함의’). 상당한 복지예산 확대에도 빈곤 상태가 개선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물론 절대빈곤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참여정부의 복지 확대와 빈곤 정책이 모두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균형 잡힌 평가는 아니다. 소득분배 효과는 1차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현대 복지국가에선 조세와 사회복지제도를 통해 시장소득이 재조정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세와 사회복지제도에 의한 소득분배 효과는 소득에서 조세와 사회복지 이전소득을 공제하기 이전의 지니계수(시장소득 지니계수)와 공제한 이후의 지니계수(가처분소득의 지니계수) 변화를 통해 측정된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에 시장소득의 지니계수는 0.3363이었으나 가처분소득의 지니계수는 0.3241로 약 3.62%의 소득분배 개선율을 나타냈다(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한 분배를 의미한다). 하지만 2006년에는 시장소득의 지니계수가 0.3442, 그리고 가처분소득의 지니계수가 0.3252로 소득분배 개선율이 5.52% 높아졌다. 물론 이 수치는 OECD 회원국의 평균적인 소득분배 개선율 26.2% 보다는 낮지만 복지예산 확대가 어느 정도 분배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참여정부의 복지예산 확대는 일정정도 소득분배 개선으로 이어졌지만 노동시장 양극화로 발생하는 빈곤층의 증가와 소득분배 악화를 제어하기에는 충분치 못했다는 게 정확한 평가다.

反복지정책 된 국민연금 개혁

소득분배 기능 외에 사회복지제도가 지닌 또 다른 핵심 기능은 국민 개개인이 실업, 질병, 고령, 산업재해 등의 사회적 위험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소득의 중단 내지 감소를 보충해주거나 빈곤층에 최저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데 있다. 전통적인 산업사회에서 발생하는 이 위험들을 ‘구사회위험(old social risks)’이라 하는데, 한국에서는 사회보험과 공공부조(기초생활보장제도)가 이 위험들에 대처하는 핵심적 복지 프로그램이다.



참여정부가 출범하기 이전 한국 사회보험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영세사업장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가 대부분인 보험의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참여정부는 이들을 사회보험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였다. 그 결과 비정규직의 국민연금 적용률이 2002년에 21.6%에서 2007년 33.3%로 높아졌고, 건강보험과 고용보험의 적용률도 24.9%에서 35.0%, 그리고 23.2%에서 32.2%로 각각 상승했다(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즉 3대 사회보험의 비정규직 적용률이 10% 이상 높아져 사각지대 해소에 일정한 성과를 나타냈다.

문제는 70%가량의 비정규직이 여전히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이는 참여정부 비정규직 복지대책의 한계로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빈곤층 증가의 여파로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 납부예외자 규모가 오히려 확대됐다. 2003년 2월 약 420만명에 달하던 납부예외자가 2007년 2월에는 495만명으로 약 75만명 늘어났다. 한편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4대 사회보험의 보험료 부과징수 기능을 국세청으로 이관하는 법률안이 참여정부에서 발의됐는데, 이 법안이 실행되면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보험 급여 수준의 변화도 중요한 평가항목 중 하나. 그런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서 상반된 변화가 나타났다. 건강보험의 급여 수준은 참여정부의 보장성 확대 방침에 따라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암 환자의 본인부담률 인하와 비급여 축소 등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비급여 부문을 제외하면 2002년 72.8%이던 암 진료비 건강보험 급여율이 2005년 82.3%로 10% 이상 높아졌다. 비급여를 포함하면 2004년 전체 암 진료비 중 건강보험공단의 부담금은 49.6%였으나 2005년에는 66.1%로 대폭 늘어나 그만큼 환자 개인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2/5
김연명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 ymkim@cau.ac.kr
목록 닫기

‘말의 성찬’ 노무현 복지담론, 상처 얼룩진 ‘진보적 복지’

댓글 창 닫기

2019/09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