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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권, 새 총장, 새 판 짜는 연고전(延高戰)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새 정권, 새 총장, 새 판 짜는 연고전(延高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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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권, 새 총장, 새 판 짜는 연고전(延高戰)

2010년 개교하는 연세대 송도캠퍼스 조감도.

2007년 입시에선 고려대 경영학과가 최우수 합격자들을 서울대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명박, 김승유(하나종합금융그룹 회장) 등 쟁쟁한 동문들로 하여금 직접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입학을 설득한 것이 큰 효과를 거뒀다. 이에 자극을 받은 연세대 역시 2008년 입시에서 송자 ㈜대교 고문,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 등 동문들이 최우수 합격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입학을 권유했다.

동문들의 애교심을 바탕으로 하는 학교발전기금 모금 경쟁도 치열하다. 개인기부금액의 경우 2004년 이전까지 연세대와 고려대는 연 30억~70억원으로 엇비슷했다. 그러다 고려대는 어윤대 총장이 취임한 뒤 2004년 438억, 2005년 13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자극 받은 연세대도 2006년 102억원까지 끌어올렸으나 고려대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다.

라이벌전의 궁극적 목표는 어느 대학이 명실상부한 사립대 1위냐다. 세간에 고려대가 연세대를 추월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정적 계기는 2006년 영국 ‘더 타임스’가 발표한 세계 대학순위에서 고려대가 150위에 오른 것이었다. 연세대는 484위였다. 고려대가 이를 적극 홍보했음은 물론이다.

이후 양쪽의 자존심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중앙일보’가 실시한 전국 대학평가에서 2006년엔 고려대가 4위, 연세대가 5위였는데 2007년엔 공동 4위였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같은 순위에 올랐다. 연세대는 교수 연구논문과 연구비 등 연구실적, 교육여건에서, 고려대는 국제화와 평판, 사회진출도에서 앞섰다. 또한 연세대는 계열 평균 교수 1명당 외부 연구비 등에서, 고려대는 전공강좌 중 영어강의 비율과 거래소·코스닥 상장사 임원 수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서로 자기네가 1위라는 걸 강조하려다 보니 억지춘향격 해석도 나왔다. 법대 순위의 기준이 되는 사법고시 합격률을 놓고도 고려대는 “법학과 출신 합격자만 따지면 서울대 법대보다도 앞선다”고 자랑하는 반면, 연세대는 “법대 신입생 정원대비 합격률로 따지면 우리가 사립대학 1위”라고 주장한다.



연세대는 ‘더 타임스’ 선정 세계대학 순위에서 2006년에는 뒤졌지만 2007년에는 연세대가 236위로 고려대(243위)를 앞섰다고 강조한다. 또 중국 상하이교통대학 고등교육연구원이 발표한 2007 세계 500대 대학 순위에서도 연세대는 256위인데 고려대는 300위권 밖이라고 홍보했다. 자랑할 만한 등수는 아니지만 어쨌든 한국의 사학 1위는 자신들이라는 것이다.

경영대 경쟁에서 의대 경쟁으로

연세대와 고려대의 주 경쟁 분야는 크게 의대, 경영대, 법대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법대에선 그간 고려대의 우위를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 로스쿨 정원 배분에서 고려대 법대는 자존심을 구겼다. 120명으로 연세대, 성균관대 등과 똑같은 숫자를 배정받은 것이다. 그러자 고려대 법대 교수들과 학교 당국은 로스쿨 예비인가 반납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연세대가 우세했던 경영대의 경우 이젠 고려대가 연세대를 추월했다고 공공연하게 내세운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서울대도 더 이상 경쟁상대가 아니다. 2010년까지 아시아 1위, 2015년까지 세계 50위권에 들겠다”고 말할 정도다. 싱가포르국립대, 홍콩 과학기술대학과 경쟁해 아시아 최고가 되겠다는 것.

장 학장의 주장이 허풍만은 아니다. 2006년 영국 ‘더 타임스’의 대학평가에서 고려대 경영대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66위를 차지했다. 경영전문대학원인 MBA 과정도 교육부 BK21사업단의 평가에서 2006년, 200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물론 서울대와 연세대의 반응은 다르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와 고려대 경영대에 동시 합격한 학생들은 여전히 서울대로 온다. 반대의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연세대 측도 “내부 통계(입학생 성적 등)를 보면 입학생 수준은 여전히 우리가 더 높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면 고려대 경영대가 입학생 성적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입학 후에는 앞서간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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