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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대운하 MB 정부·건설사 비밀 구상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한반도대운하 MB 정부·건설사 비밀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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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대운하 MB 정부·건설사 비밀 구상

한반도대운하 논란이 격발된 1월초 ‘2월 국민 대토론회’ 계획을 발표한 이경숙 인수위원장. 하지만 이는 결국 허언이 됐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힘겨운 운하 논쟁을 계속하는 대신 ‘작전상 후퇴’ 카드를 선택했다. 운하 주변을 제외한 많은 지역 주민이 운하 건설에 반대하고 있으므로 총선 이전까지는 운하를 포기한 듯 보이게 함으로써 불리한 여론을 잠재우자는 속셈. 한나라당 내부적으로는 “지루한 운하 논쟁이 한나라당 표를 갉아먹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언론, 시민단체, 반대론자에 대한 ‘무조건 무대응’ 방침이다. 인수위의 한 실무 관계자는 “당과 인수위 최고위층으로부터 ‘총선 전까지 운하에 대한 공격에 반격과 대응을 일절 삼가라. 되도록 언론에 운하 보도가 나오지 말도록 하라’라는 지시를 받았다. 모든 정책이 총선을 위해 조율되고 있다. 우리는 아마 역대 가장 불행한 인수위일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무대응 방침 뒤에는 더 큰 계산이 숨어 있다.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과반 의석을 얻을 경우 더 이상의 여론청취 과정 없이 운하건설 일정을 계획대로 밟아나가겠다”는 게 당과 청와대(인수위)의 복심이다. 심지어 당초 계획한 국민 대토론회도 “반대를 위한 반대논리만 양산될 것”이라며 아예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반도대운하TF팀은 “국민 대토론회 3월 연기설은 사실이 아니다. 앞으로 운하를 주제로 한 대토론회는 없다”고 확인했다.

총선 이후 로드맵

한반도대운하TF팀은 이미 총선 승리를 전제로 총선 전후의 운하 추진일정을 비밀리에 모두 짜놓았다. 우선 총선 전인 2월말~3월 중에 ‘빅5’ 민자 건설사(현대건설 컨소시엄)로부터 한반도대운하 사업제안서를 받아 면밀히 검토하되 이 사실 자체를 보안에 부칠 방침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총선을 코앞에 두고 운하 논란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자사가 올린 사업제안서에 대한 검토는 청와대가 직접 한다.

인수위 경쟁력강화위원회 산하에 있던 한반도대운하TF팀은 청와대 직속 경쟁력강화위원회 ‘한반도대운하본부’로 바뀌고, 이곳에서 운하와 관련된 모든 사업진행을 진두지휘 총괄한다. 국토해양부(건설교통부 후신)에는 운하 관련 팀이나 과가 만들어질 예정이지만 이는 청와대 직속 한반도대운하본부를 보조하는 기능만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대운하TF팀의 4월 총선 이후 일정은 전광석화처럼 신속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총선이 끝나면 바로 현행 민간투자법에 따라 다수의 민자 건설사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제3자 제안공고를 내고 사업제안서를 받아 우선협상대상 선정에 들어간다. 이를 위한 심사위원회도 꾸려진다. 5월 중순 이전에 운하 건설을 주도할 우선협상대상 컨소시엄 선택을 끝낸다는 게 TF팀의 로드맵. 이를 토대로 한나라당은 총선 이후 첫 정기국회인 6월 국회에서 ‘한반도대운하 특별법’을 상정해 반드시 통과시킬 심산이다. 인수위 고위 관계자는 “현재의 민간투자법으로는 운하 건설에 몇 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특별법이 꼭 필요하다. 우리는 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운하에 대한 국민 검증을 받은 것으로 이해한다. 국회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대의기관이기 때문이다. 찬반 국민투표는 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운하특별법 제정 목적이 운하 주변 지역의 땅값 폭등 방지 등 부동산 투기억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젠 운하특별법으로 1석3조의 효과를 보려 하고 있다. 운하 주변지역 투기억제는 물론, 반대여론을 단번에 돌파하는 지렛대로 삼고, 이명박 대통령 임기 안에 공사를 마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것. 운하특별법 조기 제정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은 2월말~3월 중 사업제안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다. “현재의 민간투자법으로는 임기 중 완공이 요원하고, 그 법안에 민자 건설사 적자 보전을 위해 어떤 혜택을 줄 것인지, 또 그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등의 내용이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총선 전 무대응, 총선 후 강력추진’ 방침과 함께 한나라당과 한반도대운하TF팀은 운하 논쟁 구도를 ‘인수위(청와대) 대 반대론자’에서 ‘민자 건설사 대 반대론자’로 재편했다. 장석효 한반도대운하TF팀장과 실무진은 지난 1월 중순 이후 언론과 시민단체의 질문에 대해 “이제 공은 민자 건설사로 넘어갔다. 그쪽에 물어봐라. 경부운하는 민자로 만든다. 투자금도 모두 민간자본이다. 당연히 경제적 타당성도 민자 건설사가 계산할 몫이다. 운하가 수익이 난다고 판단하면 그곳에서 사업제안서가 들어올 것이다. 누가 밑지고 장사를 하겠는가”라는 말을 반복했다. 결국 운하사업을 추진할 것이냐 말 것이냐 선택 권한이 모두 민자 건설사 컨소시엄으로 넘어간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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