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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세종’에게 배우는 창조경영

벤치마킹, 아웃소싱, 통섭형 학습… 오늘 배우는 건 그때 다 배웠다

  • 전경일‘창조의 CEO 세종’ 저자 souljeon@korea.com

‘CEO 세종’에게 배우는 창조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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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영의 실천

‘CEO 세종’에게 배우는 창조경영

세종 때 장영실이 만든 초정밀 물시계 ‘자격루’를 복원한 모형.

왕은 책 속에서 더 멀리 더 깊게 세계를 인지했다. 유학이 가르치는 국가경영철학에 중점을 둔 것이었다. 유학은 신생 조선의 생생한 국가경영이념이자 실천철학으로 손색없었다. 명징했고 팔딱팔딱 뛰었으며 신선했다. 세종이 책 속에서 국가경영의 아이디어를 얻고 현실 경영에 활용한 능력은 유교적 가르침과 학습력이 결합된 결과였다. 그는 현재를 창조적으로 해석해 조선에 맞는 제도, 기술, 인프라로 승화시켜나갔다. 각 분야는 상승작용을 일으켰고, 유관 분야로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했다. 이 점에서 세종 시대의 창조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세종은 문학, 사상, 역사 등 고전을 골고루 섭렵하며 당대의 여러 문제를 뛰어넘는 창조적 발상을 하게 된다. 요즘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문(文)·사(史)·철(哲)이 바로 이것이다. 지속 혁신으로 국가를 창신(創新)한다는 뚜렷한 목표를 세운 것이다. 그가 기울인 노력은 뛰어난 개인적 자질과 어우러져 유교 원리인 하늘과 세상과 사람, 즉 천지인이 합치되는 경영이상을 구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세종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두뇌집단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22세의 청년 CEO는 묘책을 역사 속에서 찾았다.

‘현명한 자들을 모아놓은 집’이라는 뜻의 집현전(集賢殿). 이 위대한 싱크탱크는 세종의 국가경영 비전을 구체화하는 연구집단으로서 우리 역사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신생 조선의 두뇌집단을 통해 세종이 이루고자 했던 것은 국가경영 전체를 인지하고 조망하며 넓은 지적 시야를 확보함으로써 변화하는 세상을 리드해나가는 것이었다.

조직 운영에 있어 세종은 장기적 안목을 지녔다. 당시 집현전에 선발된 인재들은 스물, 서른 안팎의 전도양양한 젊은 수재들이었다. 이들은 세종과 더불어 성장해 17년 후에는 본격적으로 국가경영에 뛰어들게 된다.



세종 재위시 추진한 과제들은 다분히 인프라적인 것이었다. 세종은 몸에 밴 탐구정신과 문제의식, 지력(知力)과 경험을 살려 국가 인프라 및 시스템의 설계자이자 실행자를 자임했다. 남의 것도 가져다 충분히 소화해 우리만의 독창적인 가치로 재탄생시키고자 했다.

세종 시대의 놀라운 경영실적의 배경엔 이처럼 준비된 역량과 희구, 시대적 부름이 함께했다. 더불어 당대 혁신의 주역들과 호응하며 빚어낸 결과다. 세종은 경영 이전에 사람을 알았다.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흡인력에 한 시대는 물론 전 역사가 빨려들었다.

인지와 기회 포착

세종 시대 경영의 현대적 의미는 무엇일까. 15세기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크게 세 축이 있다.

첫째,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인지와 기회 포착의 창조성이다. 어느 시대나 경영자는 시대적 배경과 그 시대의 고유한 담론에 영향을 받는다. 시대적 모순이나 가치, 바람과 무관할 수 없다. 이를 외면하느냐, 받아들여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느냐, 이것은 경영자의 역량과 리더십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동시대 만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세종이 태어난 1397년은 중국에서 명이 건국한 지 28년이 지난, 원·명 교체기였다. 원 제국 시기의 세계 질서는 강력한 문명의 교류가 일어나는 세계화의 현장이었다. 원 제국하에서 발달한 이슬람 문명을 원천으로 하는 과학기술은 명에 이르러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된다. 대제국 몽골이 숨을 멈춘 뒤 동서양의 문명교류가 남긴 이 유니크(unique)한 가치는 주인을 잃은 채 새로운 창조적 집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창조적 승화

이 시기, 세종은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감지하며 거대한 과학기술의 기회 앞에 우뚝 선다. 개방성과 기회, 통찰력이 삼박자를 이루며 이슬람의 과학기술이 조선에 도입된 것이다. 세종이 원천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유학의 이념인 대천이물(代天而物) 사상과 국가경영의 일치를 이루고자 한 취지였다. 나아가 원 제국의 자산(asset)을 나눠 가지려는 현명한 경영적 판단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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