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호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

외환 투기세력의 공적(公敵)1호, ‘최틀러’

  • 홍수용(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입력2008-05-16 1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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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
    올해 1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 뒷마당. 강만수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현 기획재정부 장관)가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강 간사는 세제나 공기업 민영화 같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 거침없이 얘기하다 국제금융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 “그건 이 사람이 전문가”라며 옆에 서 있던 사람을 툭 쳤다.

    그가 가리킨 사람이 바로 현재 기획재정부 1차관인 최중경씨.

    최 차관을 강 장관이 이토록 신임하는 것은 소신이 뚜렷하고 한번 결정한 일을 끝까지 해내는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최 차관의 소신은 외환시장에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2003년 4월부터 2년간 그가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으로 일하면서 원-달러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시장을 방어하자 투기세력들은 크게 혼이 났다. 예상을 뛰어넘는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큰 손실을 입었던 것. 크게 손해를 본 투기세력들이 “최중경에게 맞서지 말라”며 ‘최틀러’라는 별명을 붙여준 일화도 있다.

    그가 외환시장에 초강도로 개입한 덕분에 당시 환율은 안정됐지만 2004년 외환시장 개입 과정에서 발생한 파생금융상품 손실이 문제가 돼 2005년 5월 환율정책 라인에서 물러나는 아픔도 겪었다.



    당시 ‘최틀러’의 퇴장 소식을 접한 외환 투기세력들이 쾌재를 불렀다는 소문도 있다. 기업인들은 최 차관의 시장 개입으로 환차손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실제 일부 수출 기업들은 “최중경 스타일의 시장 개입으로 한국 기업들이 얻은 이익이 손실보다 크다”고 말하기도 한다.

    2005년 7월부터 세계은행 상임이사로 일하면서 ‘금융부문 지원전략 임시위원회’를 만들어 금융 현안을 주도했다. 세계은행은 당시 최 차관이 만든 금융지원방식을 ‘초이(Choi) 모델’이라고 이름 붙였다. 후진국 경제에 대한 지원방안과 관련해 탁월한 의견을 내 세계은행 총재였던 폴 울포위츠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강 장관과의 인연은 1991년 재무부 국제금융국에서 사무관으로 일할 때부터 시작됐다. 금융협력과 등에서 일하며 당시 국장이던 강 장관의 신임을 얻은 것. 세계은행 상임이사 임기가 끝나기도 전인 지난해 말 강 장관이 최 차관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데려온 것도 이처럼 오래된 신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거 재정경제부 재직 당시 부하 직원들의 투표에서 ‘인기 상사’로 선정될 정도로 조직 장악력도 뛰어난 편이다.

    崔重卿

    생년월일 : 1956년 9월30일

    출생지 : 경기 화성

    학력 :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경력 : 행정고시 22회, 재무부 사무관, 재경부 과장, 국제금융국장, 세계은행 상임이사,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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