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호

김강욱 민정2비서관

론스타코리아 대표 구속한 검찰 내 ‘아이디어 맨’

  • 최우열(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입력2008-05-16 1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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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강욱 민정2비서관
    김강욱 대통령민정2비서관은 이명박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으나 박영준 대통령기획조정비서관 측의 추천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비서관은 경북고, 박 비서관은 대구 오성고 출신의 40~50대로 현 정부 대구-경북(TK) 인맥의 ‘허리’ 위치에 있다.

    민정2비서관은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 등을 관리하면서 이 기관들로부터 올라온 정보를 분석한 뒤 수사기관에 분배해 수사하게 하는 이명박 정부 사정(司正) 라인의 ‘두뇌’다. 정부, 공기업 고위직 인사의 자격을 검증하는 지난 정부의 공직기강비서관 업무도 겸한다.

    청와대가 이런 핵심 요직에 김 비서관을 임명한 것은 검사로서 김 비서관의 경력과 성과를 높이 산 때문. 김 비서관은 검찰 안팎에서 특별수사 능력 및 경험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안전기획부 및 국가정보원 불법 도청사건,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 론스타 주가조작 및 헐값매각 사건, 윤상림 김홍수 법조브로커 사건, 행담도개발 의혹사건 등 최근 터진 대형 사건 중 그가 주임검사 혹은 수사검사로 참여하지 않은 사건이 없을 정도.



    그는 검사 5년차 때부터 서울지검 북부지청 특수부, 부산지검 특수부, 서울지검 서부지청 특수부 등을 거치며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처리해 두각을 나타냈다.

    1998년 그가 서울 서부지청에 근무할 때 아파트 보수공사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받고 비싼 값에 계약한 뒤 부풀려진 공사비를 주민 관리비에 떠넘긴 서울, 수도권 아파트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구속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은 “전국 아파트 관리 비리를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당시 단일사건으로 최대의 피의자 수를 기록했다.

    2005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 시절에는 국정원 불법도청 사건을 수사하며 임동원,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을 구속기소했다. 그는 대검 중수2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 사건의 공판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12월20일 항소심에서 두 전직 국정원장에 대해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의 선고를 받아냈다.

    올 2월 그는 ‘론스타 사건’의 중심에도 섰다. 법원으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카드의 주가를 조작해 거액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아낸 것. 이 사건으로 유회원(58)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에 앞선 1월 김 비서관은 방한한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을 전격 소환해 출국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그는 조사 당시 그레이켄 회장에게 “한국에서는 한국 법을 지키라”고 압박하며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조사를 마친 뒤 조사 대상자인 그레이켄 회장으로부터 “한국 검찰의 수사 방식과 능력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는 찬사를 들은 일화가 유명하다.

    김 비서관은 타고난 ‘아이디어 맨’으로 알려져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설치된 ‘부실채무기업 특별조사단’은 공적자금을 떼먹은 기업에는 저승사자와도 같은 조직. 이는 그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으로 2001년 12월 직접 조사단을 만들고 초대 단장을 맡았다.

    2003년 상주지청장 재직시 그는 전국 최초로 가정폭력사건에 대한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를 실시했다.

    주로 남편이 가해자, 아내가 피해자인 가정폭력사건을 검찰이 기계적으로 처벌할 경우 가정이 파괴되기 쉽다. 일단 기소를 유예하고 사건 당사자들이 일정기간(약 6개월) 가정문제 전문가에게 상담 받도록 해 가정 재결합을 유도한 것.

    이 제도는 전국적으로 확산돼 지난해 8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9조 2항’으로 설치됐다.

    평소 검찰 수사의 정치적 독립을 강조해왔으며 수사를 할 때 좌고우면 눈치 보지 않고 소신대로 밀어붙이는 원칙론자로 알려져 있다.

    김 비서관이 대검에서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검찰 후배들의 기대가 높다. 검찰 내에서는 김 비서관에 대해 “자기 몸 아끼지 않고 후배부터 챙기는 스타일이며 리더십이 뛰어나 따르는 후배가 많다”는 평가를 한다

    金康旭

    생년월일 : 1958년 7월6일

    출생지 : 경북 안동

    학력 : 경북고, 서울대 법대, 숭실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 미국 뉴욕주립대 방문학자

    경력 : 사법시험 29회, 서울서부지청 부부장검사, 예금보험공사 부실채무기업특별조사단장 겸 특별조사1국장, 대구지검 상주지청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 대검찰청 중수2과장

    저서 : 석사논문 ‘민법 제746조 적용효과에 관한 연구’

    가족관계 : 부인과 1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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