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호

송종호 중소기업비서관

한국 벤처 역사 처음 쓴 ‘벤처업계 산모’

  • 이계주(한국경제신문 과학벤처중기부 차장)

    입력2008-05-16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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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호 중소기업비서관
    송종호 중소기업비서관의 별명은 ‘벤처 송’이다. 한국의 벤처 정책을 처음부터 기획 수립 집행한 그를 한마디로 말해주는 별명이다.

    지난해 가을 벤처기업인들은 ‘벤처 코리아’라는 행사를 열어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 102개 탄생을 자축했다. 이들은 2007년을 ‘벤처기업의 글로벌화 원년’으로 선언했다. 비좁은 한국을 벗어나 드넓은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만큼 벤처기업들의 자신감은 높고 충만했다. 불과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벤처기업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여느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체계적인 지원 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송 비서관이 벤처 정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김영삼 정권 말기인 1997년 3월이다. 당시 중소기업청 창업지원과장을 맡고 있던 송 비서관의 고민은 조로현상을 보이기 시작한 한국경제의 돌파구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였다. 그는 고민 끝에 1개월간 밤을 꼬박 새워 300쪽 분량의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 보고서를 만들어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당시 이름도 생소한 벤처가 대표적 혁신 브랜드로 정착됐다.

    지난 1998년 3월 김대중 정부 출범과 함께 중기청에 창업벤처국이 생기면서 송 비서관은 벤처진흥과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그해 5월 벤처기업 확인제도를 처음 도입하고, 벤처기업에 대한 3년간 세무조사 면제 등 획기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한 것도 이때였다. 개인이 창업투자조합에 출자하는 경우 자금출처 조사를 면제하여 지하자금이 벤처펀드에 유입되도록 하고 이를 창업투자자금으로 활용하는 획기적인 대책도 나왔다. 또 당시 벤처캐피털의 회수시장 및 벤처기업의 직접금융을 위해서는 미국의 나스닥처럼 우리나라의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코스닥 시장에 중산기금을 참여하게 하고 각종 제도를 개선해 현재의 코스닥 시장을 있게 했다.

    그는 2000년 창업 절차와 벤처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벤처설립에서 코스닥 및 나스닥 상장까지’란 책을 펴냈다. 변변한 텍스트조차 없던 시절 이 책은 예비창업자나 벤처1세대들 사이에 ‘필독서’로 떠오르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송 비서관은 중기특위 정책심의관을 거쳐 중기청 창업벤처본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벤처 2기 로드맵’과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10년 연장’이 이때 모두 이뤄졌다.



    송 비서관의 또다른 일화 한 토막. 2004년 지방중기청의 지자체 이관문제가 핫 이슈로 떠오르고 사실상 이관이 확정적이었다. 당시 조직 담당과장이던 그는 최후의 수단으로 지방중기청의 존치 필요성을 역설한 장문의 편지를 써서 대통령정책실장에게 직접 전달하기로 마음먹고 무작정 정책실장 집을 찾아간다. 초저녁부터 기다린 끝에 자정 무렵에야 정책실장에게 직접 편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송 비서관의 노력 덕분인지 지방중기청은 존속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그 후 정책실장은 새로 부임하는 중기청장에게 송 비서관을 눈여겨볼 것을 귀띔했다고 한다.

    송 비서관의 진가는 새 정부 인수위원회 시절 또 한 차례 빛을 발한다. 당시 각 부처에서 경쟁적으로 인수위에 전문위원을 파견했지만 중기청에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송 비서관은 책상도 없던 인수위 경제2분과에 비공식 파견돼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며 청와대 입성에 성공한다. 당시 인수위에 함께 근무했던 한 전문위원은 “성실성은 물론 업무능력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 게 청와대 입성 배경으로 안다”고 말했다.

    宋宗鎬

    생년월일 : 1956년 12월6일

    출생지 : 대구

    학력 : 계성고, 영남대 전기공학과

    경력 : 기술고시 22회, 상공부 전자부품과, 중소기업청 벤처진흥과장 혁신인사담당관 창업벤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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