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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운의 지중해 편지

이탈리아 친퀘테레

아름다운 바닷가 다섯 마을 순례

  • 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goodluckchoi@naver.com

이탈리아 친퀘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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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친퀘테레

산 위에서 내려다본 리오마조레 마을은 무척 평화롭다.(좌) 바다에 바로 접한 베르나차의 성당과 마을.(우)

세 번째로 나오는 마을 코니글리아는 천혜의 요새라 할 수 있는 높은 산 위에 있다. 마을 이름은 여기에 정착했던 로마인 코르넬리우스의 어머니 코르넬리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왜 마을 이름이 그의 어머니 이름에서 나왔는지 의아한 생각이 드는데, 이는 아마도 이 지역의 지주였던 그가 포도주를 재배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가 화산재에 파묻힌 유명한 폼페이의 유적지에서 이 모녀의 이름이 적힌 포도주 병이 발견된 것을 보면 코니글리아의 포도주는 당시에 꽤 알려졌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오늘날에도 마나롤라의 레스토랑에서는 맛있는 포도주를 맛볼 수 있으니 여기서 오랜 하이킹으로 팍팍해진 다리도 풀 겸 와인을 곁들여 식사해보는 것도 좋다.

이제 다시 길을 나서 네 번째 마을인 베르나차로 향한다. 그런데 출발할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또한 상당히 재미있다. 조금은 더운 날씨에 달랑 핫팬츠만 걸치고 힘차게 걷는 아저씨가 있는가 하면 그리 녹록하지 않은 길인데도 어린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밀면서 오는 부부도 있다. 그런가 하면 한 가족이 길 위의 벤치에 앉아 준비해 온 소박한 식사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어 하이킹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이탈리아 친퀘테레

리오 마조레에서 마나롤라로 가는 길의 터널 벽에 그려진 그림들도 재미있다.(좌) 바다와 아주 가까운 친퀘테레의 기차역들은 이색적인 풍경을 보여준다.(우)

해적질로 악명 높던 베르나차

베르나차는 다른 마을과 달리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곳에 마을이 형성돼 있다. 바다에 접근하기 쉬운 때문인지 원래 이 마을은 제노바와 피사의 무역선들을 해적질하는 곳으로 악명이 높았다고 한다. 그래서 수차례 정벌을 당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용맹과 전투기술을 높이 산 제노바에 의해 상당한 자치권을 부여받고 12세기경에는 피사와의 해전에 동원되기도 한 흥미로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베르나차에서 마지막 마을인 몬테로소까지는 이번 여정의 난코스라 할 수 있다. 경사가 가파른 길도 있고 시간도 넉넉잡아 2시간 가까이 걸린다. 그럼에도 주위의 풍경은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해줄 만하다. 만약 자신이 없다면 편하게 기차로 이동할 수도 있다. 몬테로소는 친퀘테레에서 가장 번화한 마을로 특히 일광욕이나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물론 꼭 여기가 아니라도 오는 길 중간에도 햇살과 바다를 즐길 곳이 많으니 수영복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제 친퀘테레에서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마치려 한다.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 아래 펼쳐진 맑은 바다가 한없이 시원하다.



Tips

친퀘테레는 이탈리아 대도시인 남쪽의 피렌체나 북쪽의 밀라노에서 기차를 타고 오면 된다. 다섯 마을을 둘러볼 때는 이 지역의 기차역에서 파는 ‘친퀘테레 카드’를 사는 것이 좋다. 사용일수가 다양하고 카드 하나로 도보, 기차 여행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또한 마나롤라에서 베르나차까지는 페리가 운항되는데 이것이 포함된 카드도 따로 있다. 전체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은 하이킹 코스이지만 간단하나마 등산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신동아 2008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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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goodluck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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