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호

ilha de sol / 치에

  • 최은정 음반 평론가 rabnina@dreamwiz.com

    입력2008-06-09 14: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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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ha de sol / 치에
    보사노바의 계절, 여름이 돌아왔다. 작열하는 태양을 등진 초록빛 숲과 푸른 바다로 떠나고픈 마음은 경쾌한 리듬의 보사노바와 닮았다.

    솜사탕 같은 음성으로 보사노바를 노래하는 치에가 4년 만에 신작을 발표했다. 보사노바의 본고장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녹음한 ‘태양 섬(이랴 데 솔)’이란 뜻을 가진 이 음반은 브라질 최고의 뮤지션인 알렉스 폰세카, 듀두 트렌틴이 프로듀서로 참여해 세련되고 이국적인 풍경의 음악을 담았다.

    도쿄에서 출생한 치에는 청소년기와 대학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다. 대학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온 치에는 2002년부터 객원 보컬리스트로 활약했다. 리사 오노를 성공으로 이끈 프로듀서 가즈오 요시다와 브라질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셀소 폰세카의 지지로 2004년에 음반 ‘SABIA’를 발표, 일본 정상의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상쾌한 곡이 또 있을까. ‘이랴 데 솔’의 첫 곡 ‘Embola a bola’를 부르는 치에의 음성에서는 천진함이 느껴진다. 플루트 소리는 마치 새가 훨훨 나는 듯한 싱싱함을 전한다. ‘Voc?abusou’는 뜨거운 태양 아래 펼쳐진 커피농장을 연상케 한다. 그곳에서 뚱뚱하고 맘 좋아 보이는 흑인 여인네들이 노동요를 부르며 커피 열매를 따는 그림이 그려지는 곡이다. 세 명의 코러스가 사운드의 풍요로움과 흥을 더한다. 앨범 마지막 곡으로는 보사노바 대신 콜 포터의 재즈 스탠더드를 담았다. ‘Everytime we say goodbye’. 셀소 폰세카의 보컬과 기타 연주가 빛을 발하는 매력적인 편곡으로 다이나 워싱턴, 존 콜트레인, 쳇 베이커 등 그 어떤 버전보다 달콤하고 로맨틱하다.

    치에의 신보 ‘ilha de sol’은 아슴아슴 마음이 흔들릴 때 등을 토닥여주는 친구 같다.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길의 동반자가 되어주면 설렘과 불안이 사라질 것 같다. 생이 우리를 어딘가로 이끈다면 절로 춤이 나는 보사노바 리듬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면 좋겠다. 4년 만에 10곡의 노래로 돌아온 치에는 보사노바의 ‘새로운 발견’을 선사한다.



    face / 휘진

    ilha de sol / 치에
    음악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해 퇴근 후 성악 레슨과 수능시험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간 직장인이 있다. 부단한 노력 끝에 서울대 성악과에 입학해 각종 콩쿠르 입상으로 실력을 입증받았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의 팝페라 테너 휘진. 그의 자화상과도 같은 첫 앨범 ‘face’가 발매됐다. 이 앨범에는 아일랜드 민요 ‘대니 보이’,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중 ‘보리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수록됐다.

    “음악은 고통을 이겨내는 치료제였다”는 음악을 향한 휘진의 한결같은 사랑과 노력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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