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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30년, 한국 원자력발전 현주소

이용률 8년 연속 90%대, IAEA 무사고 인증

  • 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 전무·보건물리학 박사

탄생 30년, 한국 원자력발전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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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30년, 한국 원자력발전 현주소

2007년 12월18일 한국수력원자력은 지역주민으로부터 법적 수명 30년을 맞은 고리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 동의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원전의 사회적 수용성이 좋아진 결과다.

한국인의 뛰어난 손재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각종 국제 기능올림픽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 뛰어난 손재주가 없으면 불가능한 모발이식 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첨단기술의 상징인 원자력발전 기술만 해도 그렇다. 고리 1호기가 처음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하던 1978~1980년대 초만 하더라도 우리의 원자력발전소 운전기술은 완전 초보 수준이었다. 하지만 뛰어난 두뇌와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우리 원자력인들은 피나는 노력을 했다. 많은 공부를 하고 기계를 뜯어 부품 하나하나를 익히면서 선진국의 운전기술을 배워갔다. 그러는 사이 원자력발전소 숫자도 늘어났다.

한국은 올림픽이 열린 1988년에 8기의 원자력발전소를, 10년이 지난 1998년에는 14기, 그리고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 2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게 됐다. 그 사이 한국은 세계 6위의 원자력발전 대국이 됐다. 원자력발전 경험이 쌓이고 발전소의 숫자가 늘어감에 따라 원전 운전 기술도 향상됐다.

90%대 원전 이용률

20기의 원전이 돌아가는 지금은 운전 중 정지 사례가 각 원전당 연평균 0.5회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 세계 원자력 선진국들이 연평균 1, 2회 원전을 불시 정지시키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운전 실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알 수 있다. 불시 정지 횟수가 줄어드니 결과적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이용률도 향상됐다. 원자력발전 초기에는 60%대이던 이용률이 1990년대 후반에는 90%에 육박했고, 2000년 들어 90.4%를 기록하면서 ‘드디어’ 90%를 넘어섰다.

운전 중인 원자력발전소의 숫자가 10기를 넘어서면 이용률 90%를 넘기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세계 원전의 평균 이용률은 70%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소 이용률 90.3%를 기록함으로써 8년 연속 이용률 90% 초과라는 위업을 이뤄냈다.



원전의 이용률이 아무리 높고 발전소 정지 횟수가 적다 해도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세계 최고의 원전 운영 실적을 자랑할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원자력발전소를 두렵게만 여기기 때문에 원전 사고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원자력발전소는 사고뿐 아니라 고장에 의해 멈춰 설 수도 있는데, 고장과 사고를 구분하지 못하고 사고로 통칭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동차 사고와 자동차 고장은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원전에 대해서는 그러한 원칙을 적용하지 못하는 것.

원자력발전소의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명확하게 분류해놓고 있다. IAEA는 원자력 사고와 고장 등급의 객관적 분류 체계를 만들어 일반인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투명성을 높이려 한다. IAEA의 이 제안은 경제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국의 동의를 얻어 1992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적용됐다. INES (International Nuclear Event Scale)로 불리는 ‘국제원자력 사고·고장 등급 체계’가 그것이다.

INES는 아주 경미한 고장을 ‘등급 0’으로 하고 최고로 심각한 대형 사고를 ‘등급 7’로 분류했다. 이 분류 체계에서 ‘등급 0’에서 ‘등급 3’까지는 사고라고 하기보다는 고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등급 4’에서 ‘등급 7’까지가 일반적인 의미의 원전 사고에 해당한다.

한국, ‘등급 2’ 고장 1번이 전부

국정감사 때마다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여러 사회단체는 원자력발전 사업자가 원전 사고를 은폐하고 있지 않은지 철저하게 따져본다. 그리고 IAEA나 세계 원전 운영기구 및 각종 전문기관도 정기적으로 우리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상태를 정밀 진단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에선 INES에 따른 ‘고장’은 있어도 ‘사고’는 없었음이 입증됐다.

공식적으로 INES가 도입된 이래 한국에서 발생한 가장 심각한 사건은 단 한 번 있었던 ‘등급 2’의 일반 고장이다. 그리고 ‘등급 1’의 단순 고장이 8번 있었고, 안전상 중요하지 않은 경미한 고장(등급 0)은 여러 차례 있었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이 세계 6위의 원자력발전 대국답게 원자력발전소를 매우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우리의 표준형 원자력발전소인 영광 5호기와 6호기는 IAEA로부터 심층 안전진단을 받았다. 원자력발전소의 운전 정비는 물론이고 발전소 운영조직과 행정, 그리고 방사선 안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서 3주간 전세계 원자력 전문가들의 정밀진단을 받은 것이다. 진단 결과 국내 표준형 원자력발전소는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갖췄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IAEA는 출범 이래 수십 차례 전세계의 원자력발전소를 점검했는데, 영광 5, 6호기가 가장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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