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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수학 천재 ‘계보’ 만들어졌다… ‘수학 강국’ 코앞”

송용진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 단장

  • 강지남 기자|layra@donga.com

“수학 천재 ‘계보’ 만들어졌다… ‘수학 강국’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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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누나에게 배워 동생 가르친다

“수학 천재 ‘계보’ 만들어졌다…  ‘수학 강국’ 코앞”

지난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58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전원 금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1위에 오른 한국 대표선수들. 왼쪽부터 이송운 안정현 군, 김다인 양, 백승윤 최규현 김세훈 군.[한국수학올림피아드위원회 제공]

IMO 최근 전적(戰績)을 보면 한국은 ‘수학 선진국’이다. 2012년 사상 첫 종합 1위에 오른 뒤 5년 만인 올해 대회에서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그사이의 등수도 2위, 7위, 3위, 2위로 상위 그룹 안에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처음 참가한 1988년에 22위를 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 그사이 소련, 루마니아, 헝가리 등 동구권 국가는 ‘수학 패권’을 잃었다. 미국과 중국은 수학 강국 위상이 여전하다.

한국이 부상하고 동구권 국가가 쇠락한 이유는.
“시스템과 학습동기 두 가지 때문으로 보인다. 동구권 국가들은 자본주의 사회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의 학습 의지가 떨어졌다. 올림피아드 지원 시스템도 무너졌다. 한국은 반대다. 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졌고, 올림피아드 출신 선배가 후배의 도전을 북돋워주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송 교수는 한국의 약진 배경을 IMO 4강 진입과 종합 1위 달성이라는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눠 설명한다.

우선 한국이 4강에 진입한 것은 좋은 교육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한다. IMO에 출전할 대표선수 선발 과정은 매년 3월부터 이듬해 대회 직전까지 1년 3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시험만 거듭해 치르는 것은 아니다. 수학 교육이 함께 이뤄진다. 방학 때마다 대전 카이스트 캠퍼스에서 2주간 합숙하는 계절학교가 열리고, 학기 중에는 온라인 교육을 실시한다. 대회를 앞두고는 두세 달간 최종 후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중 교육을 한다.

교육 수준은 어떤가.
“앞서 말했듯 수학과 교수들 중 올림피아드 출신이 많아졌다. 이들이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교육 효과가 더욱 높아졌다. IMO는 문제은행 없이 매해 전에 없던 문제를 창출한다. 따라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수학 문제의 수준에 국가 경쟁력이 결정되는데, 우리나라는 그 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좋은 전통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IMO 출신이 교육 프로그램에 조교로 참여하는 것이다. 최근 1~3년 내에 IMO에 출전했던 학생들이 대학생이 된 다음에 동생들을 지도하며 동기를 부여한다. 이러한 형, 누나에게 배운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면 또 조교로 나서준다. 조교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교재를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 새로운 문제를 개발하고 기존 문제를 변형해야 하는데, 올림피아드 출신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그런데도 자기 시간을 쪼개 참여해주는 걸 보면 수학올림피아드에 애정이 많고 후배들 지도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

종합 1위를 할 수 있는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바둑이나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슈퍼스타 효과다. 뛰어나게 잘하는 선수가 있으면 그에 못지않은 실력을 가진 선수가 금방 등장하기 마련이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수학에 매우 뛰어난 학생이 있으면 그 주변 아이들의 실력도 금세 올라간다. 불꽃 튀는 경쟁으로 상승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정훈, 김동률이 그러한 슈퍼스타 역할을 했다.”



“수학 천재 ‘계보’ 만들어졌다…  ‘수학 강국’ 코앞”

신석우 미 UC버클리대 수학과 교수. 1995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출전한 그는 한국 대표 역사상 최초로 만점을 받았다.

‘93년생 슈퍼군단’

“수학 천재 ‘계보’ 만들어졌다…  ‘수학 강국’ 코앞”

미 프린스턴대 수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이석형 씨. 12명의 93년생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출전자 중 한 명으로 2006년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김동률(21)은 2012년부터 3년간, 주정훈(17)은 2015년부터 2년간 연속으로 IMO 금메달을 딴 수학 천재들이다. 특히 김동률은 첫 출전 때 한국 대표선수들 중 나이가 가장 어렸음에도 역대 최고 개인 성적을 거뒀다. 주정훈이 참여한 2016년 대회에서는 만점자가 6명 나왔는데, 그중 3명이 한국 선수였다. 송 교수는 “특히 실력이 뛰어난 주정훈이 한국 팀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현재 김동률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주정훈은 서울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있다.

언제 처음 ‘슈퍼스타’라 할 수학 천재가 등장했나.
“그간 꾸준히 있어왔다. 미국 UC버클리대 수학과에서 교수를 하는 신석우는 1995년 한국의 IMO 참가 역사상 처음으로 만점을 받았고, 이수홍은 2007년 만 열세 살이란 역대 최연소 나이에 대표로 선발됐다. 그리고 2008년 오규진이 IMO에 출전하면서 본격적으로 ‘1993년생 시대’가 열렸다. 이후 5년간 93년생 12명이 IMO에 출전하면서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한국의 수학 실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때부터 이석형(2006 금·2007 은), 이수홍(2007은·2008 금), 오규진(2008 금), 김동률(2012·2013·2014 금), 주정훈(2015·2016 금), 김세훈(2015 은·2016 금·2017 금) 등으로 이어지는 수학 천재 ‘계보’가 만들어졌다.”

이 학생들에겐 특별한 공통점이 있나.
“학습 동기란 결국 경쟁심, 즉 남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상위 0.000001%라고 할, 수학적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이 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성격이다. 남한테 지기 싫어 모든 것을 걸고 매달리는 성향 말이다. 이런 점에서 여학생이 다소 불리하다. 한데 모아놓고 공부시켜보면 남학생들은 대부분 외골수다. 서로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떠든다. 반면 여학생들은 수학 이외의 교과목, 대인관계, 세상사에 골고루 관심이 많다. 수학 잘하는 여학생은 모든 교과 성적이 우수하다. 남학생은 둘 중 하나다. 모든 교과를 잘하거나, 아니면 수학만 잘하거나.”

올해 제58회 IMO에선 이례적으로 여학생 김다인(서울과학고 3학년) 양이 팀 내 최고 성적을 거두며 여학생 참가자 62명 중 전체 1위 및 유일한 금메달 수상자가 됐다. 송 교수는 “다인이 역시 대인관계가 좋고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인재”라며 “김다인 이전에도 김지수·양서연(2014년 중국여자수학올림피아드 금) 등 수학에 뛰어난 여학생들이 꾸준히 두각을 드러내왔다”고 말했다.

이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의과대에 진학하는 것이 일종의 상식이다. 그러나 수학올림피아드 ‘동네’에선 얘기가 좀 다르다. 지난 3월 동아일보가 역대 IMO 출전자들의 근황 자료를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의학계로 진학한 비율은 12.2%에 불과했다. 무려 81.3%가 이공계로 진학해 기초 학문에 투신했다.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류호진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부교수, 신석우 미 UC버클리 수학과 부교수 등 국내외 유수 대학의 교수로 자리 잡은 이도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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