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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전횡’ 폭로한 정두언도 인사개입 의혹

박영준 “정두언, 청와대 인선 때 30명 리스트 보내와 관철시켰다”

  • 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인사전횡’ 폭로한 정두언도 인사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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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전횡’ 폭로한 정두언도 인사개입 의혹

이상득 의원이 1월21일 대통령 당선인 특사로 방일한 결과를 이명박 당선인에게 보고하고 있다.

박 비서관과 기자의 통화가 있고 1주일여가 지난 뒤 정 의원은 폭탄 발언을 했다. 그는 6월7일자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일부 인사가 국정수행에 집중한 게 아니라 전리품(인사) 챙기기에 골몰했다”며 국회의원 한 사람과 청와대 참모 3명을 ‘권력 사유화’의 장본인으로 지목했다. 정 의원이 겨냥한 국회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청와대 참모 3명은 류우익 대통령실장, 박영준 비서관,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이었다.

정 의원은 특히 박 비서관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B 비서관(박영준 비서관)은 노태우 정권의 박철언, 김영삼 정부의 김현철, 김대중 정부의 박지원, 노무현 정권의 안희정·이광재씨를 다 합쳐놓은 것 같은 힘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B 비서관은 대통령 주변의 사람들을 이간질시키고 음해하고 모략하는 데 명수”라고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않았다.

정 의원의 인터뷰 기사가 보도된 날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정 의원실에서 보낸 e메일이 왔다. 보도 내용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말한 것이 맞다”고 확인하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설명한 글이었다. 작심하고 사건을 일으켰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의원은 이어 9일에는 한나라당 의원총회 신상발언에서 “인사 실패가 국정 무능 및 부도덕 인사로 이어져 국정실패까지 초래했다. 이제는 책임질 사람들이 각자 자기 거취를 결정하면 된다”고 마무리 펀치를 날렸다.

박 전 비서관은 처음에는 “너무나 억울하다”면서 이에 강력히 맞설 생각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 의원의 의원총회 발언이 있던 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과 한 시간 동안 면담한 뒤 “대통령께 누가 된다면 청와대에 한시라도 더 머물 수 없다”며 류우익 대통령실장에게 사표를 내고 짐을 쌌다. 그는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된 채 직원들에게 인사를 했다고 한다.



정 의원과 박 전 비서관은 정권 창출의 산실인 ‘서울시청팀’과 ‘안국포럼’의 핵심 멤버였다. 정권 창출의 1등 공신인 두 사람이 왜 이처럼 관계가 틀어져 박 전 비서관이 정 의원에게 극도의 불신을 표시하고, 정 의원은 ‘공신의 난’을 일으키는 지경까지 왔을까.

둘 사이 가른 결정적 사건

박 전 비서관은 1994년 이상득 의원의 국회 참모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2002년 서울시장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 선거 캠프에 차출된 뒤 이 대통령의 돈독한 신임을 받아 ‘1미터 측근’이란 말도 들었다. 정 의원은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총리실 등에 근무하다 2000년 총선에 나섰다가 실패한 뒤 2002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발탁됐다. 그 역시 ‘MB의 복심(腹心) 중 복심’으로 불리면서 핵심 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의기투합했을 때만 해도 51세인 정 의원과 48세인 박 전 비서관은 호형호제하며 지냈다. 그러나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뒤 정부와 청와대 요직 인선을 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수위 인사를 주도하던 정 의원이 정부와 청와대 인선에서 소외되면서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다. 그러다 ‘결정적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둘은 완전히 갈라섰다.

화약고는 정치권과 연결고리를 갖는 청와대 정무1비서관(여당 담당)과 정무2비서관(야당 담당) 자리였다고 한다. 정두언 의원은 청와대 정무 1, 2 비서관에 각각 자신과 가까운 이태규 윤여준 전 의원 보좌관과 현역 한나라당 국회의원 보좌관인 L씨를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두 자리는 결국 장다사로 전 이상득 국회부의장 비서실장과 김두우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에게 돌아갔다. 대신 이태규 전 보좌관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교통정리됐다.

정 의원은 자신이 추천한 두 사람이 ‘물먹은’ 배후에 박 전 비서관이 있다고 단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다사로 비서관은 이상득계이고, 김두우 비서관은 박 전 비서관과 고향이 경북으로 같다. 이 두 사람을 발탁하기 위해 L 보좌관을 내치고 이태규 전 보좌관은 다른 자리로 옮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두우 비서관이 청와대에 합류한 것은 친분이 있던 류우익 실장의 직접 요청에 의한 것으로 나중에 전해졌다.

이태규 연설기록비서관은 새 정부 출범 불과 한 달 만인 지난 3월26일 돌연 사표를 냈다. 당시 “청와대 보직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았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자신의 ‘전공’과 다른 자리를 맡아 적응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태규 비서관이 작성해서 올린 대통령 연설문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어느 선에선가 대폭 고쳐지곤 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말도 들린다. 그는 청와대를 나온 뒤 KT에 전무급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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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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