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호

공습 외

  • 담당·이혜민 기자

    입력2008-07-31 17: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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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습 외
    공습 _ 요시다 도시히로 지음, 김해경·안해룡 옮김

    공중습격은 지금도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라크 다국적군의 공습은 2007년에만 총 1447회에 달했다고 한다. 유엔이라크지원단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 4월부터 12월까지 200명 이상의 이라크 주민이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 책은 ‘폭탄이나 미사일이 떨어지는 장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어떤 광경이 벌어지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몸속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해 6·25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을 다루며 공습의 역사, 공습의 본질, 희생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살핀다. 저자는 특히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격차에 주목한다. 공습을 가했음에도 “단지 임무를 수행할 뿐입니다. 임무를 다하는 것, 그 이외의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는 한 조종사의 말을 듣고 인간의 위험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공습을 실행하는 조종사와 공습을 당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가해자는 피해자의 고통에 무관심할 수 있다.

    저자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1977년부터 미얀마, 태국,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시아의 다양한 민족을 취재했다. 1985년부터 88년까지는 미얀마 북부의 카친 주와 샨 주에서 민족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카친족을 장기 취재했으며, 이를 취재한 ‘숲의 화랑’으로 1996년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을 수상했다. 이 책의 저자와 역자가 속해 있는 저널리스트 단체인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은 방콕, 마닐라, 타이완, 베이징, 서울, 오사카 등에 사무소를 두고 권력에 대항하는 아시아인들을 취재하고 있다. 휴머니스트/ 336쪽/ 1만5000원

    소치 허련-조선 남종화의 마지막 불꽃 _ 김상엽 지음



    추사 김정희가 “압록강 동쪽에는 이만한 그림이 없다”고 극찬한 소치 허련은 오원 장승업과 함께 조선 말기의 거장으로 불린다. 그는 추사 김정희의 회화관(觀)을 호남 지방에 전수한 조선 남종화의 마지막 계승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허련의 인생을 찬찬히 보여준다. 독자는 당대 최고의 학승으로 꼽힌 초의선사에게 그림의 기초를 배우고, 윤두서의 ‘공재화첩’을 보고 그림의 법도를 깨우치고, 추사를 평생의 스승으로 삼은 그를 볼 수 있다. 물론 미술적 가치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한국미술연구소 연구원, 영산대학교 겸임교수, 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강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문화재청 인천국제공항 문화재감정관이다. 저자는 “19세기 예술의 핵심인 김정희를 연구하기 위해 그에게 충성한 허련을 연구하게 됐다”고 한다. 돌베개/ 204쪽/ 1만3000원

    기갑전으로 본 한국전쟁 _ 권주혁 지음

    저자는 남태평양 솔로몬 군도에서 30년 넘게 목재무역 업무를 하는 동시에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전작인 ‘헨더슨 비행장’ ‘베시오 비행장’을 통해 남태평양에서 벌어진 제2차 세계대전을 생생히 복원하기도 했다. 이번에 그는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 시점부터 휴전회담이 체결되기까지의 상황을 기갑부대와 기갑 전투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전쟁 기간 부대의 명예를 짊어지고 어떤 보병 부대에도 떨어지지 않는 무공을 세운 것이 육군 독립기갑연대”이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국군 기갑부대 창설 때부터 몸을 담았던 노병 몇 사람을 만나 당시 얘기를 듣고 관련 자료를 8년여 간 추적했다. 남침한 공산군에 맞서 기갑 전투를 시작한 국군 독립기갑연대의 활약상과 어린 소년들로 구성된 국군 해병대 소년 전차병의 활약을 자세히 풀어내고 있다. 지식산업사/ 494쪽/ 2만3000원

    조선사 3대 논쟁 _ 이재호 지음

    저자는 “역사의 허위를 벗기고 실상을 구명함으로써 일반 국민의 역사인식을 새롭게 해 국력신장을 돕기 위해” 책을 썼다. 본문에 해석문뿐 아니라 한문 원문도 함께 써놓은 건 사료의 엄밀성을 분명히 해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부산대 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는 부산대 명예교수로 있는 저자는 알려진 역사의 이면을 들추어 3가지 사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사육신 유응부와 함께 삼중신(三中臣) 김문기가 사육신 묘역에 묻히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사육신 논쟁을 재정리하는가 하면, 율곡 이이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0년 전에 십만양병설을 주장했고 유성룡이 이를 반대했다는 역사적 상식이 사실인지 아닌지 증명한다. 또한 이순신과 원균에 관한 평가가 정당한지도 묻는다. 철저한 사료 검증이 돋보이는 책이다. 역사의아침/ 272쪽/ 1만3천원

    부랑청년 전성시대 _ 소영현 지음

    열네 개의 작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이 책은 1900년대 전후부터 1920년대에 걸친 시기에 근대적 인간형이라 일컬어진 청년들의 면모를 담고 있다. 안경을 쓰고, 세비루 양복을 입고, 칼포 담배를 피운 그들은 겉모습은 물론 의식도 남달랐다. 민족주의자나 ‘맑스보이’는 아니었지만 약육강식의 국제 정세 속에서 에스페란토어 사용을 통해 폭력주의를 넘으려 했고, 자선음악회를 통해 문화와 현실 참여를 동시에 꾀하려 했다. 책을 들여다보면, 진지했고 가난했고 열정적이었고 때로는 비열했던 당시의 청년상을 가감 없이 볼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금-여기’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여백의 시선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푸른역사/ 319쪽/ 1만5000원

    공습 외
    워렌버핏 평전 1, 2 _ 앤드루 킬패트릭 지음, 안진환 김기준 옮김

    워렌 버핏은 가치투자의 대명사다. 그는 반세기 전에 100달러를 가지고 주식투자를 해서 현재 620억달러를 가진 재력가다.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이론에 따라 수익성 높은 기업의 주식이 저가일 때 매입한 뒤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에 근접할 때까지 장기간 보유해 연평균 25%가 넘는 투자 수익을 올렸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낭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마하의 시가 60만달러 저택에 50년째 살고 있고, 청렴하게 살아 도둑이 빈손으로 나오기도 했다.

    그는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고 실천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우선 상속세를 더 많이 거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버핏은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미국의 정신이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골고루 주는 것이 미국의 정신”이라며 전 재산의 85%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또한 그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에게 투자하라. 그리고 내면의 열정에 따르라”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도 뒤따라온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20년 동안 100여 시간을 버핏과 함께했을 뿐이지만 주변 사람들을 통해 그의 모든 것을 담으려 했다. 그는 되도록 의자에 편안히 기댄 채로 이 책을 읽을 것을 권하며 버핏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 역시 버핏을 경이로운 인간으로 받아들인다. 투자에 관한 천재성과 흠잡을 데 없는 도덕성,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유머 감각을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인물이다. 버핏은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열정을 사르는 사람들의 빛나는 사표가 되고 있다.” 월북/ 1권 544쪽, 2권 844쪽 /1권 2만5000원, 2권 3만5000원

    혼자일 때 그곳에 간다 _ 박상우 지음

    “모든 것은 하나로부터 시작하고, 모든 것이 흩어진 뒤에 마지막까지 남는 것 역시 하나다. 그래서 하나에는 ‘궁극’의 의미가 숨어 있다”고 말하는 작가 박상우. 그는 오래전부터 혼자 길을 떠났다. 살다가 본연의 모습을 잊을 때마다 낯선 곳으로 향했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말무리반도, 청령포, 만항재, 용유도, 태안반도, 김삿갓 계곡…. 이 책은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이상문학상을 받았지만 자신의 재능에 회의를 느껴 혼자 길을 떠난 작가의 내밀한 기록이다. “가면서 생각하고, 가면서 배운다. 가면서 만나고, 가면서 친해진다. 그것이 혼자 가는 길의 매력이다. 혼자 다닌 이력이 이제 많은 사람과 많은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의 근거가 되고, 또한 자양분이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가 이를 데 없이 충만하고 풍요롭다.” 시작/ 279쪽/ 1만2000원

    번역가의 서재 _ 김석희 지음

    김석희는 20여 년 동안 150종의 작품을 번역한 베테랑이다. ‘로마인 이야기’를 번역해 제1회 한국번역상 대상을 수상한 그는 역자 후기로도 유명하다. 그는 책을 번역할 때마다 15~20매의 후기를 며칠씩 걸려가며 썼다. “저자와 원서에 대한 예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좀더 충실한 소개와 의미를 담아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99편의 역자 후기가 담겨 있는데 책은 크게 영미권 소설, 역사인문서, 재일한국인문학, 에세이로 나눠져 있다. 이 후기들은 수상이력과 같은 표면적인 문제에서 문체의 특성, 타 작품과의 연관성, 책이 출간될 당시의 역사적 배경, 학술적 의미와 같은 부분까지 다룬 충실한 안내서다.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자이기도 한 그는 번역투 문장을 지양한다. 그의 서재를 들여다 보면 읽고 싶은 책이 더 많이 생긴다. 한길사/ 619쪽/ 1만8000원

    다산 _ 한승원 지음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저서 중에 금서 한 권이 있다고 한다. ‘다산 비결’이란 책인데 호남 지방의 의식 있는 사람들은 이를 필사해 읽었고, 이를 읽은 사람들이 무너지는 나라와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겠다고 일어선 동학군의 접주가 됐다고 한다. 작가는 우연히 이 책일지도 모를 책을 접하고는 소설을 쓰게 됐다. 5년간 방대한 문헌과 자료 연구를 통해 깊이 있는 역사적 해석을 시도했고, 다양한 스토리 라인을 기반으로 소설적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정약전을 다룬 ‘흑산도 가는 길’(2005년), 다산의 제자 초의스님을 다룬 ‘초의’(2003년), 다산의 후학인 추사 김정희를 다룬 ‘추사’(2007년)는 다산 공부의 연장선이었다. 작가는 주자학과 천주학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새로이 디자인한 다산을 읽어내는 일은 하나의 구도 행각이었다고 말한다. 랜덤하우스/각권 340쪽 /각권 1만원

    수집이야기 _ 야나기 무네요시 지음, 이목 옮김

    진정한 수집이란 뭘까. 하나의 대상을 정해 물품을 모았다고 해서 수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보면 참된 수집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저자는 25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수집품을 골라내는 안목을 소개하며 건강한 수집이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민예(民藝)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돈으로 수집품을 모으지 않고, 일반인이 쓰고 버린 생활용품을 수집했다. 당시에는 아무도 미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던 조선의 막사발, 오키나와의 옷감 등을 모아 비웃음을 샀다. 그러나 오늘날 그의 수집품은 서구화된 감각을 가진 관람객에게 ‘따스한 인간성, 단순함의 강력한 힘, 청순함’과 같은 감동을 주고 있다. 저자는 1921년 조선총독부가 광화문을 해체하려고 했을 때 ‘아, 광화문’이란 글을 발표해 해체를 막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산처럼/ 344쪽/ 1만8천원

    공습 외
    외환위기 징비록 _ 정덕구 지음

    ‘징비록’은 서애 유성룡이 조정에서 물러난 뒤 후일에 있을지 모를 우환을 경계하고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과 같은 전란 상황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외환위기 징비록’은 10년 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적 위기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쓴 글이다. 저자는 우리 경제사의 어두운 단면과 솔직하게 대면할 것을 강조하면서, 경제정책 담당자들과 금융 및 업계 민간 전문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며 현상을 분석했다.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전 수차례 경보음이 울렸지만 우리가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더욱 경보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저자는 현실 경제에는 3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 각국이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갖고 있는 내적 위험요소가 폭발하지 않도록 방어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문제를 풀고자 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고, 국제경제는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있으며, 위험요소의 규모가 경제위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에 파괴력이 엄청나다는 말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협상이다. IMF 자금지원조건을 위한 힐튼 협상, IMF 플러스협상, 단기외채 만기연장을 위한 뉴욕협상, 뉴머니 조달과 고금리협상 등 IMF채권단과의 피 말리는 협상 과정이 주된 소재다.

    긴박하고도 치열한 역사를 생생히 전할 수 있었던 건 저자가 현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재정경제원 대외경제국장, 기획관리실장, 제2차관보, IMF 협상 수석대표 등을 거쳐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삼성경제연구소/ 574쪽/ 2만5000원

    량샤오민, 중국경제를 말하다 _ 량샤오민 지음, 황보경 옮김

    “경제학은 돈을 벌거나 나라를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삶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해주는 학문”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중국 경제를 설명하는 동시에 “이미 지출된 비용(매몰비용)으로 괴로워하기보다 미래를 위해 사는 게 낫다”는 경제학적 지혜를 전한다. 물론 책의 주요 내용은 중국인, 중국 기업, 중국 정부의 시각에서 바라본 중국 경제다. 책은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데 이는 저자가 연재한 50여 편의 칼럼을 엮은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품에 투자하라, 프라이버시가 돈벌이 수단이 되는 건 희소성 때문이다, 노동은 부를 쌓는 수단일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 채찍보다 당근이 말을 달리게 한다, 동아시아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신용을 중시하는 분위기 덕분이라는 지적이 담겨 있다. 은행나무/ 304쪽/ 1만3000원

    미국 중·고교 유학 _ 리처드 C. 말리·손희걸 공저, 정경옥 옮김

    (주)SAT STUDY의 대표이사로 커리어 플래너인 손희걸씨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자녀를 미국의 중·고교에 보내 공부시키려는 많은 학부모에게 용기를 주고, 각자의 요구에 가장 적합한 학교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책은 왜 미국의 중·고등학교에 보내려고 하는가(1장), 진학할 학교 찾기(2장), 홈스테이와 기숙사 중 어느 쪽이 좋을까?(3장), 입학 절차(4장), 학부모와 학교의 관계(5장), 등록한 뒤에 할 일(6장), 학교 수업시작 전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사람들(7장), 사회적이고 학습적인 기대(8장), 흔히 발생하는 적응 문제(9장), 성적(10장), 숨은 교과과정(11장), 대학입시 상담(12장), 방학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13장), 학교의 또 다른 중요한 사람들(14장), 마지막으로 생각해볼 것들(15장)로 구성돼 있다. 동아일보사/ 240쪽/ 1만2000원

    조선의 과학기술 _ 박상표 지음

    이 책은 우리 조상들의 과학기술, 그중에서도 조선시대의 과학기술을 분야별로 짚어본 책이다. 저자는 과학기술을 건축, 음식, 의학과 수의학, 도량형, 지도, 시간 측정, 천문도와 역법으로 나눠 살폈다. 주인공 ‘학이’와 ‘술이’가 조선시대로 날아가 당시 사람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부족한 부분은 선생님이 설명하는 식으로 구성해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유물 사진과 재현 이미지, 3D 복원 이미지를 적절히 배치해 쉽고 보기 좋게 구성했다. 특히 대동여지도 읽기, 당시의 단위대로 길이 재기와 같은 생활 속 과학도 보여준다. 저자는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의 편집국장으로 일하며, 방송과 칼럼을 통해 광우병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암사/249쪽/1만2천원

    고산 대삼국지 _ 고산 고정일 지음

    국내에서 삼국지 번역본을 낸 작가만 해도 양백화, 박태원, 김동성, 박종화, 김구용, 황병국, 이문열, 황석영이 있다. 그런데도 저자가 ‘고산 대삼국지’를 또 펴낸 이유는 현대소설의 감각으로 당대 민중의 꿈과 소망이 녹아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다. 저자는 “조조, 유비, 손권 세 영웅이 천하를 삼분할 때 이들의 전략은 무엇이었는지, 위·촉·오 삼국 통치자가 무엇으로 사람 마음을 얻었는지, 이들의 비전은 무엇이었는지 자세히 열거하고 싶었다”라고 저술의 변을 밝힌다. 자신의 책을 “무수한 삼국지의 금과옥조를 되살려낸 총화”라고 자평하는 저자는 “‘고산 대삼국지’에서 우리 삶의 닮은꼴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지모의 강가에서 사금을 줍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동서문화사/ 각권 470쪽/ 각권 6900원

    공습 외
    대한민국 원주민 _ 최규석 지음

    원주민은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자취를 감춘 사람들을 말한다. ‘대한민국 원주민’은 대한민국에서 살다 사라진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작가가 태곳적 원주민을 그린 것은 아니고 1970, 80년대 살던 순박한 사람들을 원주민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에서는 우리네 아버지와 어머니, 형과 누이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에는 그의 삶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현대사회에서 외면당한 사람들, 그래서 잊히기 쉬운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키우던 개를 잡는 아버지, 사슴이 쓰러져 피가 나오자 빨대로 빨아먹는 아버지, 어린아이들을 두고 장남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읍내로 떠난 어머니, 수줍은 눈웃음으로 연애를 대신한 어머니, 찬밥을 막내에게 양보하고 물로 배를 채우는 누나, 동생들에게 주려고 공장에서 받은 빵을 간직해둔 누나, 어려워도 중학교만은 가겠다고 버틴 누나, 동기들에게 손찌검하던 권위적인 큰형, 고무신 신고 뛰어다니다 운동화 없다고 놀림 받던 나…. 작가 최규석은 1977년생이지만 시골에서 자란 그의 인생은 1950년대, 60년대를 담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깔끔하게 닦인 넓은 해안도로를 무단 횡단하여 물질하러 가는 늙은 해녀들, 도시 곳곳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발견되는 텃밭들, 전통문화 행사에서 공설운동장 인조잔디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를 꽂으며 모심기 시범을 하는 노인들, 논밭이었던 곳에 생긴 찜질방과 민가였던 오리백숙집들, 치어 죽은 개를 자전거 짐칸에 싣고 가며 입맛 다시는 노인을 한번쯤 되돌아보도록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은 없겠다.” 작가는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축제 단편상, 대한민국만화대상 우수상, 오늘의우리만화상 등을 수상했다. 창비/ 163쪽/ 1만1000원

    이원복 교수의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_ 이원복 지음

    ‘와인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아닌가’ 자책하는 사람이 많다. 이에 이원복 교수가 ‘세계의 와인’을 펴냈다. 1권 ‘와인의 세계’는 개론서이고 2권 ‘세계의 와인’은 와인에 대한 현실적 접근이다. 흔히 와인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 유럽 와인이냐, 신대륙 와인이냐이기 때문에 저자도 그런 관점으로 장을 나눴다. 1장 유럽의 와인에는 세계 와인의 기준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프랑스 와인, 세계 최대의 포도 경작지인 스페인의 와인을 다루고, 2장 신대륙의 와인에서는 미국 와인, 남아메리카 와인, 호주 뉴질랜드 와인을 설명한다. 생선에는 화이트 와인을, 고기에는 레드 와인을 곁들여 마시라는 것은 선입관이며 와인을 선택할 때는 요리의 재료가 아닌 소스에 맞춰야 한다는 등 실용 정보도 가득하다. 김영사/ 228쪽/ 1만1900원

    에펠탑 없는 파리 _ 신이현 지음

    저자는 장편소설 ‘숨어 있기 좋은 방’으로 등단한 후 2006년부터 파리에 살며 뒷골목을 두루 살폈다. 처음 파리에 도착해 머물렀던 시테 학생 기숙사와 하녀들이 쓰던 파시의 다락방, 그리고 그 주변의 미로 같은 골목을 찾아다니며 건축가들의 고집과 예술가들의 감각과 이주 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자기들만의 공간을 만든 중국인 거리, 2000년 전에 로마 사람들이 버리고 간 유적 등 소시민들이 만들어놓은 파리가 있다. 저자는 에펠탑과 같은 관광지가 아닌 평범한 생활 터전을 보여준다. 매닐몽탕과 벨빌 언덕을 파리 하늘 아래 가장 인간적인 동네라고 이름 붙인 저자의 감성이 묻어난다. 책에 담긴 아름다운 사진에도 그 감성이 살아 있다. 랜덤하우스/ 304쪽/ 1만3000원

    허영만 꼴 1 _ 허영만 지음

    허영만은 “꼴(생김새와 됨됨이)을 공부하는 목표는 부족한 것을 닦아서 채워 넣으려는 현명한 자가 되기 위해서”라고 한다. 얼굴만으로 인생이 결정 나지는 않지만 얼굴을 보고 단점을 알 수 있다면 이를 미리 알고 노력하라는 뜻이다. 사각턱은 무섭게 노력하지만 욕심이 지나쳐 주위에 피해를 줄 수 있다, 광대뼈가 튀어나오지 않고 기울어져 있으면 더불어 살 생각이 없다, 눈은 가늘고 길어야 지혜를 동원하며 일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상은 눈 코 입 중 어느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를 종합해 봐야 할 뿐만 아니라, 본인이 노력하면 부족한 점도 채울 수 있다는 말이다. 동아일보에 연재 중인 만화 ‘꼴’을 묶은 허영만은 진지한 사회 참여적 성격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작가로 2007년 제7회 고바우만화가상을 수상했다. 위즈덤하우스/ 268쪽/ 9800원

    마지막 강의 _ 랜디 포시 지음

    2007년 9월19일, 췌장암 말기인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 교수 랜디 포시가 마지막 강의를 했다. 이 강의는 유투브를 통해 전파됐고 세계의 1000여 명이 함께 봤다. 그는 ‘어릴 적 꿈 진짜로 이루기’라는 제목 아래 인생 사는 법을 강의했다. 그는 “자신이 평생 동안 한 일이 결국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말하며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감사할수록 삶은 위대해진다, 행운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온다, 벽은 깨라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라, 가장 어려운 일은 듣는 일이니 사람들이 당신에게 해주는 일을 소중히 여겨라, 누군가 당신을 위해 했던 일을 당신도 다른 이들을 위해 하라, 매일같이 내일을 두려워하며 살지 말라.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살림/ 286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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