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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폭락 가능성

일시조정 거쳐 다시 상승? 천만에, 대세 하락 불가피!

  • 이진평 정책평론가

부동산 대폭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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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폭락 가능성

미국의 집값은 정점 대비 17.8%가 빠졌다. 그런데도 아직 절반밖에 안 왔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진은 미국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 지역의 한 주택 앞에 내걸린 주택 매매 광고판. ‘꼭 들어와서 구경하세요’라는 문구가 씌어 있다.

각 개인의 구매력은 자신의 가처분 소득과 은행 등에서 부채를 얻을 수 있는 신용의 정도, 소비하고자 하는 상품(이 경우 주택) 가격 등에 따라 결정된다. 최근 몇 년간 국내 가계의 가처분소득 규모는 크게 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주택 가격은 지난 몇 년 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다. 갈수록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외환위기 이후 몇 년 동안의 집값 상승은 수급 불균형 측면에서도 합리화될 수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몇 년 동안 건설경기 침체로 주택 잠재수요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데 반해 실제 공급량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1년 이후 부동산 투기 붐이 일면서 아파트 신규 공급이 급증해 공급 부족이 빠르게 해소됐다. 김광수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 약 41만호에 이르렀던 수도권의 아파트 잠재적 공급량 부족은 2006년에는 7만3000호까지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소는 다주택 보유 가구 및 수도권 비거주자의 투기적 가수요를 빼면 수도권의 아파트 잠재적 공급 부족은 거의 해소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미분양 물량 급증과 잇따르는 분양 미달, 입주율 저조 등을 통해 현실에서 확인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미분양 주택 수는 전국적으로 12만9859호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미분양 물량은 두 배가량인 25만가구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히 올 들어 수도권에서 분양한 5만352가구 중 미분양 물량은 19.5%인 9819가구나 됐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균형촉진지구의 주상복합 ‘서교자이’가 1순위 분양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은 것이나 은평뉴타운의 입주율이 25%에 불과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낮은 투자수익률

집값은 수급상황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상황이 보여주듯, 투자 또는 투기적 요소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투자 또는 투기를 한다고 할 때 판단의 근거가 되는 기대수익률을 따져봐도 앞으로 집값이 상승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버블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부동산 값은 초기에 가파르게 오르다가 부동산 거품이 꼭짓점에 가까워질수록 상승률이 둔화된다. 물론 주가와 마찬가지로 중간에 일시적으로 집값이 주춤하거나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는 가파르게 오르던 부동산 값이 꼭짓점에 가까워지면 오름세가 둔화된다. 단순화하자면 고교 수학에 나오는 2차함수의 포물선과 같다.

왜 부동산 거품이 꼭짓점에 가까워지면 추가 상승 여력이 떨어질까? 가상의 예를 들어보자. 시세 1억원인 집이 1년 만에 2억원이 됐다면 연간 투자수익률은 100%다. 그런데 시세 10억원인 집을 사 마찬가지로 1년에 1억원이 올랐다고 해보자. 이 경우 투자수익률은 10%에 불과하다. 두 경우 모두 1년 만에 1억원을 벌었지만, 투자수익률에서는 10배의 차이가 생긴다.

주택 거품이 생기는 초기 단계에서 집값이 급상승할 때는 웬만하면 세금과 은행 대출 이자를 제하고도 충분히 수지가 맞는다. 하지만 주택 거품이 정점에 이르러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위에서 후자의 경우 투자수익률이 10%라고 할 때 실질 투자수익률은 그보다 훨씬 낮다. 우선 물가상승분을 빼야 한다. 올해의 경우 물가상승률은 낮게 잡아 4% 정도다. 여기에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로 수천만원을 내고 나면 실질 투자수익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질 것이다. 더욱이 은행 대출 등의 부채를 지고 있다면 사실상 마이너스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실제 고가 아파트를 살 때 대부분의 경우 집값의 20~30%는 금융기관의 주택 담보대출로 메운다. 은행과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는 추세이므로 부채 차입 비용도 갈수록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명목상 10% 투자수익률을 기록한다 해도 실제로는 돈을 까먹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매년 투자수익률이 최소 10% 이상은 돼야 투자처로서 매력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를 만큼 올라버린 아파트가 매년 10% 이상 추가 상승한다는 게 가능할까.

한 걸음 더 나아가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계속 횡보하거나 조금씩이라도 하락한다면 어떻게 될까. 소위 ‘버블 세븐’에서 최근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들 주택 소유주에게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주거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들에게는 거의 재앙에 가깝다. 물가는 오르는데 집값은 내리고 매년 수천만원의 세금을 내는 데 더해 수천만 원의 은행 이자까지 물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이런 상황이 1~2년 이상 지속된다면 더 이상 버티기는 쉽지 않다.

투기 심리의 위축

최근 경매에 나온 강남의 고가 아파트수가 크게 늘거나 고가 아파트 시세가 수억원씩 떨어지는 것도 모두 이런 상황의 전조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체 아파트 재고에 비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의미를 축소하려 한다. 하지만 이는 집값 거품 붕괴라는 폭우의 첫 빗방울이라고 보는 게 더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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