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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60주년 大특집

의회정치 60년, 선량들이 낳은 진기록

2628명이 엮은 헌정사의 씨줄과 날줄 의회민주주의 반석 위에 올려놓다

  • 이기홍 언론인 kihong46@hanmail.net

의회정치 60년, 선량들이 낳은 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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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당선된 김대중은 이후 국회의원을 지내고 대통령까지 역임했지만 이들 4명은 끝내 재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이력서상의 전직 의원’ 신세를 감수해야 했다. 2대부터 8대까지 8회(6대 서울 서대문 보선 포함)나 출마한 정인소와 3~7대에 걸쳐 5회 출마한 김사만에게 48시간 재임은 너무나 처량한 전과(戰果)였다.

5일 의원도 있다. 6대 말 당시 신민당 전국구 후보 17,18번이던 박중한 우갑린이 주인공. 두 사람은 같은 전국구 의원인 류진 임차주가 탈당으로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1967년 6월26일 승계가 공고되어 임기 말인 그달 30일까지 재임했다. 7대 의원선거가 이보다 앞선 그해 6월8일 실시된 것을 감안하면 7대 의원 당선 공고 후에 6대 의원이 뒤늦게 탄생한 것이다. 전국구 의원 승계 제도가 낳은 소극(笑劇)이라고 할 만하다. 이들은 본회의 출석 한 번 하지 않았지만 금배지와 한 달 세비 20만원(당시)을 고스란히 수령했다.

최다선은 9선으로 3명(김영삼 김종필 박준규)이다. 이 중 박준규는 8대에 보궐선거에서 한 차례 당선된 것을 포함해 9번을 선거구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당선됐기에 더욱 값진 기록이다(8대 서울 성동 낙선). 김영삼과 김종필은 전국구와 유정회 당선이 포함돼 있다(김영삼은 4대 부산서갑에서, 김종필은 17대 전국구에서 각각 낙선 경력이 있다).

역대 국회의원 총수 (2008년 6월 현재)
구분 정수 연인원 비고(초선)
제헌 200 209 209
2대 210 218 186
3대 203 208 151
4대 233 239 115
5대 민의원 233 247 132
5대 참의원 58 58 36
6대 175 189 117
7대 175 182 80
8대 204 207 113
9대 219 251 117
10대 231 235 86
11대 276 285 225
12대 276 288 114
13대 299 309 171
14대 299 333 148
15대 299 335 159
16대 273 315 140
17대 299 321 195
18대 299 299 134
연인원 4728
실제 인원 4461 2628


8선도 모두 3명(김재광 이만섭 정일형)이다. 이 중 정일형은 2대부터 9대까지 내리 8번을 같은 선거구(서울 중구)에서 당선됐다. 가까운 장래에는 깨지기 힘든 기록일 것이다.



서울 성동구의 제헌의원은 이청천(李靑天)이고 2대 의원은 지청천(池靑天)이다. 기묘한 우연이다 싶지만 사실은 상해 임시정부 군사부장을 지낸 같은 사람이다. 만주 등지에서 독립군 사령관을 지낸 그는 군사상 필요 때문에 많은 변성명을 사용했는데 본명은 지대형(池大亨)이다. 제헌국회 본회의나 상임위 활동 때는 본명을 써서 그는 국회 기록상 3개의 성명을 남긴 유일한 의원으로 돼 있다.

異名同人, 同名異人

홍창섭(洪昌燮 2·3대 강원 춘천)과 홍창섭(洪滄燮 8대 강원 춘천춘성·9대 강원 춘천춘성철원화천양구)도 같은 사람이다. 2·3대 때 국회 운영위원장과 농림위원장 등 요직을 거친 그는 4대 때 민주당의 계광순에게 패배하자 창섭(滄燮)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昌자의 운세가 다했다는 친지의 조언이 있었던 데다 마침 친척 중에 같은 이름을 쓰는 이가 있어 한자를 바꿨다는 것이 그의 변이다. 1960년 강원도지사 재임 때 4·19혁명을 만나 2년여의 옥고를 치른 그는 7대에선 낙선했으나 8, 9대에 연속 당선됐다. 개명의 효험을 톡톡히 본 셈이다.

김대중(金大中)과 한건수(韓建洙)도 비슷한 사례. 김대중의 원래 한자 이름이 金大仲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고, 한건수도 원래는 한건수(韓鍵洙)였으나 2대 선거(충남 예산) 때 낙선하자 ‘쇠금(金) 변’을 없애버렸다. “1년에도 수천수만통의 엽서와 편지를 써야 하는 마당에 ‘鍵’자는 너무 거추장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건수(韓建洙)란 이름으로 선거구민과 교환한 수많은 엽서 및 편지를 법원에 제출, 개명 허가를 받았다. 3·4·5대에선 연속 고배를 마셨으나 6·8·9·10대 때 원내에 진출해 소망을 이뤘다.

조종호(趙鍾淏 4·5대 충북 단양·11대 서울 동작·12대 전국구)는 색다른 케이스. ‘淏’자는 조선 중종의 위로, 조선시대엔 일반 통용이 금지됐던 벽자(僻字). 그는 재선 직후 ‘淏’를 ‘昊’로 간소화했는데 “어려운 한자를 쓰다 보니 일반인이 읽기 불편했고 각 인쇄소에 그 활자가 없어 명함 한 장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 6~10대에 잇따라 고배를 마신 그는 11·12대에 연속 당선되어 4선을 기록했다.

언론인 최영철(崔英喆)로 일반에게 알려진 최영철(崔永喆 9대 유정회, 10~12대 전남 목포무안신안)은 전자가 필명이고 후자가 호적상 이름이다.

역대 의원 중 한글 이름이 똑같은 선량은 부지기수다. 이들 중 김동욱과 김영선, 김영수, 김태수, 이종순은 각각 3명에 이른다. 김동욱은 金東郁(3대 부산정·4·5대 부산서을)과 2명의 金東旭(9대 유정회, 10대 경남 충무통영거제고성·12대 전국구·15·16대 경남 통영 고성)이 있다. 김영선은 한자가 다른 金永善(2·3·5대 충남 보령)과 金永先(11·12대 경기 남양주양평·13대 경기 가평양평), 金映宣(15·16·17대 전국구·18대 경기 고양일산) 3명으로 金映宣은 4선의 현역 의원이다.

김영수는 金永修(5대 경북 영덕)와 金榮洙(10대 유정회), 金榮秀(14대 전국구) 3명이고, 김태수는 2명의 金泰洙(제헌 경남 창원갑, 11대 서울 도봉), 金泰守(12대 전국구) 3명이다. 또 이종순은 李鍾淳(제헌 강원 춘성), 李鍾純(2·5대 충남 부여을), 李鍾諄(6대 부산동)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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