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호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곳 33 외

  • 담당·이혜민 기자

    입력2008-08-31 0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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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곳 33  외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곳 33 신정일 지음

    한 남자가 이 땅의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30년간 국토를 헤맸다. 사라진 옛길을 복원하고 자연을 느끼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머물고 싶은 곳이 하나 둘 생겨났다. 언젠가 한번 살아보고 싶은 곳도 점차 늘어났다. 욕심대로 살 수는 없는 법. 그는 어느 한 곳에 머물기보다 다양한 곳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품고 사람들에게 전하기로 했다. 그래서 그 땅들의 유래와 자연풍광, 문화에 대한 기록을 하나씩 모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경험과 느낌, 선조들의 흔적을 통해 이 시대 사람이 살 만한 곳이 어디인지를 말하고 있다. 저자는 무엇보다 인심이 좋은 곳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지리를 만들고 역사를 만들 듯,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땅에는 아름다운 기운이 흐른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자연과의 교감이다. “각박한 현대문명에서 벗어나 마음과 몸을 자연에 맡긴다면 삶이 건강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

    그리움의 땅 전남 담양군 고서면. 세상 사는 마음가짐을 가르치는 충북 옥천군 동이면. 내 마음의 명당 전북 김제시 금산면, 사람 그리운 날에 가면 좋은 경북 영양군 입암면, 풍요와 부귀영화가 마르지 않는 길지 전남 구례군 토지면, 조선 최고의 명당 경기도 남양주군 조안면, 생각만 해도 마음 설레는 땅 경기도 강화 교동도의 남산포.

    무욕의 삶을 누리면서 자연과 하나 되어 여유롭고 한가롭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마을이 책 안에 즐비하다. 저자는 문화 사학사로 현재 ‘우리땅 걷기모임’ 대표다. 랜덤하우스/ 372쪽/ 1만5000원



    늑대 토템 1, 2 _ 장룽 지음, 송하진 옮김

    ‘늑대 토템’은 자전적 소설이다. 저자는 중국 문화대혁명이 터진 이듬해인 1967년, 21세의 나이로 내몽골 올론초원 농장에 자원해 11년간 그곳에서 지냈다. 마오쩌둥이 죽고 문화대혁명이 끝난 뒤에는 중국사회과학원 대학원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고, 1989년 천안문 시위에 참여한 죄로 체포돼 18개월간 복역하기도 했다. 장룽은 농장에서 지내던 중 ‘초원의 혼’이라 불리는 은빛 늑대 무리에 매료돼 늑대와 지내다 생사 고비를 넘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유목 정신을 배웠다. 이 소설에는 늑대와 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두뇌싸움이 드넓은 초원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한편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담고 있고, ‘사기’ ‘한서’ ‘몽골비사’를 비롯한 고전부터 현대문학에 이르는 알맹이가 녹아 있다. 아시아의 부커상이라 불리는 ‘맨 아시아 문학상’ 제1회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김영사/ 각권 580쪽 내외/ 각권 1만2000원

    자유의 감옥 _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판타지라는 수단을 통해 기술과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된 현대인을 고발한 철학가’라는 평을 듣는 미하엘 엔데. ‘자유의 감옥’은 시간과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그의 연작 판타지 소설이다. 작품 속에 판타지를 섞은 것은, 작가 자신이 ‘이 세상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말고도 수많은 현실이 존재한다’고 믿어서다. 또한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그것에 맞는 특별한 목소리를 내야만 그 말은 진실이 된다”고 했듯이, 또 하나의 현실을 제시하기 위해 자신만의 특별한 방식(판타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의 판타지를 읽는 것은 우리 내면세계를 읽는 것과 같다. 재미난 반전이 담긴 ‘자유의 감옥’을 읽는 것은 베일에 싸인 수수께끼를 푸는 것과 같다. 전작인 ‘모모’와는 또 다른 품격이 느껴진다. 메타포/ 368쪽/ 1만1000원

    거대한 시간의 도시에서 나를 보다 _ 권삼윤 지음

    중국 베이징에는 세계문화유산이 6점이나 있다. 게다가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각축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살아 숨쉬는 도시’라는 평을 듣는다. 여행가 권삼윤이 중화문명의 시원을 캐기 위해 베이징을 다니며 역사를 더듬었다. 인민이 태어난 천안문 광장, 디자인의 승리인 자금성, 서태후의 체취를 맡을 수 있는 이화원, 50만년 된 인류 두개골이 발견된 노구교, 중국의 실리콘밸리를 찬찬히 둘러봤다. 또한 베이징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며 삶의 빛깔을 찾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마음 따뜻한 중국인들의 속내를 열었다. 저자는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이 책을 대하면 몇 장 넘기지 못하고 덮을지도 모르지만 베이징에 관한 얘기는 역사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 흔적을 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동아일보사/ 316쪽/ 1만3000원

    평양의 이방인 _ 제임스 처치 지음, 박인용 옮김

    북한의 겉과 속을 담은 추리소설이다. 수십년 동안 북한과 아시아 각국을 출입한 정보 요원 출신의 미국 작가가 내놓은 이 작품은 로이터, 워싱턴포스트, 인디펜던트, CNN 등의 주목을 받았고, 부시 행정부 외교안보팀의 취침 전 필독서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소설은 평양에서 일어난 외국인 살해 사건을 쫓는 북한인 수사관의 활약을 담고 있는데, 그 무대는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평양, 신의주, 만포, 강계다. 외국인 작가의 꼼꼼한 묘사를 읽다 보면 어느새 그곳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밀수, 탈북, 부정부패, 기근 등 북한 치부에 대한 예리한 비판도 놓치지 않는다. 북한의 경찰기구에 대한 자료가 매우 드문 상황에서 인민보안성, 인민군 통합사령부, 노동당 중앙위원회 소속 주인공들의 활약을 보는 것은 또 다른 볼거리다. 황금가지/ 416쪽/ 1만1000원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곳 33  외
    어느 관절 의사의 병상일지 _ 고용곤 지음

    “인체의 뼈는 절묘하다. 서로 맞물리는 부분과 맡은 임무에 따라 적절한 모양을 갖추고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곳에는 적당한 통로를 내주는 등 질서와 배려가 대단하다. 뼈의 얼개를 보면서 인생을 배운다고 하면 관절 전문의로서 너무 티를 내는 것일까. 나의 인생도 뼈와 마찬가지로 주어진 삶의 질서를 지키고 타인을 배려하며 살아가게 되길 바란다.”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외래교수이자 관절질환 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 원장인 저자에게 환자는 늘 제1의 관심사다. 환자 얘기에 열중하는 것도 “관절을 온전히 치료하려면 그들의 마음도 치료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 믿음 덕택에 고 원장은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다채로운 삶을 알게 됐다.

    이 책은 의사의 시각으로 쓴 병상수필이다. 진료실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하는 가운데 단편적이나마 인생을 들여다본 고 원장의 기억의 편린들이다.

    뼈 빠지게 자식 농사짓느라 무릎관절이 다 닳은 할머니가 손자 안아 키우느라 어깨와 팔꿈치 관절에까지 문제가 생긴 걸 보면 눈물이 난다는 그는 “관절의 수난사는 곧 우리 시대 어머니들의 수난사”라고 말한다. 양지바른 곳에 오롯이 앉아 해바라기를 하던 할머니들에게서 나던 쑥 냄새. 무거운 기타를 메고 지나치게 큰 동작으로 무대 위를 뛰어다니며 꿈을 펼치다 연골이 약해진 젊은이. 책을 읽다 보면 이웃의 축축한 마음이 느껴진다.

    책의 말미에 정돈된 한 묶음의 최신 관절 치료법을 읽다 보면 저자 본연의 모습인 의사와도 만날 수 있다. 메디칼북스/ 248쪽/ 1만원

    병에 걸리지 않는 식사법 _ 슈토 히로시 지음, 이경덕 옮김

    중국에서 SARS가 유행했을 당시, 일본에 김치의 효능을 적극적으로 알린 슈토 히로시 박사가 이번에는 ‘병에 걸리지 않는 식사법’을 전한다. 후천적 요인 때문에 발생한 생활 습관병을 치료하는 일에 앞장서온 그는 식생활의 위험 요소를 밝히며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건강법을 소개한다. 또한 이 책에는 저자가 병원에서 직접 운영해 검증한 다양한 식사법이 명시돼 있다. 맛도 좋고 조리방법도 간단한 반찬 소개도 빠뜨리지 않았다. 온욕 요법과 같은 ‘쉽고도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몸에 축적된 독소를 제거하도록 돕는다’는 것이 책을 쓴 이유다. 소금 대신 향신료를 활용하고, 밤에는 과일과 생야채를 먹지 않고, 잠자기 전 우유를 마신 뒤 양치질을 한다는 저자의 세심한 건강 비법이 담겨 있다. 다른세상/ 239쪽/ 1만원

    영화관에서 글쓰기 _ 이승재 이권우 지음

    글쓰기가 유행이라지만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다. 이에 이승재 기자가 최신 영화 15편의 내용을 분석하고, 이권우 독서평론가가 각각의 영화에서 글쓰기 비법을 뽑아냈다. ‘쿵후 허슬’ ‘괴물’ ‘웰컴 투 동막골’ ‘왕의 남자’ ‘하울의 움직이는 성’ ‘트루먼 쇼’ ‘매트릭스’ 등을 통해 각각 ‘즐겁게 매일매일 써라’ ‘솔직하게 쏟아놓아라’ ‘고정관념을 깨고 독창적으로 생각하라’ ‘자유롭되 일관되게 써라’ ‘글에도 갈등은 필요하다’ ‘상황 묘사에 충실하라’ ‘글쓰기는 질문이다’라는 글쓰기 계명을 정리했다. “영화를 얇디얇게 썰고 치밀하게 분해해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이승재 기자와 “책 읽는 일이 행복한 것은 읽고 성찰한 것을 글로 쓰기 때문”이라는 독서평론가 이권우. 이들의 영화 사랑과 글 애정이 돋보인다. 동아일보사/ 304쪽/ 1만3000원

    ‘나는 운이 좋다’라고 말하라 _ 사토 도미오 지음, 한은미 옮김

    저자는 ‘사람은 누구나 최고의 자아 이미지와 더불어 최고의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저자는 인생을 잘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았고, 그것이 바로 말버릇이란 걸 깨달았다. 그에 따르면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처럼 말은 행동을 이끌고 인생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좋은 말버릇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긍정적이고 자신감 묻어나는 말’이라고 답한다. 그러므로 평상시의 사고방식을 가능한 한 좋은 방향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말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 습관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재산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미국 유니언대학 건강과학연구소에서 일했고, 현재는 ‘삶의 건강학’ 전도사로 입버릇 이론 실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입버릇은 ‘인생, 지금부터가 황금기! 미래는 활짝 열려 있다!’다. 케이엔제이/ 206쪽/ 1만원

    나의 국토 나의 산하 1, 2, 3 _ 글 박태순, 사진 황헌만

    “머리가 무거울 때면 평등산하나 망망대해로 헤매어 쏘다니는 습벽이 있었다. 국토기행은 나의 역마직성(驛馬直星)이기도 했다.” 소설가 박태순은 현장문학인으로 역사인물기행, 기층문화기행, 현대답사기를 써왔다. 1983년 ‘국토와 민중’이란 기행문에 사회변동 양상을 담아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펴낸 ‘나의 국토 나의 산하’는 21세기 버전 여행기지만 탐구와 모험 정신은 여전하다. 그는 국토를 알면 알수록 인생이 충실해지고 생활이 넓어진다고 말한다. 1권 ‘나의 국토인문지리지’에서는 거대 담론으로 고도(古都) 탐방을 통해 역사를 말하고, 2권 ‘시인의 마음으로’에서는 미시담론으로 목사고을 나주의 시간여행, 섬진강의 화신기행 등을 다룬다. 3권 ‘인간의 길 시대의 풍경’에서는 국토 종단, 횡단기행 코스를 알려주며 길과 풍경의 관계를 읽어낸다. 한길사/각권 450쪽 내외/각권 1만8000원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곳 33  외
    촌놈들의 제국주의 _ 우석훈 지음

    이 책은 미국 작가 레모니 스니켓의 소설 ‘불행한 시리즈’(국내 번역서 제목은 ‘위험한 대결’)와 유사하다. 화재로 부모를 잃은 3남매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하나의 불행이 끝나면 더 큰 불행이 온다”는 명제를 증명한다. 후견인은 아이들 부모의 유산을 노리는 악당이고, 은행가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람들인 까닭에 불행이 불행을 낳는다.

    우석훈의 한국경제대안 시리즈가 이 소설과 비슷한 것은, 저자가 ‘우리 모두 불행해진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시리즈 중 첫째 권인 ‘88만원 세대’는 한국 청년들이 불행한 구조적 원인을 짚었고, 둘째 권은 대기업 입사자들이 조직 내에서 질식하는 현상을 담아냈다. 셋째 권인 이 책은 한국 경제의 승자인 기성세대가 경제 구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고 있다. 앞의 두 권이 한국 안의 문제를 분석한다면 이번 책은 무대가 세계로 넓혀졌다. 그뿐만 아니라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장기적인 예측을 담았다.

    그렇다면 촌놈은 누구고 제국주의는 또 뭘까. 우석훈은 “개발도상국을 갓 벗어난 국가 중 한국처럼 제국주의적 속성이 빠르게 발현된 나라는 없다”며 제국주의를 흉내 내는 우리를 비판한다. 일례로 자이툰 파병은 한국의 제국주의 경향을 드러낸 결정적 사건이다. 해외 시장과 해외 자원을 갈망했기 때문에 의회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 파병을 결정한 것으로 미루어 알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이 “평화경제학에 대한 입문서이자 한·중·일 경제통합에 대한 정책제안서이고, 한국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지침서이자 남북통일에 대한 철학서”라고 말한다. 개마고원/ 278쪽/ 1만2000원

    라스트 링크 _ 그레그 크로포드 지음, 안진환 이규장 옮김

    저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략 전문가로 지난 25년간 수많은 세계적 기업을 관찰했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조직이 동일한 취약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취약점 탓에 조직의 수익은 줄어들었고 성장 속도는 느려졌다. 취약점이란 바로 ‘기업의 계획과 실제 상황 사이의 간극’이다. 저자는 기업 대부분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거의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간극 메우기’라는 ‘라스트 링크(마지막 연결고리)’만 잘 해결하면 쑥쑥 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크로포드는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수정 방법’과 ‘완벽한 실행 프로세스’를 제시함으로써 매출 실적 향상을 돕고 있다. 수익과 마진, 고객 관계가 결정되는 영업 조직에 초점을 맞춰 회사 총매출을 분기별로 꾸준히 향상시키는 방법을 전한다. 마이다스동아/ 272쪽/ 1만5000원

    화폐전쟁 _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화폐전쟁’은 2007년 6월 초판 발행 이후, 중국의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24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100만부 이상 팔렸다. 금융전문가인 저자는 21세기의 힘은 핵무기가 아닌 화폐라고 말한다. 1997년 아시아를 휩쓴 금융위기를 보며,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굵직한 금융 사건의 증거를 찾기 위해 방대한 정부 문헌과 법률 문서, 개인 서신과 전기를 연구했다. 그 결과 10년에 걸친 취재 끝에 그 ‘손’이 무엇인지 밝혀냈다. 저자가 배후로 지목한 대상은 50조달러의 재산을 가진 로스차일드 가문. 저자에 따르면 최초의 국제 은행재벌인 이 가문은 세계적인 중대 사건 때마다 개입했다. 세계경제를 통제하기 위해 포석을 깔아두는 것이 목표라는 한 가문의 실체를 드러낸 책이다. 랜덤하우스/ 512쪽/ 2만5000원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의 변화와 한국의 과제 _ 박승록 엮음

    한국경제연구원의 기획으로 중국 전문가들이 다양한 지식을 모아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의 모습을 포착했다. 이 책은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정치외교, 투자환경, 위안화 문제, 대외무역구조 변화, 산업구조 변화, 소비자의 변화, 기업구조 변화, 소수민족 문제, 경제성장의 지속가능성과 같은 중국 내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박승록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제사회의 시선 때문에 중국 내 인권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 보고, 한광수 인천대 교수는 올림픽 이후 중국의 정치과정이 권위적이지 않은 형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주영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진출컨설팅센터 팀장은 중국이 환경오염, 품질불량으로 생겨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투자환경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예측한다. 굿인포메이션/ 511쪽/ 2만2000원

    트렌드를 읽는 기술 _ 헨릭 베일가드 지음, 이진원 옮김

    트렌드는 직관으로 파악된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트렌드 관련 종사자들은 하나같이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에 저자가 사회학방법론을 동원해 트렌드에 숨은 패턴을 파헤쳤다. 물론 이를 위해 과거의 트렌드를 톺아봤다. 저자는 트렌드 자체에 예측 가능한 패턴이 존재하기 때문에 연구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한다. 게다가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날 때마다 특정 패턴이 반복되기도 했다. 저자는 오랜 진화과정을 거쳐 자리 잡은 트렌드는 바뀌기 어렵다며, “사회가 극단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이상 수십년 전에 나타나 21세기까지 이어져온 패턴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돼 있고, 각 장에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해하는 팁이 정리돼 있다. 비즈니스북스/ 304쪽/ 1만3500원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은 곳 33  외
    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 _ 폴 인그램 지음, 홍성녕 옮김

    지난 40여 년간 티베트에는 비극이 끊이질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치하의 폴란드와 일제 치하 중국,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이 책은 런던 소재의 비영리 단체인 과학적불자연합(Scientific buddist Association)이 국제연합 인권소위원회 활동을 위해 작성한 보고서를 정리한 것이다. 지금까지 세 차례 수정 발행됐는데 제목에서 보듯 주관이 아닌 객관적 증거만을 통해 진실을 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사실상 1959년 무력을 앞세워 티베트를 점령한 뒤 조직적 학살을 자행한 중국의 실체를 알리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저자가 ‘티베트 독립’이라는 정치적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랬기에 티베트 망명정부 관계자와 지식인,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두루 만나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인권이라는 잣대에 비추어 티베트 현실을 조명한다.

    “티베트인 100만명이 중국 통치하에서 죽었다는 추정은 정설이다, 그중 10만명은 고문으로 죽었다. 이런 통계로 보면 중화인민공화국은 나치의 게슈타포나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군 헌병대와 비슷하다. 시짱자치구라는 티베트 지역에 중국이 핵 기지를 두고 있다, 시짱자치구 내에는 50만명의 중국 군인이 주둔하고 있다. 시짱자치구 인구가 1959년에는 119만명이었으나 1982년에는 387만명으로 증가한 것을 두고 중국은 자연발생적이라고 하지만 군대 때문이다.…”는 식의 설명을 책 군데군데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보고서를 만든 폴 인그램은 과학적불자협회 비서관으로 미국 의회에 티베트 현안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알마/ 568쪽/ 1만9800원

    마오를 이긴 중국 간디를 넘은 인도 _ 로빈 메레디스 지음, 오혜경 주영아 옮김

    1978년 중국이 문호를 개방한 이후 중국 노동자는 전에 비해 평균 다섯 배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인도 노동자 100만명은 세계인의 법률자문, 컴퓨터 프로그래밍, 세금 계산 등을 도우며 시장을 세계로 확장해가고 있다. 용과 코끼리로 상징되는 중국과 인도. 두 나라는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세계 질서의 판을 다시 짜고 있다. 이 책은 두 나라의 경제 배경과 성장 가능성, 국제 위상, 문화 요소까지 체계적으로 두루 분석하면서, 앞으로 두 나라가 주변국에 미칠 영향을 언급하고 한다. 독자는 이를 통해 미래 대비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생산 사슬을 파악하고, 낙후된 인프라를 발전시키고, 환경산업을 발전시키라는 구체적 대안도 담겨 있다. 이솔/ 371쪽 /1만7000원

    러시아 사상가 _ 이사야 벌린 지음, 헨리 하디·에일린 켈리 엮음, 조준래 옮김

    이 책은 이사야 벌린이 1948년부터 1972년까지 톨스토이, 게르첸, 투르게네프, 벨린스키 같은 인텔리겐치아 문인과 19세기 러시아 지식인에 대해 강연한 에세이 10편을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삶을 이끄는 단 하나의 원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서구주의와 민족주의, 보수주의와 급진주의, 혁명과 반동이 요란하게 부딪친 19세기의 지식인 사회를 보여준다. 또한 러시아 혁명의 초석을 놓았던 사상가들의 삶과 작품을 분해해 내부 모순을 짚어낸다. 이사야 벌린은 지식인들이 절대적인 것을 거부함으로써 또 다른 절대를 추구하게 됐다고 비판한다. 러시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이사야 벌린은 영국 왕립학술원장을 지냈고, 일평생 전체주의에 대항해 다원주의를 지향한 학자다. 생각의나무/ 532쪽/ 3만2000원

    The News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 9 _ 쉐일라 코로넬 외 지음, 오귀환 옮김

    BBC, ABC News, CNN, 뉴욕타임스 기자들이 아시아를 취재한다고 해도 놓치는 부분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아시아 주요 현장을 취재한 아시아 기자들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면모를 들춰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기자 9명은 서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을 2년 반 만에 쫓아낸 필리핀의 피플 파워 현장, 238년 동안 이어온 네팔 군주제를 과거로 만들어버린 왕세자 왕실 참살 현장, 선진국 기업들의 개도국 이전에 따른 위험을 일깨우는 인도의 보팔 참사 현장, 미국 정보국 일급 수배자 오사마 빈 라덴의 투쟁 현장, 1990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북한 핵 카드 전략 현장으로 찾아간다. 당시 서방 언론이 미 국무부 장관인 키신저의 ‘만행’을 전하지 않았기에 폴 포트가 킬링필드의 모든 책임을 지게 된 것이라는 지적도 담겨 있다. 아시아네트워크/ 324쪽/ 1만6000원

    시원하게 나를 죽여라 _ 이덕일 지음

    역사저술가 이덕일이 ‘시대에 도전한 사람들’을 찾아냈다. 그동안 역사 속에서 안타깝게 묻혀버린 인물들을 복원하는 데 힘써온 저자의 또 하나의 역작이다. ‘어떤 억압이 있어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과거의 반기가 오늘의 상식이 됐다’는 내용이 가슴에 와 닿는다. 윤휴는 신분제 완화를 주장하다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렸고, 정제두는 사민평등 사상에 기반을 둔 양명학의 체계를 세웠다. 김육은 자신이 양반임에도 양반 계급이 반대한 대동법 실시를 관철시켰고, 허난설헌은 약자에 대한 구조화된 차별을 고발했다. 당대에는 버림받았으나 결과적으로 시대를 이끌었던 이들의 혜안을 부각시킨 책이다. 한겨레출판/ 312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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