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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 라인 180일 막전막후

자리 못 잡는 ‘컨트롤타워’, 울려대는 ‘외교부 독주’ 경고음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 라인 180일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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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교수가 직접 접촉해 캠프에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진 현 교수는 학교 후배이던 홍규덕 교수를 합류시켰고, 김우상 교수와 가까웠던 김태효 교수도 GSI로 넘어와 이 팀에 합류했다. 남주홍 교수와 남성욱 교수도 GSI에 소속돼 있었지만, ‘현인택 팀’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 이들 GSI 안보분야 참모그룹은 이른바 ‘7대 독트린’과 ‘비핵·개방·3000’ 구상을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사단은 여기서 벌어졌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의 말이다.

“2007년 2월경 류우익 교수가 경선 자문단장에 임명됐다. 류 교수는 현 교수 팀을 포함해 외교안보 그룹도 자신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간 준비한 정책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그러나 현 교수 입장에서는 지리학자 출신인 류 교수가 안보정책 준비에 관여하는 것이 달갑지 않았고, 자료 제출을 거절하며 옥신각신했다. 여기에 TV토론 준비과정에서 두 사람이 의견 대립을 보이면서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다.”

그러나 잘 알려진 것처럼 ‘대운하의 화신’이었던 류우익 교수는 곧 캠프의 실질적인 리더로 올라섰고, 일찌감치 대통령실장에 안착했다. 현인택 교수의 입각 혹은 청와대 입성에 류 교수가 반대했다는 것이 캠프에 관여했던 인사들의 분석이다. 최소한 현 교수 측 인사들의 시각은 그렇다. 훗날 사석에서 현 교수는 “내가 그 사람이 대통령실장 될 줄 알았나…”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제2의 이종석’이 나타났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대선 막바지에 현인택 교수팀이 몇 차례 사소한 실수를 저질러 당선자의 신임을 잃었다거나 현 교수의 깔끔한 학자형 캐릭터가 실무능력을 중시하는 MB의 인선 원칙과 잘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 라인 180일 막전막후

대선이 한창이던 2007년 10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안보분야 자문그룹인 남성욱, 현인택, 김우상 교수(오른쪽부터)와 함께 남북정상회담과 북핵6자회담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편 ‘미국 중심’의 외교안보 기조를 마음먹고 있던 이 당선자는 일찌감치 ‘미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대학원을 모두 미국에서 나오고 두터운 워싱턴 인맥을 자랑하는 김병국 교수가 당선자의 눈에 든 이유였다.

당초 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과 거의 인연이 없었다. 외교안보수석 임명을 전후해 김 교수가 동아시아연구원(EAI) 소장을 맡아왔다는 사실을 MB 대선준비 조직이었던 동아시아연구원과 혼동하는 보도가 나왔지만, 사실 두 연구소는 이름만 같을 뿐 전혀 관계가 없다. 이렇듯 생면부지였던 김 교수를 ‘미국통’을 기다리던 당선자에게 천거한 이는 홍석현 전 주미대사와 하영선 서울대 교수였다는 게 정설이다. 여기에 류우익 교수가 김 교수의 손을 들어주었고, 당선자가 직접 수차례 김 교수를 만나 ‘면접’을 봤다.

특히 당선자는 김 교수의 강한 캐릭터에 끌리는 눈치였다고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 이전의 다른 전문가 그룹 멤버들과는 달리 저돌적이고 때론 독하기까지 한 ‘완벽주의자’ 근성이 코드에 맞았다는 것이다. 한 캠프 관계자의 말이다.

“대통령에게는 병이 하나 있다. ‘새 사람 병’이다. 다른 사람을 쓰면 뭔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끊임없이 사람 욕심을 버리지 않는다. 좋게 보면 장점이지만, 끊임없이 측근을 갈아치우기 때문에 ‘충성파’를 만들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단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새 정부 첫 안보 컨트롤타워를 차지한 김 수석은, 예상처럼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며 일부 청와대 직원들 사이에서 ‘악명’을 쌓았다. “행정관을 학생 다루듯 꾸짖는다”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제2의 이종석’이 나타났다는 이야기였다. 배경이나 경력이 극과 극인 두 사람이 너무나 비슷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선이나 정권인수 과정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던 김 수석은 ‘준비되지 않은 참모’였다. 대통령의 선거 당시 구상이나 정책 등에 대해 이해가 깊을 수 없었다. ‘어젠다의 단절’이었다. 실무에서도 한미정상회담 준비 등 미국 인맥을 활용하는 업무에서는 두각을 보였지만, 다른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장악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현안 보고서를 수석실에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은 안보분야 국책연구기관에서 “그 자리가 공부하는 자리가 아닐 텐데…”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두 번째 기회를 노린다?

김 전 수석의 깜짝 발탁으로 인선에서 밀려난 대선 참모들을 ‘위로’해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것이 이 무렵, 지난 3월경이었다. 현인택 교수 등을 각국 대사로 임명하자는 안이었다. 일견 ‘고생한 참모 챙겨주기’ 성격이 강했지만 일각에서는 ‘대선 참모들이 대통령 주변에 남아있는 게 반갑지 않은 안보 라인 인사들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마침 현직 대사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는 자리가 물망에 올랐고, 현인택 교수가 영국, 김우상 교수가 호주, 홍규덕 교수가 태국 대사에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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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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