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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장 바뀌었다고 KBS가 정부 비판 중단했나”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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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실명제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지금의 법으로는 악플 등이 통제되지 않기 때문에 법 신설이 필요합니다. 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닙니다. 사실 불특정 다수의 힘이 너무 큽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서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원래 사람은 기계하고 오래 놀면 파괴적으로 변합니다. 그것을 경계해야 해요.”

▼ 전파 속도가 빠른 인터넷 문화를 돌아보고, 정신문화를 고양한다는 차원에서 펼 수 있는 문화정책이 있을까요?

“저는 우리 직원들에게 다른 부도 아니고 ‘문화부’니까 정신적 차원의 운동을 좀 벌여보자고 했습니다. 보고할 때 가능하면 인터넷을 쓰지 말고 대면하자고 했는데, 당장 불편하니까 잘 안 돼요. 우리 사회는 갈등이 많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도,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면 대개는 이해가 돼요. 인터넷 사용을 줄이고 대면하자는 것이나, 순수예술 지원, 슬로 시티 개념, 생태관광, 자전거 차선 만들기 같은 것들이 다 통하는 개념이라고 봅니다. 빠른 인터넷 기술이 최고가 아니라 인간적인 면이 강조되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예컨대 음악 무용 국악 연극처럼 육체를 이용해 땀 흘려 만드는 예술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면 지금과 같은 속도지상주의의 인터넷 문화와는 조금 다른 문화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방송 , 산업적 측면 중시해야’



유 장관은 달변이다. 중간에 끊지 않으면 말이 한없이 이어진다. 예술가들의 특징적인 말법, 즉 비약과 생략이 많고 이미지가 난무한다. 그래도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한 줄로 꿰어진다. 인터뷰 시간은 한정돼 있고, 질문할 것은 많아 유 장관에게 단답식으로 답변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래도 답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먼저 논란이 됐던 부분들을 짚었다.

▼ 민영 미디어렙(광고 판매 대행회사)이 공영방송 민영화 등 정부의 방송구조개편 논의의 핵심 기반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가 미디어렙 도입 시기와 방침이 확정된 것이 없다고 했지만 다시 한번 원칙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연구를 많이 해야겠지만 미디어 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렙은 이미 지난 정권 때도 제기됐던 문제입니다. 새로운 얘기도 아니에요. 늘 문제만 제기됐다 흐지부지됐습니다. 왜냐하면 편한 게 좋으니까요. 뭔가 새로운 것 하려다가 서로 갈등이 생기면 불편해지니까 그대로 유지시킨 겁니다.

그런데 올해 안에 SKT와 KT가 IP TV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방송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디어렙 자체는 언젠가 하기는 해야 합니다. 지금도 케이블TV는 미디어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곳은 방송광고공사를 통해 광고를 하지 않고, 개별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광고를 사고팔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민영미디어렙이라면 케이블의 미디어렙이 조금 확대되는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초기 혼란이 예상되기도 해서 갑자기 시작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정부의 기본 방침은 광고산업 활성화를 위해 방송광고 판매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겁니다. 경쟁체제 도입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마련할 계획입니다.”

▼ 민영 미디어렙 도입의 반대 논리는 종교방송사와 지방 방송사의 재정적 어려움이 예상되고, ‘PD수첩’ 같은 시사 고발 프로그램들이 광고가 붙지 않아 사라지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민의 알 권리도 줄어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어떤 대안을 갖고 계신지요?

“방송은 산업으로서의 의미를 분명히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방송이 공공성, 공정성의 기능만 주로 강조돼왔다면 앞으로는 산업적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쟁에서 지면 남의 나라 콘텐츠만 빌려다 쓰는 그런 상황이 초래될지도 몰라요. 광고를 안 주면 시사프로그램을 안 할 것이라는 논리가 있지만, 그렇다면 그런 프로그램은 공영방송에서 하면 되지 않겠어요? 방송사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수준 높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시청자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다만 매체의 영향력이 취약한 종교방송이나 지역민방 등에 대해선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해 정부에서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나갈 것입니다. 1차 경쟁에서 밀린 방송에는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줄 생각입니다.”

▼ 너무 낙관적으로 보시는 것 아닙니까?

“예술정책 지원도 패자부활전의 기회 제공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졌다고 해서 조금 어려워질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없어지진 않을 겁니다. 지역 방송은 양질의 프로그램, 지역민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살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정부에서도 지역 방송이 활성화되도록 여러 가지 차원에서 정책을 펴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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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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